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설명 꼭 들어야 하나?

by 정유진

작품 설명해주는 도슨트 설명 꼭 들어야 하나요?


예, 아니라고 꼭 집어서 답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취향이고 성격이니 편하신 데로 하면 됩니다.


국립현대미술 과천관에서 도슨트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프랑스 작가였습니다. 미술관에서 준비한 원고를 모두 외워서 작품을 설명했습니다. 그 전시회 안에서 설명을 해주시는 도슨트 분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들으시면 좋습니다.


단점은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작품만 본다는 것, 그리고 눈보다는 귀를 더 크게 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는 이 작품을 더 보고 싶은데 다음 작품으로 넘어갑니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합니다. 짧은 시간 많은 정보를 듣다 보니 오히려 일주일 후 머릿속에 남는 설명한 줄 밖에 없네. 이렇게 될 수도 있겠네요.

도슨트의 설명 전에 일찍 도착하셨다면 전시장을 혼자 둘러보세요. 또는 전시실에 도착하자마자 도슨트 설명을 들으셨다면, 출구로 그냥 나가지 마시고, 전시장 입구 첫 작품으로 되돌아가서, 도슨트가 설명해 준 그림들과 설명하지 않고 지나친 그림들까지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나와 작품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작품을 관찰해 보세요. 끌려다니면서 보는 수동적인 선택과 감상이 아닌, 혼자만의 능동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마음으로 온몸으로 전달되는 작품의 느낌을 느껴보세요. 작품의 어떤 면이 나의 어떤 감정을 건드리는지 느껴보세요. 호기심 가는 부분이나 묘사가 있다면 자세히 관찰해 봅니다.


미술사를 전공하기 전에도 미술관에 가는 것이 설레고 좋아서 혼자 작품들을 둘러보곤 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으면, 화가 이름과 작품 이름을 메모지에 적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반복되는 화가 이름도 보이고, '아, 저번에 본 화가의 작품이구나' 또는 '비슷한 시대에 다른 스타일을 그렸던 화가였네' 하며 발견하게 됩니다. 때로는 '이 새로운 작품은 뭘까? 눈에 확 들어오는데!'라고 느끼며 호기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집에 가서 찾아봐야지 하며 혼자 지도를 만들어갔습니다.


이처럼 계속 보고, 자주 보고, 많이 본 후에는 나중에 서점에서 미술책을 사서 읽어봐도 이미 혼자 머릿속에 미술지도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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