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AILWAY
고향 어머니의 기차를 예매한다. 병이 많아지면서 서울 큰 병원에 오는 일이 잦았다. 평균 한 달에 한 번은 되었다. 그 덕에 아들 집에 묵는 때도 늘었다. 왕복 4시간의 기찻길이 어머니는 가끔 무료하다 하셨다. 때로는 신선하다 하셨다.길 끝에 마중 나와 기다리는 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춤을 춘다 하셨다. 수 십 번을 넘게 반복해도 돌아가는 길은 헛헛하다 하셨다. 당신의 집과 나의 집사이를 그녀는 한없이 다녀가고 있었다. 언제부턴지 그 거리는 더해지거나 덜해지지 않고 선로처럼 나란했다.
침목 위에 나란히 누워있는 두 개의 철근을 바라보며 처음에는 무참하다고 생각했다. 닿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못하는 평행은 그만 진저리 났다. 오래 지나서야 기차가 그 평행 사이에 다리라는 것을 눈치챘다. 닿아서는 망가지는 두 개의 길을 잠깐 기우고 다시 헤치며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한 점에서 만나 반드시 뒤엉키지 않아도 충분한 선들이 있다. 그리운 저편을 한참 그리워하다가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 않은 어느 날 기차에 오른다. 다시 시간이 오고 나란한 궤도를꾹 잡으며 저기 기차가 들어온다.
_ Editor's Letter 편집장 양정훈
ART
설국 피오르 열차 - 노르웨이│RAE
기차는 늘 그리움의 방향으로 달린다 - 미포│해운대│정연석
파미르 고원, 그 변방의 끝에서 - 파미르고원│중국│이경택
지구사용설명서
밤의 도시에서 혼자 - 호이안│베트남│박미희
지구사용설명서 - 호이안│베트남│아트래블 편집부
호이안行 여행인문학 - 아트래블 편집부
TRAVEL
유럽 소도시 여행 - 유레일│태원준
RAIL ROAD5 - 스코틀랜드│일본│인도│뉴질랜드│폴란드│아트래블 편집부
맛있게, 나의 타이완 - 대만│타이중│윤수진
시베리아 횡단열차, 제게만 큰일이었던가요? - 러시아│시베리아 횡단열차│윤승철
기차를 탄다는 것은 특별한 여정 없이도,
갑자기 탈 수도 있지만 내가 가는 곳과 도착 시간은 정해져 있다는 것.
밤이라고 더 빨리 도착 하는 것도 아니고
옆 터널이 뚫렸다고 노선을 바꾸지도 않는다.
계획적이지 않아도 정해진 레일 위를 지나는 열차는
그래서 많이 불안하지 않은 것.
TRIP.24 윤승철 <시베리아 횡단열차, 제게만 큰일이었던가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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