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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Apr 28. 2020

인상파 그림 속 고양이

인상파 속 고양이

모네의 베개 위에는 항상 흰 고양이가 앉아 있다. 일본에서 만든 흰 유약을 바른 도자기 고양이다. 그 시절 파리에는 일본 그림들과 물건들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모네가 사망한 후 많은 작품과 고양이는 아들 미카엘에게 맡겨졌다. 미카엘이 사망하고 40년 동안 고양이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공식적으로 자식 없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미카엘에게 숨겨진 딸이 있었다. 딸은 미카엘에게 물려받은 모네 작품, 소장품들을 가지고 있었다. 훗날 딸의 후손들은 모네 물건들을 팔기로 결정다.

모네가 소장하고 있던 고양이, 테라코타 ⓒChristie.com

2011년 크리스티 경매 현대미술 분야 대표였던 아드리안을 집으로 초대다. 곳곳에는 모네 초기 수채화, 스케치, 포플러 나무 연작 그림들, 마네, 로댕, 폴 시냑 그림들 있었다. 모네가 좋아했던 일본 프린트와 사진들, 쓰던 안경도 있었다. 그리고 피아노 위에 흰 고양이가 있었다.


2017년 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와 $67,000 달러에 낙찰되어 현재는 프랑스 모네 집에 다시 돌아와 거실을 지키고 있다.


모네 <Cat Sleeping on a Bed> 1865 파스텔, 11x21cm 개인 소장


모네는 연꽃을 함께 그리던 한 살 차이 나는 친구가 있었다. 르누아르. 스물다섯 살 청년 모네는 르누아르와 함께 작은 카페앉아 보트 타는 사람들을 그렸다. 1860년대 둘은 같은 공간에 앉아 자주 그림을 그렸다. 이 시기 르누아르는 빛을 포착하는 연습을 했다.


르누아르는 13살부터 도자기 공장에서 도자기 위 예쁜 꽃과 장식을 그리는 일을 했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마리 앙트 와네트 초상화를 접시와 수프 그릇에 그리는 작업도 했다. 수작업으로 그리는 그릇이 인기가 있었지만, 그릇 찍는 기계가 나오자 도자기 회사는 폐업다. 청년 르누아르는 다른 직업을 찾아 나다.  웅크려 자고 있는 이 고양이는 르누아르가 21살 때 그렸다.


르누아르 <Sleeping Cat> 1862 캔버스에 유화, 개인 소장 ⓒwikiart.com


부드럽고 꿈꾸는 듯한 색. 아름다운 여성이 고양이를 안고 있다. 섬세함보다는 부드러운 두꺼운 색깔이 매력적다. 선명한 고양이 털이 눈에 띈다.


여성이 끼고 있는 반짝이는 반지가 보인다. 뒤로 보이는 벽지 장식과 소파 뒤 화려한 자수로 보아 파리에 살고 있던 한 부르주아 가정집으로 보다. 르누아르 작품을 좋아했던 부유층들은 그를 집으로 불. 집안에 앉아 있는 여성 초상화를 많이 그린 르누아르이기에 고양이가 주인공은 아닌 듯다.


르느와르 <Woman with a Cat> 1875 캔버스에 유화 56x46.4cm ⓒNational Gallery of Art 소장


르누아르는 부르주아 상류층 아니었다. 하지만 비관적이거나 돈을 벌어야겠다는 욕심을 가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고, 노동자들이 사는 몽마르트르 아래 함께 사는 것에 만족다. 미술을 전혀 몰라도 그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아름답다. 화가의 편안 마음이 전달되는 것일까.



아래 그림 속 여성의 배경은 어둡고 초라해 보다. 빨간 의자는 좁불편해 보다. 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머리 위로 창 밖 햇살이 쏟아진다. 빛은 모자에서 어깨 팔로 이어다. 소파 아래 그림자와 극명한 대비로 피부는 더욱 빛나 보인다. 어깨에 미끄러져 내려온 어깨 끈은 시선을 사로다.


푸른 띠가 둘러진 모자, 평평한 치마, 파란 신발까지 한눈에 들어다. 무릎에 고양이 역시 깊은 잠에 빠져있. 고양이 털도 치마에 맞춰 푸른색을 넣었다.

르누아르 <Sleeping Girl with a Cat> 1880 캔버스에 유화, 120x94cm ⓒWilliamstown소장


푸른 치마 아래 줄무늬 스타킹이 보인다. 이 여성은 아마도 무대에 서던 일을 하던 여성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환한 낮에 깊은 잠에 빠진 것을 보면 밤과 낮이 불규칙한 일을 하는 직업을 가졌을 듯하다.



마네의 <올림피아>에서 올림피아는 딱딱하고 당당한 시선으로 관객을 쳐다보고 있다. 발아래 검은 고양이 역시 그림 밖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네는 친구 시인 보들레르가 사랑하던 여인과의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아 은유적으로 그렸다. 고전 속에서 새끼 고양이는 마녀들의 이미지, 나쁜 감정, 자주 변하는 여성 심리상징적으로 그렸다. 고양이의 다리 M 은 그의 이름 Manet의 이니셜과 같이 싸인 역할을 했다.

마네 <올림피아> 1863 캔버스에 유화 130.5x190cm ⓒ오르세 미술관 소장



마네 아내가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무릎 위에는 지지 Zizi가 앉아 있다. 마네가 51세에 사망하기 3년 전 그린 작품다. 부부가 거실에 앉아 대화를 나누다 마주 본 아내를 순간 포착하여 그린 듯 편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미완성된 초상화다. 마네는 <올림피아>처럼 큰 작품뿐만 아니라, 작은 사이즈에 일상 모습 그리기도 좋아했다.


마네 <Woman with a Cat> 1880 캔버스에 유화 921x730mmⓒTate소장


마네 남동생 유진 마네는 베르트 모리조와 결혼다. 모리조는 마네의 작업실을 드나들며 함께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유진 마네와 모리조 사이에 줄리 마네가 태어났다. 줄리의 무릎에 있는 고양이는 행복한 듯 웃고 있다. 고양이의 갈색 털과 줄리의 머리카락은 부드러운 갈색 톤으로 매치시켰다.


르느와르 <Child with Cat> 1880-1881 캔버스에 유화 54x65cmⓒOrsay museum 소장

르누아르는 종종 모리조의 집을 방문했다. 이 그림은 모리조 집에서 딸 줄리를 그다. 모리조 집에는 금박 인테리어가 있었고,  화려한 벽지, 꽃무늬 소파가 있었다.


르느와르가 알던 또 다른 여성 화가 수잔 발라동이 있다. 발라동은 종종 르누아르 그림 모델로 서 주기도 했다. 발라동 작품은 후기 인상주의, 표현주의 상징주의라고 불다. 발라동 그림을 처음 봤던 드가는 그녀에게 화가가 되라고 용기를 주었. 작품을 사주고  기회도 알아봐 주었. 발라동은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다. 그림 속 고양이는 키우던 고양이 라미누다.

수잔 발라동 (좌) <Raminou sitting on a cloth> 1920 (우) <Bouquet and a Cat> 1919 캔버스에 유화35x66cm ⓒwikiart



파리에서 활동하던 인상파 화가들 영향을 받아 자신의 스타일을 바꾼 이가 있었다. 독일에서 태어난 프란츠 마르크이다. 마르크는 23살 처음 파리에 왔다. 인상파 회화와 일본 목판화를 보고 독일로 돌아다. 27살 다시 한번 파리를 찾아 고갱, 고흐, 입체파, 마티즈의 강렬한 색을 마주다. 이후 작품은 강렬한 색으로 변다.


마르크의 별명이 동물들의 화가라고 부를 만큼 다양한 동물들을 그렸다. 1910년 초기부터 그리기 시작한 동물들은 거의 의인화해 그렸다. 흰 고양이는 베개를 노란색 쿠션을 베고 누워있다. 노란색과 빨간색은 따뜻한 느낌을 준다.

프란츠 마르크 <White Cat> 1912 ⓒ Staatliche Galerie Moritzburg


마르크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호랑이 말 소 여우 등 많은 동물들을 그렸다. 자연과 동물을 그리는 것이 마르크에게는 행복이었다. 그것들은 그 급격히 변해가는 모던 도시 속에 잃어가는 순수한 정신적인 것이었다. 동물 그림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그렸다.  









참고문헌

Jason Daley 'Claude Monet's Glazed Biscuit Kitty Cat Returns to the Artist's Home' Smithsonian Magazine www.smithsonianmag.com

Tate https://www.tate.org.uk/art/artworks/manet-woman-with-a-cat-n03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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