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의 아트페어,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에 가다 1

26도 해변가 아트페어에, 부츠 신고 온 여행자

by ARTSYKOO

해변가의 아트페어,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 가다 1


26도 해변가 아트페어에, 부츠 신고 온 여행자




Artsy KOO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검정 겨울 원피스와 스웨이드 부츠의 안감이 점점 뜨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여 놓칠까 싶어 긴장한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던 터라, 상공에서부터 내 뱃속은 포효했다. 급한 대로 공항에서 응급 피자 한 조각을 처방한다. 그제야 온순해진 나의 작은 사자는 별 탈 없이 공항 밖으로 나갈 채비에 협조해준다.





은행 사은품으로 받은 민트색 기내용 슈트케이스를 달달달 끌고, 수사자 갈기 같은 패딩을 쑤셔 넣은 불룩한 가방을 어깨춤에 메고서 출구로 나갔다. 사진 속에 보이는 친절한 한 커플에게 물어보니 지하 1층으로 내려가란다. 겨울 옷 곳곳에 땀이 스며들기 시작할 때 즈음 나는 겨우 아주 낡은 택시 한 대를 잡아 탈 수 있었다.




"South Beach, Please-"





호텔 방 창 밖으로 해변가가 보인다길래 얼른 발코니 쪽으로 향했다.



드르륵-



발코니 밖에 펼쳐진 백사장 위로 군기 바짝 잡힌 백색 썬베드가 챡챡챡- 환상적인 대열로 늘어져있다.


바다다! 그것도 섭씨 26도 날씨의, 푸른 바다.




"빨리 나가야겠다."




나는 마치 아트박스 볼펜 코너에 청색 볼펜으로 잘 나오나 안 나오나 테스트를 한 것 마냥 낙서로 가득 참 기다란 여름 롱 원피스를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마땅한 여름 신발이 없어서 스웨이드 부츠를 그대로 신고 호텔 밖으로 나갔다.





호텔 밖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수록 무릎까지 자라난 부츠가 종아리를 땀으로 적시기 시작한다.







자,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땀이 차기 시작한 부츠와 화선지만큼 얇은 롱 원피스 차림, 심지어 더위에도 취약한 이 마이애미 비치에서 최고의 낯선 사람(stranger)은 안타깝게도 지도 조차 익숙하지 않다. 양 엄지 손가락이 구글 지도 위에서 다급하고도 하찮은 헤엄을 친다.



1901 Convention Center Drive
Miami Beach, FL 33139

Miami Converntion Center(마이애미 컨벤션 센터)


호텔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걷다 길을 건너 직진. 다시 오른쪽 횡단보도를 건너 한참을 또 직진.

하다가 다시 왼쪽 횡단보도를 건너고 그리고 다시 오른쪽 횡단보도를 건너서 직진.

한 15분만 요리조리 걸어가면 나온단다, 호호 참 쉽지?



구글 지도 놈이 시키는 데로 걸으니 자꾸 15분에 집착이 되고, 막상 걸어보니 이건 15분 거리가 아니라 이 거리를 15분 안에 한번 가봐라~라고 말하는 듯 짧은 다리의 여행자를 바짝 약 올리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가 보다 싶어 마음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그래도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마이애미 비치에 불어오는 바람에 느릿느릿 움직이는 저 야자수 잎, 그리고 그 밑에 삼삼오오 모여 한껏 들뜬 표정의 여행객들을 보고 있자니 다리 짧은 여행객은 왠지 모를 여름 시즌의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후 3시의 마이애미 햇빛은 팔다리 얼굴이 맥반석 계란 정도로 노릇하게 타기 딱 좋은 세기이다. 풍경은 세상 한가롭다. 길가에 줄지어 선 야자수의 머릿결을 감상하다가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확인해본다.



나쁘지 않아- 생각보다. 겨울 부츠와 여름 원피스라..



그러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릴 적 콘서트장에 자주 갔었던 나에게 이는 참으로 익숙한 풍경이다. 우루루루 떼 지어 몰려가는 행렬에 합류해 내 몸을 숨겼다.



컨벤션센터로 걸어가는 길가에 줄지어선 기둥에 매달린 아트 바젤 깃발.


BMW 차량에 이렇게 ART BASEL MIAMI BEACH라고 쓰인 채로 도시를 활보하며 행사를 홍보하고 있었다. 똑같이 장식된 테슬라 차량도 이따금씩 보였다.





Art Basel Miami Beach 2016

Enterance D




바다 색의 커다란 문을 당기고 컨벤션 센터에 들어서니 세상 이렇게 시원하고 쾌적한 곳이 또 없다.



바닥에 깔린 폭신한 카펫 위를 총총총 밟고 걸어서는 내 겨울 부츠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후원사가 마련한 홍보부스와 VIP를 위한 특별 서비스가 마련된 카페가 늘어선 긴 복조를 지나느라 두발이 바빠진다.




내가 착하게도 총을 안 가져와서 다행히 보안 검색대를 가볍게 통과할 수 있었다.

"니하오"라고 경쾌하게 인사하며 즐거운 관람이 되라며 웃음 짓는 시큐리티 녀석의 어이없는 친근함을 뒤로한 채, 내 발을 감싼 갈색 스웨이드 부츠는 뚜벅뚜벅, 바젤의 향기를 맡으러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아트 바젤 도록과 기념 가방을 파는 부스. 행사 기간 내내 아쉬웠던 점이 바로 아트 바젤 기념상품이었다. 기념품으로 사가지고 친구들과 나눌만한 자잘한 상품은 기대했는데, 오직 저 도록과 가방뿐. 그나마 있는 도록과 가방 또한 그리 완성도가 높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까지 살게 없나 궁금해졌다. 3일째 되던 날 아트 바젤 스텝이 와서 고객 만족도 설문 조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나는 이 사항에 대해서 나의 아쉬운 마음을 전달했다. 개선되었으면 한다.


아트 바젤이 열린 곳은 마이애미 컨벤션센터 지도이다. 아트 바젤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입구는 B, D 구역에 있다. 나는 첫날에는 뭘 몰라 발길 가는 곳으로 따라가 보니 D구역 입구가 오길래 그리로 들어가서 D구역부터 보았고, 그다음 날은 가고시언(Gagosian Gallery) 페이스(Pace Gallery), 화이트 큐브(White Cube) 등 주요 갤러리가 밀집한 A구역을 관람했다.


D구역 입구 (Enterance D)

D구역에 들어서자마자 보았던 아트 바젤의 풍경




안녕, 아트 바젤.

너를 보러 저 멀리 서울에서부터 날아왔단다.

정말 보고 싶었어. 많이 기대하고 있단다.

재미있으면 좋겠구나!


:D




더 많은 사람들 속으로. 아트 피플(Art People), 아니 아트 파티에 온 파티 피플(Party People) 속으로

조금 큰 부츠를 신은 여행자는 10개의 발가락에 힘을 꽉 쥐고 한걸음 한걸음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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