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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진 Jun 04. 2020

침묵으로 말하다ㆍ요코 오노

요코 오노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며칠만 집에 있고 싶어. 내 주변이 힘들게 하고 복잡한 일이 많아질 때 나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다.


오노는 무대 위 조용히 앉아있다. 객석에 앉아있던 관객들이 한 명씩 나와 가위로 오노 옷을 자른다. 1964년 교토 야마이치 Yamaichi 콘서트 홀에서 첫 공연을 했다. 관객들은 수줍어했다. 가위를 들고 무대로 나오는 것을 주저했다. 7월 도쿄의 소게츠 아트 센터 Sogetsu Art Centre에서 두 번 공연했다.


1965년 뉴욕 카네기홀, 이후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공연은 런던 아프리카센터에서 [Destruction in Art Symposium, Two Evenings with Yoko Ono](1966년)라는 제목의 일부분으로 공연되었다. 런던 공연에서 참가자들은 적극적이었다. 가위를 들고 오노 옷을 과감하게 잘랐다. 상의는 벗겨졌고, 브래지어만 남았다. 일본 비평가 미도리 요시모토는 이렇게 말했다.


참여 형식은 관객의 관음증 욕망에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대부분 관객들은 참여하는 것을 자제했다.



<컷 피스 Cut Piece>존 레논의 아내로 유명한 오노 요코의 작품이다. 193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37년 가족과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도쿄 가쿠슈인 대학에서 공부했다. 1953년 전쟁이 끝난 후 가족들과 뉴욕으로 이주했다. 1956년 작곡가 이차야나기 토시와 결혼했다 7년 후 이혼했다. 이후 재즈 음악가 토니 콕스와 결혼했다. 법적인 처리 때문에 결혼이 무효가 되는 일을 겪고 1963년 정식으로 결혼했다. 1969년 존 레논을 만나고, 토니 콕스는 딸을 데리고 떠나 숨어버렸다.

Yoko Ono, Cut Piece,  Yamaichi Hall, Kyoto, 1964,  Image from: http://es.phaidon.com

오노는 관객 참여를 단순히 지켜보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능동적인 입장으로 바꿨다. 예술과 일상과의 거리, 그 경계 허물기 원했다. 관객 참여 작품이 완성돼 다.


침묵은 예술의 한 부분이 되었다. 명상을 할 때 말없이 앉아 있다. 선불교의 영향으로 침묵 개념을 사용한 것은 존 케이지의 <4분 33초>가 처음이었다. 4분 33초 동안 무대 위에서 음악가들은 어떤 악기도 사용하지 않고 연주하지 않는다. 관객의 기침소리, 숨소리, 신발을 바닥에 끌거나 걷는 소리, 서로 속삭이는 소리만 있을 뿐이었다.


관객은 체가 아닌 작품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된다. 오노는 동료들과 존 케이지 수업을 들었다. <컷 피스> 역시 침묵과 관객들이 가위로 자르는 소리 무대 위를 오고 가는 자연스러운 소리로 공연을 채웠다.

Yoko Ono, Cut Piece, Yamaichi Hall, Kyoto, 1964 Albert and David Maysles이 촬영한 공연의 한 장면

1930년대에서 1940년대 초기까지 일본이 식민지 팽창을 하고 있을 때, 일본 예술가들은 국제 예술 무대로 나가 그들의 자리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미국에 패망하고 1952년 이후, 일본 예술가들은 세계적인 아방가르드 흐름에 열광적이었다. 1950년대 초기 오노 요코, 존 케이지, 라우센버그 등 예술가들과 소설가, 작곡가, 댄서, 필름 메이커, 시인, 학자, 비평가들이 도쿄 소케츠 아트 센터에 모였었다. 오노는 1960년대 뉴욕, 도쿄, 런던 예술계에서 중요한 사람이었다. 백남준과 함께 플럭서스, 개념주의, 필름, 퍼포먼스 예술가로 활동했다.


1960년대 예술은 반예술주의(Anti-Art)로 향해 있었다.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었다. 예술을 만드는 주체는 누구인가? 예술가는 청중이 되고 청중은 창작자가 된다. 또는 둘 다 동시에 창작자가 된다. 이분법적인 역할이 사라진다.

Yoko Ono, Cut Piece, Yamaichi Hall, Kyoto, 1964 Albert and David Maysles이 촬영한 공연의 한 장면

오노는 말한다. '예술가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는가?' 대신, '예술가는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해서 가질 수 있는가'를 말한다.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그들이 원하는 부분을 자르게 한다. 잘릴 옷이기 때문에 허름한 옷을 입는다. 이런 생각은 틀렸다. 나는 어릴 적 들었던 불교 우화를 기억한다. 호랑이 입속에 자기 몸을 던진 순간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아무 목적 없이 순수하게 주는 것 Pure giving이다.

2003년9월15일 파리 하늘라그(Theatre Le Ranelagh)극장에서 공연한 모습 Photo:Ken Mckay©Yoko Ono; Courtesy Lenono Archive

2003년 파리 하늘라그 극장(Le Ranelagh Theatre)에서 오노는 말했다.

 

"<컷 피스>는 세계 평화를 위한 나의 희망입니다. 저는 이제 나이가 들었습니다. 공연을 하는 동안 느꼈습니다. 이것은 세계 평화를 위한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모두 함께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이 작품을 공연할 때 나는 화가 나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공연하면서 사랑을 위한 것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컷 피스>는 폭력과 전쟁에 대한 항변,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한 것, 때로는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평가한다. 사회적 평화, 사랑의 필요성에 대한 해석이기도 했다. 성, 성차별주의, 폭력, 더 나아가서 인간 고통과 외로움에 대한 넓은 의미의 재앙에 대한 주제도 건드렸다.

오노는 관객 안에 가지고 있는 내제적인 깨달음과 명상에 관한 것이 나오길 바랬다.


삶과 마음 상태는 복잡합니다.
이때 예술은
복잡함의 부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마음 상태로 이끄는
텅 빈 것.

그 이후 당신은 또다시 복잡한 삶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말이죠.

                                                                                 -오노-






참고

Yoko Ono, Cut Piece, performed at the Yamaichi Hall, Kyoto,  1964.  Reproduced from: http://es.phaidon.com/agenda/art/articles/2015/may/18/yoko-ono-s-cut-piece-explained/


Yoko Ono, Cut Piece, performed at Shogetsu Art Centre, Tokyo, 1964.  Reproduced from: Rhee, J. (2005). Performing the Other: Yoko Ono's 'Cut Piece'. Art History, 28(1), pp. 105.


Yoko Ono, Cut Piece, performed at the Yamaichi Hall, Kyoto, 1964.   Reproduced from: Rhee, J. (2005). Performing the Other: Yoko Ono's 'Cut Piece'. Art History, 28(1), pp. 103.


Yoko Ono - Cut Piece 1964 Performed by the artist on September 15, 2003 Theatre Le Ranelagh, Paris, France.         Reproduced from:http://www.taubmanmuseum.org/main/calendar/cut-piece-performance.-

                                                                                                                                            Ⓒ 이 글은 저작권법에 따라 한국 내에서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필자의 서면 허락 없이는 영리적 비영리적 목적의 글 인용이나 게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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