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2018>, 2018년 2월 5일, 향암미술관휴게실 뜰에서 황재종,
작년 늦봄에 서울 생활을 일단 정리하고
고향집에서 한여름 내내 한 폭의 작품을 창작하다가
가을에 결실을 맺고 역사에 밀봉해놓았다.
겨우내 혹한의 2차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밀린 숙제와 연말에 출품할 작업을 하는 와중에
일용할 짐을 내려놓고 겨울의 끝자락,
봄의 문턱에 걸터앉았다.
짐, 그것은 힘의 앞면이다.
하중이 더할수록 상승력은 증강한다.
가속도는 덤이고 그것은 짐의 무게에 비례한다.
새가 굳이 폭풍우 몰아치는 날 집을 짓는 이유는
삶의 가능한 저항의 극대치를 가늠하기 위함이거니와
비로소 시야는 넓어지고 결기는 곤고하렷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귓전에 칼바람 쓸리고 등골 휘어져도
입춘이라는 말만 들어도
여전히 가슴은 고동친다.
삶의 바닥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