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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Jun 05. 2021

나의 가장 중요한... 여행

프란츠 아커만 Franz Ackermann

프란츠 아커만은 1963년 독일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다. 뮌헨, 예술 학교(Academy of Fine Arts)(1984-1988)와 함부르크에서 (University of Fine Art)(1989-1991)  공부했다. 아커만은 영향력 있는 독일 미술가 중 한 사람이다. 강렬하고 역동적인 색은 시각적인 환각을 준다. 화려한 그림과 설치미술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아커만은 입체파에서 영감을 얻어 한 오브제나 환경에 여러 관점을 동시에 보여주려고 시도한다. 여행이 자유로워진 시대에 현대인은 아커만 그림 속에서 새로운 장소를 끊임없이 찾아가는 유목민이 된다.     

                                             

프란츠 아커만 Golfen im Zoo, 2014 ⓒJens Ziehe. Berlin kunsthalle-karlsruche.de

아커만의 첫 번째 시리즈 작품은 홍콩에 머무는 동안 작업한 <Mental Maps>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이 작품을 전시했다. 전통 거리 지도에 사실적인 것들과 지역 환경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넣었다. 독일에서 공부했지만 서양 언어를 벗어나 스스로 독창적인 색 언어를 발견했다. 자신의 세계 여행 경험이 작품의 중심점이다.     


아커만의 작품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도시에서 직접 찍은 사진의 일부분들 사이로 회화가 겹쳐진다. 색 사이 툭툭 튀어나온 사진을 함께 접목시킨 이 작품은 피카소나 브라크의 회화를 연상시킨다. 입체파 그림보다 훨씬 더 생생한 색깔과 현실적인 사진함께 해 더욱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프란츠 아커만 Stadt auf Säulen 2014, ⓒJens Ziehe. Berlin Kunsthalle-karlsruche.de

 

아커만은 단순히 회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건축물과 공간도 작품 안으로 가지고 온다.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은 '정신 지도'의 형태로 나중에 그 공간을 기억 속에 남게 한다. 아커만은 그림, 드로잉, 조각, 사진, 건축물을 모두 통합하며 여러 가지 미디어로 작업한다.     

                                                       

프란츠 아커만 Drink’n Travel, 2014 ⓒJens Ziehe. Berlin Kunsthalle-karlsruche.de

          

현실과 인식이라는 두 가지 정보의 흐름을 가지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관광객에 대한 것이다. 여행객이 처음 방문한 새로운 도시와 그 장소를 인식하는 방식은 갤러리 안에서 또 다른 공간 인식으로 탄생한다. 아커만의 작품은 갤러리 공간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계 여행 소비문화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문화적 쇠퇴와 건축적 흔적들을 보여준다.                                                                                                

Mental Map: Evasion VI, 1996, Acrylic on Canvas, 195x210cmⓒSotheby

<Mental Map: Evasion VI>는 색들이 폭발하고 어떤 유기체 덩어리들이 터지는 듯하다. 생물의 추상화처럼 보인다. 특정 장소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 어수선해 보이는 색 패턴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를 조합해 완성했다. 건축물 그래픽은 부식되어 쓰러질 듯하다. 원을 따라 형성된 굴곡들은 해안선 느낌을 준다. 색의 향연처럼 환각을 일으키는 화려한 선의 조합이다. 아크만 그림 속에는 사막의 일몰, 바위 동굴, 도시화된 공원이 서로 충돌하며 큰 재앙을 표현한다. 아크만은 불분명한 추상화를 통해서, 관념적 공간의 물리적 불가능성을 찾아내려고 한다. <Mental Map: Evasion VI>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무질서한 인식을 재현해 보이고 있다.                                                                                                   


프란츠 아커만 Installation Terminal, 2008 ⓒMeyer Riegger Gallery


설치작품 터미널<Installation Terminal>은 공간적 분열을 시도했다. 소파, 침대, 테이블과 조명이 있는 방 모습을 한 작은 공간이다. 가구가 벽화와 뒤 섞이며 하나의 공간이 된다. 관객은 <설치작품 터미널>을 회화 작품 <Mental Map: Evasion VI>와 비슷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설치작품 터미널>은 한 공간 아래 다른 형태, 그 아래 또 다른 형태가 겹쳐 있어, 본래 형태를 추적하기 힘들다. 이처럼, 색의 혼란, 정신없어 보이는 형태 조합은 아커만의 모티브이다.

                                                      

프란츠 아커만, B A Basement, 2014, Mixed media, 180x294.7cm ⓒWhitecute.com


아커만의 회화 표현은 여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B A Basement>는 여행, 관광, 세계화, 도시화를 주제로 했다. 여러 장소를 보여주며,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항상 옮겨가는 다른 장소의 이미지를 추가한다. 작은 스튜디오 공간이 아닌 실제 여러 곳을 다녔던 장소를 작품 속에서 엮었다. 장소와 장소 사이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화려한 색은 여행에서 찍은 많은 사진과 서로 대립하고 있다.       

                                               

My Private Greens/Leaving, 2007-2014, Oil on canvas, 266x540cmⓒWhite Cube.com


건물, 도로, 교통수단이 있는 도시 풍경과 그 속에 복잡한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이는 복잡해서 혼돈만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에너지를 품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가 움직인다. 아커만이 창조한 공간은 서로 얽히고 겹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시선을 갖게 한다. 이동성과 여행, 그 속에서 현존과 부재, 편안함, 해방을 다룬다.    

                                                            

프란츠 아커만, Atlantic, 2014, Mixed Media, 184.5x300x6cm 2016 바젤 출품작 ⓒartbasel.com

아커만은 미지의 장소를 발견해 내는 여행의 의미를 작품으로 보여준다.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더 잘 알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한다.      

                                                                                   

프란츠 아커만, Your Plastic, Your Travel 2013 ⓒWidewalls.ch

 아커만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한 가지 각도가 아닌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 아커만은 관람객을 관찰하고 여행자를 관찰하는 관찰자이다. 그는 말한다. “여행과 움직임은 나의 가장 중요한 토석이다.”                                                                      

프란츠 아커만, The Great Journey, 2003, 게오르그 브라우 흘레 링(Georg-Brauchle-Ring Station) 지하철역, 뮌헨 Munich Underground ⓒWhitec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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