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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AVEL Dec 06. 2017

ARTRAVEL VOL.25

HAPPIER

행복의 낱개

HAPPIER



복권 당첨자가 있었다. 한동안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어마어마하게 누적된 당첨금. 행운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고생하며 살아온 남성이었다. 사내의 가난과 불행은 이제 이 기적을 통해 사라질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행복해질 거다. 하지만 이 남성은 고작 몇 년 만에 그 많은 당첨금을 탕진하고 수 억의 빚을 진 채 언론에 다시 등장한다. 고소까지 당한 상태였다.


행복에 관해 연구한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오랜 심리치료 경험을 회고하며 이렇게 고백했다. "환자의 슬픔과 분노가 사라지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어요. 그게 환자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들은 병이 나은 뒤에 오히려 텅 빈 사람이 되기 일쑤였어요. 불행을 없애는 방법과 행복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기술은 완전히 달랐던 겁니다."


나는 행복을 모른다. 내가 뭐라고 그걸 알겠는가? 다만, 행복이라는 게 결핍의 충족이나 불행의 제거 같은 건 아니라는 정도는 이제 이해할 것 같다. 모두 부러워할만한 행운으로 꽉 채워진 선물상자 같은 건 더더욱 아니라는 점도. 불행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는 없다. 그렇다고 반듯한 행복을 찾아 돌아온 여행자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우리는 다만 수 백, 수천 가지 행복의 조각 중에 몇 가지 단서들을 길 위에서 운 좋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_ Editor's Letter 편집장 양정훈




CONTENTS


ART


행복의 기원 - 티베트│리모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들 - 아트래블 편집부

어떤 개와 어떤 행복 - 한국│이민희

여행자의 서재 - 아트래블 편집부


지구사용설명서


모아이들에게 나의 욕심을 말해볼까, 이젠 - 이스터 아일랜드│칠레│케이채

지구사용설명서 - 칠레│아트래블 편집부

칠레行 여행인문학 - 아트래블 편집부


TRAVEL 


도망치다 - 키부츠│이스라엘│정양권

좋게도 나쁘게도, 모든 것이 좋아서 - 인도 │박일호

그러니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졌습니다 - 부탄│최갑수



내가 향한 곳은 이스라엘의 키부츠 농장이었다.
19살 때, 이스라엘 여행 중 만났던 키부츠를 기억했다.
그날의 공기는 유난히도 따뜻했다.
사람들도, 낮잠을 즐기는 강아지들도, 나무 등 뒤에 숨어있는 새들도
모두 거짓말 같이 평안하고 행복해 보였다.
나는 행복했던 그때의 기억들을 더듬거리며 다시 키부츠의 문을 두드렸다

TRIP.25 정양권 <도망치다> 중에서


여행의 영감을 위한 책 ARTRAVEL 

www.artrav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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