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긴 시간 속에 중세는 둘로 나뉩니다. 신 vs 인간. 그리스트교와 교황의 권력이 강했던 시기. 과학은 발달하지 못했고, 인간의 호기심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중세에 초상화는 대부분 교회나 특권 귀족들이 화가에게 의뢰했습니다. 교회를 장식할 그림이었기에 주제는 아기 예수나 성서의 인물들에 국한되었습니다. 예수는 가장 많이 그린 주제였습니다. 중세 그림들을 보면 사람이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예수의 모습도 비현실적으로 보이죠. 중세인들은 사실적 표현법 대신 평면성, 정면성을 강조했습니다. 주인공을 신격화, 상징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Master of Vyssi Brod1344-1350 Tempera and gold on panel 79.5cmx62.5cm Diocesan Museum Brno소장wikiped 1350년 작품 속 보이는 예수입니다. 아기라고 하기에는 나이 든 얼굴입니다. 전면을 보고 있는 상체는 근육, 복근이 보입니다. 어른의 몸입니다. 팔다리 역시 엄마품에서 하기에는 비현실적으로 어른처럼 앉아있습니다. 중세 화가들이 실력이 없어서 이렇게 그렸을까요? 의도적으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Paolo Veneziano Madonna with Child 1325 wikiart 눈빛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어른 같습니다. 예수는 완전한 성인처럼 보여야 했습니다. 교회는 예수가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형태, 변하지 않는 이라고 믿었습니다. 교회는 예수가 일반적인 아기 얼굴로 표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작은 남성으로 표현되길 원했습니다. 작은 남성, 소인을 뜻하는 호문쿨루스 Homunculus 때문이었습니다. 중세는 남성의 정액 속에 완전한 형태의 아주 작은 사람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파라켈수스 Paracelsus는 실제로 정액을 추출해서 여성의 자궁 없이 인간을 만들어보려고 했습니다.
lippo memmi, Madonna and child, 1350, 71.3x44cm ClevelandMuseum ofArt소장 wikimedia 중세 시대 아이들의 교육은 교회가 책임졌습니다. 교회가 교육해야 교회일을 담당할 인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세나 14세가 되면 성인처럼 독립된 존재로 여겼고 결혼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학자들은 중세에는 아마도 7세가 되면 원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다.라는 사상을 가졌을 것이라 봅니다. 아이를 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어른으로 보았기 때문에 어른처럼 묘사하는 것은 그렇게 심한 비약은 아니었습니다.
Maso di Banco, Madonna and Child, 1335, poplar wood,81.5x49.2cm wikimedia 중세 시대 어린이 사망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25% 아기들이 일 년이 채 안돼서 사망했습니다. 아기를 어른처럼 묘사하는 것은 건강하게 성인까지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희망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현대 학자들은 사망률이 높았던 약한 아기들의 모델로 강한 아기를 그렸을 것이라고 합니다. 롤 모델 인 셈이죠. 태어나는 아기들이 이 아기처럼 강하게 태어나길 바랬던 심정을 예수의 복근에 담았을지도 모릅니다.
사실적으로 그려보자
Raphael, Madonna and child 1506 oil on board 113x88xm Kunsthisthorisches Musem소장wikipedia 르네상스 시기 경제가 변화합니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에서 돈을 많이 번 중산층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지요. 중세시대 권력을 가진 교회와 특권 귀족들만 초상화를 의뢰할 수 있었던 반면, 르네상스에는 일반인들도 초상화를 의뢰할 수 있게 됩니다. 새로운 중산층들은 자녀의 초상화를 의뢰합니다. 중세처럼 작은 남자 어른처럼 표현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의 모습으로 표현되길 바랬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에 아기 예수 얼굴도 점점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통통한 다리와 팔, 볼록한 배, 귀여운 발가락에 볼까지 아기의 신체 특징들을 담아냅니다.
Raphael, Tempi Madonna, oil on canvas, 75.3x51.6cm wikimedia 사회 분위기가 아기를 순수한 모습으로 표현하게 되자 교회도 바뀝니다. 교회는 아기 예수의 어린 시절을 숭배하기 시작합니다. 작품 속에서 예수의 선천적인 덕 Virtues을 강조하기 시작합니다. 신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원죄 없는 순진무구함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이런 생각들로 인해 아기 예수는 아기처럼 그려지게 됩니다.
Raphael Madonna and child, 1505 wikioo 르네상스 시대 예술은 기존의 관념을 뒤집었습니다. 사실주의와 자연주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요. 예술가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실제로 본 것들을 그림 속에 넣었습니다. 때로 주변의 인물의 얼굴을 그대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포동포동하고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이 나타났지만 때로 중세 아기 예수 얼굴이 르네상스 시대에도 나타납니다. 변화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르네상스의 사실주의가 정점을 찍는 분위기가 되면서 중세적 기법은 거의 다 사라지게 됩니다.
중세는 아기가 원죄가 있는 작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면, 르네상스 시대는 아기를 아기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천진무구하게 태어나 교정과 가르침이 없이 태어난 상태. 원죄라는 것은 모른 채로 태어난 아이. 부모들은 아기를 어른의 연장선에서 보는 시작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문헌
https://www.ranker.com/list/ugly-babies-in-medieval-art/christy-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