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참 넓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쌓이고,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 수록 깨닫는 사실이다. 내 세계관이 확장될수록.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저런 사람들도 있구나, 깨닫기도 하고. 내가 조금씩은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군가와의 갈등을 온전하게 대면했던 적이 적었다. 갈등을 겪고 그 갈등에 대해서 내 입장만 온전히 고수한 채. 상대의 입장은 들어보려 하지 않았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정말 그 반대의 상황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최근 누군가와의 갈등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 있어서 이번에도 늘 그랬던 것처럼. 그저 내 입장만 가진 채. 그저 나쁜 내 기분만 생각하며 행동했었다. 그렇지만 이번엔. 내 곁에 있는 나보다 더 성숙한 사람 덕분에. 지금껏 하던 행동과 생각들을 조금은 내려놓고 다르게 행동했었다. 완전히 바뀌진 않았지만 이전의 나였다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됐다.
어쩌면 늘 갈등 상황에 한정해서는 난 매우 이기적이고, 나만 생각한 채 타인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는 벽 같은 사람이었다.
근데 그 사람이 내 벽을 무너뜨렸다. 아니, 내 벽에 문을 열었다. 그저 문 하나 없는 벽인 줄 알았는데. 나 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던 나에게 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그 문을 열어주기까지 한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많은 부분에서 능숙하다고 잘났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어쩌면 부족한 점이 많을 수도 있다고 조곤조곤 타이른 사람이다. 내가 기분 나쁘지 않게, 부드럽고 상냥한 말로 나를 바꾼 사람.
아마 이 사람이 없었다면 나는 내게 문이 있다는 사실조차 까먹고 평생 벽으로 살다가. 문이 녹슬어 열리지도 않았을 텐데.
그 고마운 한 사람이 나를 바꾸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