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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Nov 15. 2019

처음 작품과 마주했을 때

처음 미술관에 들어가면 많은 작품들이 보입니다. 그냥 편하게 보세요. 발길이 머무는 데로 시간을 가지고 봅니다. 어느 작품은 길게 보고, 짧게 본다의 정답은 없습니다. 내 마음 가는 데로 보는 게 정답입니다. 무엇이 보이나요? 이 질문에 처음 답해봅니다. 보이는 모든 것을 보면 됩니다.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을 관찰한다.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를 찾아본다.


첫 번째, 시각적인 요소들을 찾는 방법은 쉽습니다. 30초 이상 한 작품을 차분히 바라봅니다. 그림을 본다면 이 그림은 어떤 재료로 그렸는지, 정물화, 수채화, 인물화인지 쉬운 정보들을 찾아봅니다. 조각이라면 특정 인물을 조각한 대리석인지, 추상 조각인지. 꼭 작품의 배경에 대해 미리 알 필요는 없습니다. 궁금하다면 핸드폰으로 구글 검색창에 쉽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으니까요. 

주위를 돌아서 그 작품을 다시 상기시켜봅니다. 다른 작품을 보고 다시 봤던 작품으로 되돌아와서 봤을 때, 아까는 안보였던 것이 보였는지? 무엇이 다르게 느껴졌는지? 말입니다.  

    

박서보 전시회에서 단색화를 보고 있습니다. 한지의 매력에 빠져서 한참을 바라봅니다. 그림을 보고 나서 박서보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니 서 있는 자리마다 단색화가 다르게 보인다고 합니다. 빛에 따라 그 색이 다르다. 프랑스 미술관 관장님은 밭고랑 같다고 표현했다고도 말합니다. 아 가까이서 보지 않았구나. 해서 다시 그 작품 앞으로 갑니다. 가까이서 느껴봅니다. 멀리서 봤을 때 놓친 한지의 색감을 가까이서 찾아봅니다.


두 번째는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과정입니다.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었는지?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고 그렇지 않았는지? 꼭 예술 작품이라고 나에게 다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좋아하는 가수가 있고 애창곡이 있듯이, 작품도 그렇게 보세요. 오늘 이 전시장을 나와서, '나 오늘 그 작품이 진짜 좋았어. 기억에 오래갈 것 같아.' 하는 작품 한 가지만 남겨도 성공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 감정, 생각, 가치관을 담아냈습니다. 그것들을 읽어내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면 박서보 화백은 어떤 이유로 한지라는 재료를 선택하셨는지? 왜 선 긋기를 하셨는지? 선은 무엇을 담고 있고 한지의 아름다운 색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으셨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이런 질문들의 답을 찾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과정입니다.


이 두 가지의 세부적인 관찰법들은 <05. 작품 관찰하기 3단계>에 나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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