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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Apr 30. 2022

주목해야 할 예술가 4 # 라이언 모슬리

라이언 모슬리 Ryan Mosley

라이언 모슬리는 1980년 영국에서 태어나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 London 2007)에서 공부하고 20대 후반부터 첫 개인전을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졌다. 모슬리의 그림에는 카바레 댄서, 턱수염을 기른 음악가, 이름 모를 여행가. 다양하고 환상적인 캐릭터가 나온다. 이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초현실적인 밤, 마카브레 극장의 연극이나 카니발 축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Ryan Mosley, Piano Tuners, 2011, Oil on canvas, 220x190cm, Saatchi gallery.com

모슬리는 어릴 때 들었던 동화, 그 동화 속 인물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린아이처럼 캐릭터를 그린다. 동화뿐 아니라 고대 신화, 민속적인 토속 이야기,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인물들은 작가의 상상력과 만나 새로운 모슬리만의 캐릭터로 탄생한다.

Ryan Mosley, Emperor Butterfly, 2007, Oil on linen, 160x180cm, Saatchi Gallery.com


이 작품 <Emperor Butterfly>는 큰 윤곽을 보면 나비이다. 두꺼운 페인트 붓놀림으로 그림을 겹겹이 그려 사지가 여러 사람의 신체처럼 나타난다. 인물은 여성인지 남성인지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모슬리는 말한다. “가면극이나 카니발 장면을 그릴 때, 남자나 여자의 신체 크기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그립니다.” <Emperor Butterfly>는 움직임을 그리려고 시도했다. 마치 껍데기를 벗고 변신하는 번데기의 모습처럼 꺾인 관절을 도드라지게 표현한다. 남자의 다리에 공작새 눈 모양이 그려져 있다. 마치 동물이 몸 색깔을 바꿔 위장술을 쓰는 것처럼, 남자의 얼굴과 팔에 달린 얼굴은 무대에서 물감이나 가면으로 위장술을 펼치는 듯 보인다.

Ryan Mosley, Empress Butterfly, 2007, Oil on linen, 200x180cm, Saatchi Gallery.com

모슬리는 카니발에서 영감을 받아 비현실 세계에 나올 법한 캐릭터를 표현한다. 연극적 주제를 회화로 발전시켰다. “캐릭터들은 캔버스 안에서 대화하거나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모습처럼 보여요. 회화의 완성 과정은 때로 내러티브를 위한 아이디어로 시작하거나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러티브가 생기기도 합니다.” <Emperor Butterfly>에서 팔다리 여러 개를 가진 남자가 보인다. 모슬리는 “나비나 번데기가 변신하는 것처럼 또는 신화처럼, 동물을 의인화한 인물의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Ryan Mosley, George And The Dragon, 2007, Oil on linen, 160x180cm, Saatchi Gallery.com


<조지와 드레곤>에서 오른쪽 사람은 다이아몬드 무늬 옷을 입고 있다. 모슬리는 이 옷을 "만약 당신이 약간 괴짜이거나, 바보 같다면 이 옷을 입겠지요. 이 옷은 할리퀸(Harlequin 배트맨 디 애니 메이티드 시리즈에 나오는 조커를 사랑하는 여자 부하)이나 궁정 광대와도 관련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모슬리는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를 다니면서 일주일에 한 번 내셔널 갤러리 (The National Gallery, London)에서 경비로 일했다. 갤러리에서 많은 그림을 보면서 스케치했다. 이 경험은 훗날 그에게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모슬리는 자신의 캐릭터들은 13세기 그림에서 온 그림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지 주제의 시각적인 부분을 신경 쓰다 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Ryan Mosley, Sirens, 2008, Oil on canvas, 190x170cm, Saatchi Gallery.com


모슬리는 자기 작품에 대해 “거대한 수채화 같다”라고 표현한다. “저는 인물들을 반투명처럼 겹겹이 하나씩 쌓아갑니다. 한 색을 다른 색 위에 칠하다 보면 무언가를 암시할 수 있어요. 노란색 위에 카드뮴 오렌지색을 칠하지요. 몸짓은 아주 유연하고 몸의 선은 미끄럼틀처럼 부드럽고 흘러내려요. 작품 이름인 <사이렌>(Sirens)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고, 나는 19세기 그리스 이야기를 영국적인 스타일로 다시 그려보길 시도했어요. 움직임은 로봇처럼 매우 기계적으로 보이지만 표정은 흥미로운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처럼 느껴져요. 특히 여러 층으로 된 짧은 치마, 덴마크 여성 복장, 악마가 입을 법한 옷처럼 보일 수 있어요. 이들은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Ryan Mosley, Limb Dance, 2008, Oil on canvas, 160x180cm, Saatchi Gallery.com


모슬리는 이 작품 <Limb Dance>를 이렇게 설명한다. “마치 중세 벽화 같고, 테두리의 풀은 앙리 루소(Rousseau 1844-1910)의 그림에서 본 식물들을 떠올릴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은 무언가를 축하하고 포즈는 약간 어색하지요. 왼쪽 사람은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요, 이 인물은 나비 시리즈를 제작할 무렵 만들었어요. 두 사람 모두 한쪽 손에 다리를 들고 있는데, 언뜻 보면 마치 행진에서 사용되는 도구처럼 보일 수 있어요.”


Ryan Mosley, Tag Team, 2008, Oil on canvas215 x 275 cm, Saatchi Gallery.com


<Tag Team>에는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얼굴에 수염 난 인물이 아프로 헤어스타일(20세기에 나타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유래한 아프로Afro 머리 모양), 발레리나 옷처럼 딱 달라붙는 의상, 축음기 위를 점프하고 있는 콧수염을 가진 남자, 그 남자의 발아래 코브라의 같은 형체, 이 모든 모습은 연극의 한 장면 같다.  

    

1980년대 영국 북부에는 우유 배달부가 있었다. 우유 유리병을 싣고 작은 차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마다 우유를 배달했다. 우유 배달부는 고객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는데, 광부나 레슬링 선수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들은 때로 어린 모슬리가 TV에서 보던 빅 대디(Big Daddy, 레슬링 선수 셜리 크랩트리의 별명)와 킹콩 커그(King Kong Kirk, 레슬링 선수 말콤 커크의 링 위에서 별명) 같은 큰 몸집의 레슬링 선수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레슬링 선수들을 발레 하듯 환상적인 느낌으로 그렸다.  

Ryan Mosley, Between Shadows, 2018. Oil on canvas, 200x150cm,  art-agenda.com


모슬리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그린다. 비현실적인 세계 속 인물들, 기하학적 추상이 들어간 부드러우면서도 경직된 형태의 인물이다. 현실에서 추상화로 다시 추상화는 현실 세계로 이어진다. 모슬리가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의 인물 묘사는 실제로 어딘가에 그들이 살고 있을 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익숙한 인물들을 낯설게 하고 연극 무대에서 볼 수 있한 인물을 캔버스 안에서 춤추게 한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대사하듯 움직이며 춤춘다.  


화이트채플 갤러리 <Radical Figures:Painting in the New Milennium> 전시회 사진:David Parry/PA Wire, Whitechapel



모슬리의 작품을 더 보고 싶다면, 그의 인스타그램을 클릭!

https://www.instagram.com/ryanmosley01/?hl=en



참고

https://www.whitechapelgallery.org/about/blog/artist-interview-ryan-mosley/

https://www.saatchigallery.com/artist/ryan_mosley


이미지 출처:

https://www.tate.org.uk/art/artists/tomma-abts-9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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