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재종 Jan 29. 2018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咸亨洙 1914~1946)의 시.

<해바라기의 비명>, 6F호, 캔버스 위에 유채, 2018년(미완성), 황재종 작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너무 일찍 세상을 버려서 잘 알려지지 않은,

빈센트 반 고흐를 닮은 시인 - 함형수의 시가 하도 이뻐서

그림으로 풀어낼까 싶어 붓을 들었다.

해바라기, 보리밭, 하늘, 노고지리(종달새)....

애벌칠이 마르고 나면,

이미지 낱낱에 의미를 박아 넣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부엉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