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첫키스는 고1때였다.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상상하고 남몰래 볼이 붉던 첫키스였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밍밍했다. 텁텁했다. 그 사람 역시 내 키스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고2때는 첫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을 시작하면 온통 삶에 꽃이 피는 줄 알았다. 그 뒤로 나는 영영 다른 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것이 정말 사랑이었는지 함부로 의심하며 헤어졌다. 첫 해외여행은 군대를 다녀온 이후 24살 때였다. 바다 건너 세상에는 골목마다 흥미진진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제멋대로 기대했다. 그런 일은 어느 작가가 반쯤 뻥 튀겨 적어 넣은 여행기 속에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첫경험은 이렇게 허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는 더 수줍게 붉고, 더 간절하게 부르고 싶다. 더 목마르게 기대하고, 더 깊게 실망하고 싶다. 섣불리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또 그처럼 쉽게 추락하는 모든 첫번째 시절의 울렁거림이야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없이 귀해지기 때문이다. 기대도 없고, 실망하지도 못했던 식물같은 시절이야말로 두고두고 분했다.
_ Editor's Letter 편집장 양정훈
ART
여태 마음이 쓰이는 일 - 덴마크│송인희
또하나의 위대한 여행-세계의 결혼식 - 아트래블 편집부
프리다이빙, 첫 바다로의 초대 - 다합│이집트│박상준
프리다이빙 여행자클럽 - 아트래블 편집부
지구사용설명서
브로크백 마운틴의 호숫가에 서서 - 알버타│캐나다│이무늬
지구사용설명서 - 알버타│아트래블 편집부
알버타行 여행인문학 - 아트래블 편집부
TRAVEL
마치 처음 본 것 처럼 - 훈자│파키스탄│변종모
인생 첫 로드트립 - 울룰루│호주│정이분
호주 로드트립 - 아트래블 편집부
그 여행이 내게 천 개의 처음을 주고 - 아르헨티나&콜롬비아│박은애
여름에 만난 M은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어요.
아이는 잘 자랐고, 좋은 짝을 만났어요.
갈 곳 없는 제 측은함을 헤프게 여기진 말아주세요.
그리움은 아직도 바다 어딘가를 맴돌고 있으니까요.
그 궤적은 아이처럼 자라나 이곳까지 왔네요. 계절은 벌써 겨울입니다.
눈바람 뒤집어쓰며 집에 걸어오는데 자꾸만 옛 생각이 나는 것이었어요.
여태 마음이 쓰여서요.
TRIP.28 송인희 <여태 마음이 쓰이는 일> 중에서
여행의 영감을 위한 책 ARTRAVEL
www.artrav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