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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 n Money in New York Feb 13. 2024

[100 챌린지] 단지의 독서노트_62

금융을 알아야

The price of time

The real story of interest

Edward chancellor

Publisher: Atlantic Monthly Press

Published: 16 AUG, 2022

금리의 역습

금리는 어떻게 부의 질서를 뒤흔드는가

저자 에드워드 챈슬러

번역 임상훈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행 2023.01.11

프루동-바스티아 논쟁의 주제는 이자의 정당성이었다. 프루동의 관점은 고리타분했다. 이 무정부주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자는 ‘고리대금 약탈’이었다. 고리대금이란 자본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제 권리 이상을 요구하는 교환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부과하는 불평등한 교환이라는 것이다. 이자는 ‘게으름에 대한 보상이자 불평등과 가난의 원인’이다. 프루동의 가장 유명한 말을 빌려와 표현하자면 “이자는 도둑질이다”라고 말한 셈이다.

비판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프루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가 부채를 악화시켜 결국 빚이 지구 크기만 한 금 덩어리보다도 커질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대출에 이자를 부과하면 돈의 흐름이 느려져 ‘실업, 농업의 곤란, 그리고 전반적인 파산 위험을 앞당겨 경제 정체’가 나타난다고 했다. 이자는 계급 적대를 부추기고 제품 가격을 높여 소비를 제한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생산하는 물건을 구매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

“이자란 양날의 검과 같다. 어느 쪽으로 맞든 죽는다”라고 결론 내렸다.

프랑스 은행을 국유화하고 통화 공급을 확대하며 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낮추자는 제안이다. 이 정책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청구하는 금리는 0.5% 정도면 된다. 금은 지폐로 대체한다. 프루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에 대한 세금을 요구했다(역금리에 해당). 그는 이자율 삭감이 ‘공화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 당장 막대한 효과를 미칠 것’이라 예상했다. 부채는 사라지고 지급불능 및 파산은 감소할 것이며 소비가 증가하고 노동자는 고용을 보장받을 것이다. 일단 대출자라는 기생 계급이 이자를 독점하지 않는다면 노동자 소득은 증가할 것이다.

바스티아는 생각이 전혀 달랐다. 그는 이자가 도둑질이 아니라 상호 서비스 교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주장했다. 돈을 빌려주는 대출자는 채무자에게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는 자본을 제공한다. 이 시간에는 가치가 있다. 바스티아는 벤저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의 《젊은 상인에게 보내는 편지 》(두리미디어, 2008)에 나오는 “시간은 소중하다. 시간은 돈이다. 시간은 생명을 만드는 물질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인용했다. 따라서 이자는 “자연스럽고 정당하며 합법적인 동시에 유용하고 이익이 된다.

바스티아는 프루동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 재앙이 초래되리라 예견했다. 대출에 아무런 보상도 없다면 대출은 사라질 것이다. 자본에 대한 이자 지불 제한은 자본을 없애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축도 사라질 것이다. 프루동의 국립은행도 대출을 하겠지만, 은행이 담보를 요구한다면 담보가 부족한 노동자들은 대출을 이용한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이자를 폐지하면 결국 부자들만 이익을 누릴 것이다.

무상 대출은 자본주의의 종말이라는 점이다. 프루동은 화폐개혁으로 1848년 혁명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1%의 4분의 3인 이자로는 혁명도 4분의 3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바스티아는 “무상 대출은 사회주의의 최후진술, 최후의 구호, 궁극적인 노력이다. 무한하게 지폐를 찍어내는 공장, 그것이야말로 프루동의 해결책이다”라며 프루동의 말에 응수했다. 자본에 붙는 이자의 폐지는 ‘신용 파괴’와 더불어 자본의 죽음을 낳을 것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무정부주의자 프루동의 혁명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5000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저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결과는 프루동의 예상과는 달랐다. 오히려 무상 대출에 대한 바스티아의 암울한 예측이 더 진실에 가까웠다.

화이트는 “이지 머니라는 조건은 자본을 덜 생산적인 자원에서 더 생산적인 자원으로 재분배하는 과정을 촉진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과정을 가로막았다”라고 결론 내렸다.

초저금리는 차입 비용을 낮춤으로써 투자자들이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동시에 보험 회사와 연금 제공자들은 저금리 체제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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