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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May 21. 2020

고디바 초콜릿

# 고디바

벨기에 초콜릿으로 유명한 고디바. 초콜릿 상자를 보면 말 위에 긴 머리 여성이 있다. 로고는 천년 전 영국 코벤트리에서 내려오는 전설 속 여인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는 영국 코벤트리 지역의 영주 메르시아 백작 Earl of Mercia 부인이었다.  

# 1


바이킹들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덴마크 지역에 살고 있었다.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793년 유럽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노략질, 식민지화를 다. 10세기에는 정착하는 방식으로 지배방식을 바꾼다. 프랑스 왕족 딸과 결혼하고 11세기에는 영국과 이탈리아 남부까지 세력을 넓힌다.


# 2


11세기 영국은 바이킹 족이 침략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배계층들은 바이킹 족이 많았다. 코벤트리 지역 역시 바이킹이 영주였다. 영주는 세금을 무겁게 부과했다. 농노에서 자유농으로 자유농에서 노예가 되는 이들이 많았다. 세금을 못내 굶어 죽는 이들도 있었다.


영주 부인 고디바는 가엾은 농노들 세금을 내려달라고 남편에게 청한다. 영주는 그럴 생각이 없다며 부인에게 제안을 한다.

John Skinner Clifton, Lady Godiva and Oil on canvas, 110.8x84.5cm ⓒ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당신이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 한 바퀴를 돌고 온다면 세금 감면을 생각해보겠소."

가난한 여인들이 아이를 안고 대화를 듣고 있다.


고디바가 입은 푸른 드레스, 밝고 화려한 초록 영주 망토눈에 띈다. 빅토리아 시대 1856년 발명된 아닐린 염료 aniline덕분에 화려한 색 옷을 표현할 수 있었다. 푸른색은 더 다양한 톤으로 푸른색을 낼 수 있었다. 파티 이브닝드레스, 매일 입는 데일리 드레스에 다양한  옷이 등장했다.


# 3

Frank Albert Philips , Lady Godiva, 1902 Oil on canvas, 1.26x1.53m ⓒ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남편의 제안을 듣고 고디바는 생각에 잠겨있다.


흰 드레스를 입은 고디바. 화가 필립스는 1892년 에드먼트 레이튼의 작품을 카피해 1902년 완성했다. 레이튼은 섬세하고 장식적인 회화 작품들을 남긴 화가였다. 로맨틱한 장면들을 그려 당대에 인기가 있었다.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 시의 내용과 가깝게 그렸다.

알프레드 테니슨이 1942년 출간한 책 <고디바>

테니슨이 쓴 시 '고디바'. 테니슨은 코벤트리를 방문하고 런던으로 돌아와 고디바 전설을 배경으로 시를 썼다. 테니슨 시를 읽고 이후 많은 화가들이 영감을 받아 고디바를 그렸다.


# 4

Marshall Claxton, Lady Godiva, 1950 ⓒ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고디바는 마을로 내려가기로 마음먹는다. 옷을 벗은 채 말에 올라탄다.


말에 오르려고 하는 뒷모습을 그린 화가 마샬 클랙스턴. 클랙스턴은 많은 초상화를 남겼다. 런던 로열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던 시절, 처음 그린 초상화는 아버지였다. 이후 서른 점 정도가 아카데미에 전시되고, 몇 년 후에는 예술 협회에서 금메달을 다. 이탈리아에서 오 년 정도 일을 하고 런던으로 돌아온다. 영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오스트리아에서 성직자, 고위 관료들 등으로부터 많은 초상화 의뢰를 받 작품을 남겼다.


# 5

Edwin Landseer, Lady Godiva's Prayer, 1865 oil on canvas, 1.43x1.12cmⓒ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photo:Goole Arts & Culture


마을로 출발하는 고디바 앞 하녀가 미간을 찌푸린 채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다. 아무도 고디바를 쳐다보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 한다. 멀리 흐릿하게 마을 성당 첨탑이 보인다. 말에 올라서기 위한 받침대 위에는 검은 강아지가 앉아 있다. 잘 다녀오라고 말에게 인사라도 하는 듯, 강아지와 말은 서로 눈을 치고 있다. 세 마리 새가 바닥에 모이를 먹고 있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 시대, 퀸 빅토리아 여왕이 좋아했던 화가 애드윈 랜지어 작품이다. 다른 고디바를 표현한 작품들과 다르게 하녀와 동물들을 함께 그렸다. 랜지어는 인물 초상화보다 말, 개, 사슴, 사자 등 동물들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였다.


# 6

William Holmes Sullivan, Godiva, 1877 oil on cardboard, 40x30cm Private collection ⓒwikimedia

성문을 나온 고디바. 말안장 위에는 화려한 옷감도 장식도 없다. 거리는 황량하고 조용해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세금 감면을 위해 고디바가 알몸으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디바를 위해 창문과 문을 닫고 모두 집안으로 들어갔다.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화가 윌리엄은 수십 명 군인이 말을 탄 채 칼을 휘두르는 전쟁 장면, 역사화를 많이 그렸다. 우리가 들어 익숙한 워털루 전쟁(1815) 전투신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전쟁화를 그린 화가여서 일까, 고디바 주변은 장식이나 화려함없다. 대신 그림 밖 우리를 쳐다보는 말의 시선이 있다. 말 눈빛은 고디바 심정을 대신 전하고 있는 듯 애처로워 보인다.


Adam Van Noort, Lady Godiva, 1586 ⓒ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단 한 사람. 저 멀리 이층 창가에서 몰래 고디바를 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피핑 톰 Peeping Tom이었다. 톰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창문 사이로 봤다. 톰은 고디바를 보자마자 장님이 되는 벌을 받았다. 


고디바를 그린 작품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멀리 이층 작은 창으로 톰을 표현했다. 이후 영어에서 'Peeping Tom'은 엿보기를 좋아하는 사람, 관음증 환자를 뜻하는 단어가 된다.



존 콜리어, Lady Godiva, 1898 1.42x1.83cm Oil on canvasⓒHerbert Art Gallery and Museum photo:wikimedia

고디바를 그린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화려한 붉은 망토 위 아름다운 고디바가 앉아있다.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가슴을 가리고 있다. 금색 장식이 있는 망토와 붉은 끈은 화려한 영주 가문을 보여준다.


존 콜리어는 동시대 화가들 중 가장 뛰어난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 30대 초반에 이미 초상화 화가로 명성을 얻었다. 고위 법률가들, 과학자들 초상화를 그렸다. 우리가 잘 아는 [진화론]을 쓴 찰스 다윈 초상화도 그렸다.


존 콜리어를 '라파엘 전파' 대표적인 화가라 부른다. 라파엘 이전 시대라는 뜻에서 '라파엘 전파'라 이름 붙였다. '라파엘 전파' 화가들은 중세 후기에서 초기 르네상스 시대 미술을 닮고 싶어 했다. 이들은 여성을 창백한 피부, 주홍색 입술, 멜랑콜리한 표정으로 그렸다. 그림 속 모델과 뮤즈들은 화가아내였거나 연인이었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긴다. 화풍은 감정에 관한 로맨틱한 시와 같았다.


# 7

George Frederic Watts, Godiva, 1880-1890 oil on canvas,185.4x109.2cm ⓒWatts Gallery Surrey artuk.org

마을을 돌고 온 고디바가 말에서 내리며 쓰러지자 시종들이 부축하고 있다. 영주는 약속대로 농노들 세금을 낮춰주었다.  


화가 조지 프레데릭 왓츠는 영국 근대 상징주의 작가였다. "나는 아이디어를 그린다. 사물을 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왓츠 말처럼 힘겹고 긴장했던 일을 마치고 쓰러진 팔, 손, 감은 두 눈, 입술로 느껴진다. 표정이 어떤 세부적인 묘사보다도 더 강하게 다가온다.


John Thomas, Lady Godiva, 1861 marble &plaster Maidstone Museum&Art Gallery소장 Wikidata


화가들은 팔백 년 전부터 내려오던 전설 속 고디바를 그렸다. 그 시대에도 고디바와 같은 귀족이 필요했던 것일까. 서민 세금 부과를 줄이기 위해 옷을 벗은 고디바. 그녀는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첫 번째 인물이 아니었을까.






참고

Goole Arts & Cultur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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