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짝사랑을 많이 해왔었다. 그래서인지 점차 사랑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었다.
물론 연애를 한 적도 있지만 짝사랑들이 현재까지는 내 사랑의 대부분이다.
참 다양한 사람을 좋아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좋아해 보고 연인은 아니지만 친분을 쌓고
연인과 지인 그 사이쯤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알아가기도 해 보고, 관계의 끝도 겪다 보니
이제는 마음을 주는 것이 쉽지가 않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내 마음이 다치더라도
그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누군가를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다치는 게 싫어서, 마음을 내어주지를 못하겠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씩 이런 두려움을 잊게 하는 사람이 나타나곤 한다. 정말 앞뒤 없이 내 마음을 내어주게 되는 사람. 물론 이런 사람과 마음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고 행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깊은
동굴로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그렇다. 약 1년 만에 누군가를 좋아했다. 어쩌면 사랑까지도 했을지 모른다. 상대의 마음과는 무관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걸 난 처음 깨달았다. 늘 사랑한다는 표현에 있어서 보수적이었던 난데, 최근에 좋아했던 사람에겐 사랑하는 거 같다는 얘기를 했다. 고백 아닌 고백이었다.
만나고 싶은 마음에 진심을 전했다기보단 그저 그때가 아니면 내 진심을 전할 기회가 없을 거 같아서 전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오랜만에 한 사랑이 너무 뜨거워서 내가 화상을 입은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시간이 좀 필요하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덮어지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옅어진다.
하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