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으로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7가지 자본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한다. 각각의 자본마다 상류층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나열하고, 중산층과 하류층인 우리는 그들에게 배울 점이 뭐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행동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별점을 매긴다면 별 4개를 주고 싶다. ★★★★
자본을 7가지로 나눈 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심리, 문화, 지식, 경제, 신체, 언어, 사회. 이렇게 나눠놓은 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다 다른 영역이며, 각 자본마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각각의 자본을 연결하면 시너지가 올라간다. 예를 들어 '심리 - 언어 - 신체'를 연결한다면, '가지고 있는 생각을 - 어떻게 말로 표현할 것이며 - 어떤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줄 것인가.' 자본 하나하나마다 배울 점도 많지만 여러 가지가 결합되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발휘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담은 메시지가 담겨있다. '경제적인 성공만으로는 상류층에 다가설 수 없고, 나 자신을 가꾸는 데에 성공해야 비로소 상류층에 도달할 수 있다.' 그래도 명색이 자기 계발 도서 아닌가. 자기 계발에 대한 내용이 꽤나 자세하게 들어가 있다. 물론 잘나가다가 '타고난 환경이 최고입니다, 돈이 우선시되어야 해요.'라는 듯한 느낌을 풍기는 메시지가 가끔 등장해서 초를 치긴 한다만, 어쨌든 자기 계발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다루고 있다. 7가지 자본 중 경제자본을 제외한 6가지 자본 모두 돈이 없어도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아쉬운 점이 있기에 1점을 뺐다.
자기 계발서라고는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 상류층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늘어놓지만 '그래서 상류층으로 가야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왜인지 모를 불쾌함이 자꾸만 느껴지는데, 이건 내가 상류층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기본적으로 상류층이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 나열하지만, 중산층이 열심히 노력해서 상류층에 간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들과 같아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들어간다. 물론 맞는 말이다만, 그러면 굳이 상류층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게 의미가 있는가? 나도 모르게 책에 대해 반문을 가지게 된다. 책의 의도는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누군가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비투스라는 단어 자체가 입에 착 붙지 않는다. 아비투스라는 개념에 대해서 몇 번을 설명해 주는데, 그래서 아비투스가 정확히 뭐라고? 왜 계속 다른 의미인 것 같지? 너무 생소한 단어다 보니 중간중간 멈칫하곤 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뭘까? 7가지의 자본을 전부 높이라는 건 아닐 텐데, 최우선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자본이 뭔지 생각해 보라는 걸까?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자본이 뭘까?
일단 나의 상황을 정리해 보자. 야간에 일을 하기에 개인 시간이 많다. 끝이다. 부가적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상황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를 하고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럼 이제 하나씩 생각해 보자. 나는 7가지 자본을 잘 활용하고 있을까?
심리자본: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까지 상상하는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 우선, 어떻게 접근해야 불편하지 않게 인터뷰를 수락해 줄까?로 시작이 된다. 그 후엔 어떤 질문을 구성할 것인지, 언제 어디서 만날지, 등 과정을 거치는데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인터뷰를 요청해도 되는 건가?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표현하지? 등 나 자신을 주저하게 하는 생각도 많이 들기도 하는데 결국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을 많이 하며 살고 있기에 중요한 자본이라고 생각이 든다.
문화자본: 인생에서 무엇을 즐기는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기에 우리는 취미를 만든다. 나 또한 퇴근 후 일정이 없으면 코노, 영화, 전시, 게임 등을 즐긴다. 좋아하는 것으로 문화자본을 개발하다 보면 그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지식자본: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책에서는 어릴 때부터 경험해온 교육, 대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한다.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지금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자본이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법, 조리 있게 말하는 법을 찾아보고 있긴 하다. 물론 이것도 지식, 공부라고 칭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지식자본과는 다른 부분이다.
경제자본: 얼마나 가졌는가
돈을 아예 생각하고 있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고 있을 뿐. 물론 생각이 바뀔 날이 오겠지. 허나 지금은 아니다. 경제자본은 우선순위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돈에 대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생각은,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된다. 뭔가를 시도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 시도를 못한다면 너무 슬프지 않겠는가. 딱 그 정도의 여유만 가져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그림을 좀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패드를 구매했고, 생각지도 못한 휴가가 5일이 주어져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 없이 비행기를 예매했다.
신체자본: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
인터뷰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그렇기에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한데, 인터뷰 날에는 언제나 깔끔한 옷을 선택한다.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하고,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모습이어야 한다. 원래 옷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자본이다.
언어자본: 어떻게 말하는가
가장 중요한 자본이다. 지금의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 줄 알아야 하고,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언어자본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효과가 있어 말해보려 한다. 야간에 일을 하다 보니 심심해서 시작한 건데, 가상의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누구든 상관없다.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면 된다. 가상의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 사람은 어떻게 대답하겠구나를 생각해 본다. 반대로 이 사람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겠구나 하고 질문을 만들고 그것에 대답을 한다. 결국 대화식 혼잣말이다. 머릿속으로 만 생각하는 게 아니다. 대화를 하는 것이다. 웃기도 하고, 소리를 크게 내보기도 하면서, 공감을 하기도 한다. 혼잣말을 하루에 몇 시간씩 하다 보니 말이 늘었다. 정말이다. 이렇게 갈고닦은 언어자본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회자본: 누구와 어울리는가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문화자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부분이다. 그림을 좋아하기에 그림 작가들에게 말을 걸고 있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관계가 형성되었다. 작가님들께 그림에 대한 다양한 심화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문화자본 또한 더욱 강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나의 우선순위 심리 = 언어 > 신체 > 문화 = 사회 > 지식 > 경제
책을 읽지 않더라도 부제목만으로도 자신이 뭘 중요시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으니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독서모임에서 다룰 책이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장황하게 내 생각을 떠들었지만 사실 책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읽어본다. '에이 어떻게 책을 처음 읽어봐요. 말도 안 돼요.' 놀랍게도 진짜다. 만화책은 많이 보긴 했으나 그건 책으로 안쳐주지 않은가. 최근 10년 정도는 웹툰을 하루에 수십수백 편씩 보고 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글을 읽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고, 400페이지 정도되는 책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 읽는데 20~30 시간 정도? 다른 사람에 비하면 느린 편인 것 같긴 하다. 모든 문장을 천천히 읽으니까.
독서모임도 당연히 처음이다. 모임에 참가신청을 한 이유는... 이제는 책을 읽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웹툰을 보면서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어른스러워졌다고 생각한다. 만화책을 보고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데 진짜 책을 보면 얼마나 엄청난 변화를 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기에 웹툰을 보는 것처럼 매일 책을 읽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살면서 이제 단 한 권 읽었지만 말이다.
독서모임은 완전 대만족. 다들 책에 동그라미를 쳐가면서 책을 읽는구나. 인상 깊었던 페이지를 접어놓기도 하네.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이번 책을 정말 깨끗하게 읽었는데 다음 책은 더럽히며 읽어봐야겠다.
역시 책을 읽는 취미를 가지신 분들이기 때문일까, 생각이 많다는 걸 느꼈다. 나와 비슷한 생각, 나와 다른 생각, 다양한 생각을 듣고 와서 너무나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런 모임은 긴장이 많이 된다. 몸이 자동으로 떨리고 얼굴도 빨개진다. 어찌어찌 말은 많이 했는데, 하루 종일 손이 떨려서 힘들었다. 한번 본 분들이니 다음 달에는 조금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작아질 줄 모르는 대문자 I는 언제쯤 변화할 수 있는 걸까.
앞으로 12월까지 한 달에 한 번 독서모임에 나간다.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책을 많이 읽어볼 생각이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나간다면 더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 . 다음에 읽을 책은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