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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reach Jeju Nov 07. 2019

[생태랩 파일럿] 발견과 탐구, 우리의 교감법

[제주창의예술교육랩] 생태랩 활동 공유 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창의예술교육랩 지원사업>은 ‘생태-인문’을 아우르는 지역문화자원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과학기술'를 문화예술교육에 기반해 융복합하고, 미래 지향적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출범한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는 전문연구원들과 함께 과정의 실행 방향성을 이해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는 R&D랩, 교육전문가와 청년연구원이 협업하여 프로그램을 연구·개발·실행하는D&I랩으로 구성되어,과정의 가치를 기록하고 확산하고자 합니다.


10월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돌문화공원에서 생태랩 파일럿이 진행되었습니다. 생태랩 파일럿 프로그램에 총 13명의 청소년이 함께했습니다.


자연의 빛과 소리가 사람에 의해 의미화되고 사진과 음악이라는 예술 작품으로 탄생되는 과정을 이해해보는 시간입니다. 사진의 어원과 빛이 그린 그림의 모습을 알아보고 소리에 개인의 경험이 더해져 다양하게 재해석되는 과정을 다양한 예시와 함께 알아봅니다. 8월 '생태로운 예술생활'에 함께했던 해삼양이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해주었어요. 해삼을 모티브로 작곡한 음악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나에게 의미를 주는 다양한 생태의 흔적을 찾으러 나가봅니다.

빛과 소리 찾기입니다.

자연에 나가 인상 깊은 장면을 찾고, 자연물을 채집하고 핸드폰 녹음 기능을 이용해 소리를 채집합니다.


수업이 많은 꽃송이를 만질 테지만 하나도 꺽지 않으리라
-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Afternoon on a Hill]


생태 교육 파일럿 프로그램 참여자 모두는 자연을 사랑합니다. 풀잎과 꽃을 절대 꺾거나 부러뜨리지 않고 채집 활동을 합니다.

수집한 다양한 자연물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해봅니다. 점차 자연스럽게 생각을 나눕니다.

빛의 시각화-감광지 활동(Sunprint)입니다.


자외선에 민감한 감광지 위에 자신이 채집한 자연물을 의미를 두고 배치합니다. 감광지 활동은 햇빛이 강할 때 효과가 좋은데, 하루 종일 흐렸던 하늘이 감광지 활동 시간만큼은 '쨍' 했답니다.

노출된 감광지를 물에 담가 충분히 적신 후 햇빛과 바람에 말립니다. 다 마른 자신의 감광지를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눠봅니다. 생태에서 똑같은 소리와 재료를 가지고 표현 방식과 개인의 영감, 감상의 결과 그리고 개개인이 느낀 감정이 다르게 작용하며 다양한 모습을 만듭니다. 이렇게 우리는 개인의 경험과 감성의 차이에서 오는 감상의 결과를 존중해야 함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난 후 감각 열기 활동을 합니다.


몸짓의 시작으로 내 생각대로 속도를 정하고 주변을 느끼며 걸어봅니다. 짝을 지어 움직여 봅니다. 몸의 감각 기관 중 시각을 차단한 짝을 배려하며 속도를 조절하거나 몸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움직입니다. 시각을 차단한 짝은 안내자인 또 다른 짝과 맞닿은 피부에서 감각을 느낍니다. 시각 외에 후각과 청각을 이용해 소리가 나거나 흥미롭다고 느껴지는 지점으로 이동해 보기도 합니다.


참여자들이 반응하며 흘러나온 여러 즉흥적인 소리를 녹음해보았습니다. 작은 변화에도 깔깔 웃는 소리, 속도에 따라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경쾌한 발자국 소리를 냅니다. 감각 열기 단계에서 교육자의 적절한 질문과 진행이 참여자의 광합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대답을 유도해 나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 눈을 감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 안내자가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 어떤 역할이 흥미로웠나요?

* 나는 수동적인 사람입니까? 능동적인 사람입니까?

* 다른 사람과의 교감이 어땠나요?

* 나의 속도 변화(크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나요?

* 다른 사람의 속도(크기)를 이해할 수 있나요?


몸짓을 다양하게 해석해보며 감각 열기와 기질 발견 그리고 감성 탐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보기로 했습니다.

자연 관찰과 감각 열기가 진행되는 그 시각, 오백장군 갤러리 내 공연장에서는 기질 발견과 감성 탐구를 위한 설치가 한창입니다. 몸짓을 극으로 확장하는 다양한 코너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움직임 데이터(참여자들이  움직임을 통해 얻게 되는 값)와 빛 데이터(변하는 RGB 값에 따른 움직임에  발생되는 값)를 수집하여 미디어로 표현해 보는 과정입니다. 같은 공간에는 디바이스를 실을 수 있는 도르래,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사다리, 속이 검은 파이프, 여러 가지 타악기로 쓸 만한 다양한 도구들이 있습니다.


참여자는 여러 소리를 내는 도구, 빛을 조절하는 도구가 놓인 공간에 입장하여 다양한 도구를 발견하고 살펴봅니다. 그리고 공간에 놓인 사물과 공간 그 자체, 각자의 몸짓으로 공간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즉흥 난장' 하기.


공간에 설치된 다양한 도구와 미디어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의식이 흐르는 대로 몸짓을 표현합니다. 무엇이 참여자들을 움직이게 하였을까요?


교육 파일럿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참여자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인간은 생태에 있는 동식물과 다른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관심을 기울이는 능력입니다. '자연결핍장애'로 관심을 기울이는 능력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인간은 무언가에 관심을 기울일 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생명의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 또한 인간의 남다른 능력일 것입니다. 능력 있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면 어떨까요?


* 생태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요?

* 나의 모습이 어떻게 기억되나요?

* 내가 빛, 소리라면?

* 나는 무엇이고 싶나요?


스스로에게 제대로 질문하고 제대로 대답할 때 우리는
생태가 건네는 경이로운 감수성을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 동안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며 '내 안의 생태' 그리고 '생태안의 나'와 열심히 교감한

참가자들과 제주문화예술재단, 창의예술교육연구소 그리고 생태랩 연구원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글 : 양지수 / 편집 :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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