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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SYKOO Jan 04. 2020

노은주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도시의 풍경>1

아티스트 노은주 작가에게 듣는 그의 작품 세계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 interview]는 미술 작가, 배우, 영화감독, 음악감독, 프로그램 개발자, 스타트업 CEO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나보는 아치쿠의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또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각자의 시선에서 본 '미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며 각자의 삶에서 '미술'이 혹은 '예술'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안녕하세요, 아트디렉터 아치쿠 입니다.




이번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에서 소개할 인물은 ‘도시 풍경’을 탐구하고, 도시를 이루는 풍경 요소들을 자신만의 미술 언어로 표현하는 아티스트, [노은주 작가]입니다.



구부러진 선 Ready to Bend, 2019, oil on canvas



현재(2020년 1월) 진행 중인 노은주 작가의 개인전, (~2020. 1.19까지)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종로구)




아치쿠와 노은주 작가님과의 인연은 지난 201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전시기획 수업(김선정 교수)]을 통해 시작되었죠. :) 전시기획 수업 이후, 아치쿠가 처음으로 노은주 작가님의 작품을 본 것은 한예종 미술원 내 ‘복도 갤러리’ 전시를 통해서 였어요. 이후 2013년 갤러리 윌링앤딜링에서 열린 노작가님의 개인전을 통해 노 작가님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죠.


이렇게 노은주 작가님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린 아치쿠는 이후 작가님의 전시를 찾아다니면서 노 작가님의 작품 활동을 통해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아트씬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독자적 행보 이외에도 동료 작가님들과의 협업을 진행하거나 직접 전시 기획에 기획자로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은 아치쿠에게 있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왕성한 전시활동과 작품세계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가는 작가님의 작업 활동 과정, 그리고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하는 모습은 언제나 아치쿠로 하여금 ‘참 열심히, 그리고 잘,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 늘 응원의 마음으로 작가님의 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했죠.


아치쿠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노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생각들, 향후 행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아치쿠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아치쿠가 만난 아트 피플, 아티스트 '노은주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풍경>을

만나보실까요? :)



Shake Your Artsy Spirit!

art director, ARTSYKOO









노은주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 본 <도시의 풍경> 



노은주 작가






ARTSYKOO. 노은주 작가님은 학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대학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서 나오셨는데요, 각 학교에서의 교육 경험이 작가님의 작품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두 학교의 교육 제도는 어떤 면에서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Eun-joo Rho. 우선, 제가 경험한 시기의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는 여러모로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우선 처음에는 입시 방식과 인원수, 매체에 대한 접근이 제가 느끼기엔 크게 차이를 만드는 지점 같다고 느껴졌어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은 일단 재학생 인원이 많아요. 제가 다니던 시기에는 (다양한 매체 수업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회화' 매체를 중심으로 모든 학과 활동들이 진행되었어요. 이런 방식에 다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었던 터라 벗어나려고 노력했었죠.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 수많은 회화를 보고, 생각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인원이 많은 만큼 작업에 대해 선생님 또는 학생들 간에 긴밀하게 교류하는 느낌은 적었지만, 좋은 동료들을 많이 얻었고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의 경우, 제가 홍대 미대 학부 재학 시절, 친한 친구가 한예종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다니고 있어요. 그 친구를 통해서 수업이나 학교 제도에 대해 많이 전해 듣고, 직접 방문하기도 했었는데요, 이후에 예술전문사과정(석사)으로 한예종에 입학 한 후에 각 스튜디오에 6-7명씩 매체 별 담당 교수님을 배정 받아 수업을 듣었는데,

처음에는 이러한 한예종의 도제 방식의 교육 과정이 낯설게 느껴졌었어요. 매체별로 스튜디오가 나뉘어 있으니, 조금은 폐쇄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별도로 학생들과 발표 모임을 만들어서 많이 해결이 되었어요. 대학원 초기에 만들어진 ‘작업을 서로 공유하는 모임’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작업 활동에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면 학교 자체와 상관없이 그 환경에서 어떤 동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더 기억에 남아요. 물론 각 학교의 시스템적인 특성이 영향을 많이 끼쳤겠지만 시기나 상황마다 개인들이 경험하는 학교의 특성은 다를 것 같아요.













ARTSYKOO. 아치쿠는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노은주 작가님의 작품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가님의 홈페이지(www.eunjoorho.com)를 유심히 살펴보았죠. :)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약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노은주 작가님의 첫 개인전 데뷔 시기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보안여관의 전시까지, 작가님의 작품 세계 발전을 쭉 지켜볼 수 있어서 아치쿠는 정말 행복한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의미가 크게 다가오는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노은주 작가 최근 전시, 그룹전 , 021 Gallery, Daegu, aug. 2019



노은주 작가님은 ‘도시의 풍경’이라는 주제와 그 풍경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소에 대한 탐구를 하는 작업을 오랜 기간 지속하고 계세요. 실제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나무, 철과 같은 매체를 병치하고 또 ‘종이’와 같이 아주 얇고 연약한 매체(실제 건축 자재와는 상반된 성질을 가진)를 여러 차례 접어 종이라는 평면 매체가 입체가 되어 ‘구조물’형태를 취하는 변모, 그러면서 동시에 건축의 형태를 상기시키나 실제로 ‘후-’하고 불면 곧 넘어지거나 아주 작은 불씨에 금세 타버릴 만큼 깃털처럼 가볍고 연약한 존재로서의 구조물이라는 패러독스를 표현하는 점이 작가님 작품 특유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Eun-joo Rho. 과연 저에게 제 고유의 스타일을 정립해나가는 과정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그걸 지양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고 좀 헷갈리기도 합니다.) 


제가 주목하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이나 형태가 있고, 그 대상들이 반복적으로 ‘출현’하다 보니 아무래도 작업 간에 형태적, 표현상의 유사한 지점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요. 최근에는 작업 안에서 중요한 형태들을 남기고, 어떤 것을 제거해 나갈 건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좀 더 단단하고 단순한 형태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리는 대상들이 고유하거나, 특수한 형태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반대로 어디에나 있는 '익숙한 형태'들을 대상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익숙함'에서 오는 만성적인 지루함, 불안함 등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감정 상태에 관심이 있습니다.



아직 저는 작업 안에서 ‘스타일’을 무엇이라고 생각해야 되는가 대해서는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겠어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스타일은 태도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요.)






노은주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ARTSYKOO. 아치쿠가 지난 7년간 작가님의 작품을 지켜본 결과 특정 시기의 작품 시리즈를 거치면서 노은주 작가님 고유의 스타일을 정립해가는 과정이 두드러지게 보였던 작품들이 있었어요.


먼저 제가 2013년 작품과 2017년 작품을 이미지를 비교해서 살펴볼게요. :)






2013년 작


노은주, Leaning against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89.4 x 130.3 cm, 2013


노은주, 도시 정물 2_면천에 유채_210 x 160 cm_2015




2017년 작


노은주, Burned_캔버스에 유채_각 45.5cm x 33.4cm_2017


노은주, 조각들_캔버스에 유채_각 162.2cm x 112.1cm_2017





일례로 지난 2017년, 노은주 작가님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 스튜디오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되셔서 그곳에서 작업 활동을 이어가기도 하셨는데요, 


특히 난지 오픈 스튜디오에서 본 작가님의 작품들에 대하여 아치쿠가 느낀 인상을 단순히 표현하자면, 이 전 시기에 비해서 작가님이 작품을 통해 들어내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반영하는 이미지의 형태적 요소가 주는 에너지가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자면 더욱 굵직해졌다고 생각되고, 상대적으로 작품 속 메시지의 함의도 깊어면서 기존 작품들에 비해 보다 무언가 더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형태'로 변화, 발전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Eun-joo Rho. 난지에 있던 시기의 작업들이 유일하게 자연물의 형태,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선들이나, 자연물의 부산물들이 작업에 직접 등장하기도 했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머무르는 장소가 달라지고 경험하는 대상들이나 이동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전과는 다른 대상들이 작업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서울시립미술관 난지 스튜디오 레지던시 당시 오픈 스튜디오 전시에서 공개되었던 노은주 작가의 작업실 풍경 및 작품들






2017 난지스튜디오 노은주 작가 작업실 풍경 & 작품을 설명하는 노은주 작가), 직접 촬영







ARTSYKOO. 이번엔 노은주 작가님의 작품 세계관에 대한 좀 더 깊은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먼저 작가님의 작가 노트를 살펴볼까요?



a. 이미 생성된 도시의 형태는 한 개인에 의해 쉽게 바뀌기 어렵다.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마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은 듯하지만, 그것은 나와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신체적 감각을 압도하며 거대해진다. 풍경의 표면은 나의 눈을 그곳으로 머무르게 한다.


나는 거대하지만 연약하고, 반짝거리거나 육중한 몸체로 나의 눈을 사로잡지만,결국에는 허무하게 만드는 표면들을 대면할 때 생겨나는 무력함, 지루함, 불안함 등의 복잡한 감정들에 대한 반응과 기록을 그림 속에서 '형태'들로 보여주려 한다.



b. <풍경>, <조각들> 연작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제작한 모형, 거리에서 주워온 물건 등의 사물들을 

나열하고 재배치하는 과정에 대한 일종의 기록·정물화이다. ‘그림’이라는 바닥 위에서 파편적으로 인식된 형태들은 결국 하나의 질서를 가진 덩어리가 되어 결과적으로 '도시의 풍경'의 한 장면으로 연결된다.




- 노은주 작가 노트 중-




노은주 작가님에게 있어서 ‘도시의 풍경’은 ‘도심 속 상업 지구의 고층 빌딩’이기보다는 ‘아파트’라는 주거용 건축물이라고 하셨어요. 작가님의 작품 시리즈 중에 ‘도시’와 ‘건축’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져있고, 이것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이를 기반으로 작품세계가 변모,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은주 작가님에게 ‘도시’와 ‘아파트’라는 개념에 대한 경험, 그리고 그런 경험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하여 어떻게 작업으로 구현되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Eun-joo Rho. 아무래도 제가 자주 접하는 상황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게 되고, 반응하게 되긴 합니다.


'도시'라고 하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광범위한 대상 안에서 제가 자주, 반복적으로 집중하게 되는 게 주거용 건축 구조물이고, 단순히 피상적인 도시의 범주가 아닌, 눈과 몸으로 복합적으로 경험하고 사유하게 되는 대상이 주거용 건축구조물이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작게 보면 ‘집’, 조금 더 크게 보면 나의 동선 안에서 포착되는 ‘도시’에서의 경험들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좀 더 다른 말로 하자면 미술 안에서 ‘풍경’이라는 범주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관해 관심이 있습니다.







노은주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ARTSYKOO. 노은주 작가의 작품 속의 도시는 차분하고 연약한 듯 보이지만 날이 서있고, 그날이 얇은 면을 견고하게 지탱해주며 보는 이에게는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해주는 특별한 ‘서늘한 ‘분위기가 작가님 작품 특유의 매력을 갖게 한다고 생각해요. (표면을 최대한 ‘얕게 그리는 것’, ‘얇은 느낌’이라는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군요!)



노은주, The Grey Side, 2018, detail




노은주, The Grey Side, 2018, detail














언젠가 노은주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치쿠가 당시 푹 빠져있었던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announcement’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요, 놀랍게도 노 작가님 또한 당시 프라안젤리코 등 르네상스 종교 회화의 화법 특유의 ‘얕고 플랫flat 한 이미지’에 대해서 스터디 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Fra Angelico, The Annunciation, 1437-46, Convent of San Marco, Florence, Italy


프라 안젤리코와 르네상스시대 회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작가님이 받은 인상과 매력에 대해서 작가님의 시점으로 들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외에도 작가님에게 영감이 되는 이전 세대 혹은 동시대 작가가 있다면 어떤 작가의 작품이 흥미롭게 다가오고 어떠한 이유에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어요.










Eun-joo Rho. 2016년 인사미술공간에서 기획/참여했던 <뿔의 자리> 전시를 준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미술에서 ‘형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적인 시선 구성, 얇은 깊이를 가진 건축적인 공간으로의 화면, 인공물/모형을 닮은 자연의 형태 등이 제가 화면을 구성하고,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을 생각할 때 이 당시 작가들의 그림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은 프라안젤리코, 지오또 등 초기 르네상스 시기, 중세 후기 시기의 페인팅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배경을 구성하는 방식, 자연/ 건축물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어요.


책 [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 정서영, 김현진 지음 (현실문화, 2013)이 이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금도 책에 담긴 글들과 작업 이미지들을 자주 읽고, 보곤 합니다.














ARTSYKOO. 아치쿠의 인상에 남았던 노작가님의 아트 프로젝트 중에는 인사동에서 다른 작가와 협업을 진행했던 2016 그룹전 [뿔의자리]였는데요, 전시에 참여한 작가님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셨을 뿐만 아니라, 동료 작가(전현선 작가)와의 합작을 만들기도 했어요.


사실 저는 프로 작가들이 각기 자신의 화법을 가지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던 사례를 직접, 가까이에서 접해 본 사례가 없었어요. 제 기억에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된 작품은 노은주 작가님의 작품을 다른 작가님의 필터를 통해 바라보는 ‘스핀 오프’와 같은 흥미로운 작품으로 다가왔어요.


당시 공동 작업과정과 그 프로젝트를 통해서 느낀 점, 그리고 다른 작가들과의 합작과 같은 형태의 작업 활동이 실제로 본인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합니다.




Eun-joo Rho. 공동작업, 협업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등은 최근 몇 년간 저의 큰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그 중 전시 <뿔의 자리, 2016, @인사미술공간>에서는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좀 더 긴밀한 공동 제작 방식으로, 2017년 난 게 미술창작 스튜디오에서 기획하고 참여했던 [그날 우리는 무엇을 본 걸까?]의 경우에는 레지던시라는 상황과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에 대한 장소 기반 협업을, 출판물 {VIEWERs}에서는 언어-그리기 사이에서 형태를 재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일종의) 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저에게 '협업'은 스스로 제약이자 조건을 만들어 내는 방식 중 하나이고, 이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스스로 제약과 조건을 제시하고 또 이에 대한 반응이나 답을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거나, 질문 상태로 남아 있는 부분들을 협업이나 전시 기획 프로젝트로 접근해 보았어요.



<뿔의 자리 Scatter Gather>,  2016.6.2 - 7.9,  인사미술공간



확실히 공동제작, 협업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변수나 과정상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도하고 궁금해하고 있는 걸 봐서는 이 과정 자체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제약이자 조건이 아직까지는 저에게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회화 작업을 위해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기보다는 요즘은 회화 작업과 동시에 다른 매체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RTSYKOO. 노은주 작가님께서는 다른 작가님의 전시와 작품을 관람,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국내외 전시 중 작가님의 ‘인생 전시’라고 할 수 있었던 전시 혹은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 전시의 전시장 분위기와 공간의 특징, 전시 디스플레이, 조명/채광, 전시 주제,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 등 어떤 부분이 작가님에게 특히나 인상 깊게 남았을지 궁금합니다.




Eun-joo Rho. 요즘은 전시를 이전만큼 많이 보진 못했지만, 열심히 보러 다니던 시기도 있었어요. 작가가 되기로 생각한 건, 사실 작업들을 보는 경험이 강렬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인생 전시를 꼽는 건 힘들지만, 질문을 듣고 문득 기억이 나는 전시에 대한 경험을 남깁니다.)


최근에 본 전시, 작품 중에는 아트선재센터 <색맹의 섬> 전시에 출품된 임동식-우평남 작가의 작업이 기억이 납니다. 두 분의 토크 프로그램도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임동식 & 우평남, <색맹의 섬>, 아트선재센터 (직접 촬영)








기억에 남는 미술 공간은 자연광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위스 바젤에 바이엘러 파운데이션뉴욕의 디아 비콘이 기억에 남아요. 실제로 봐서 좋았던 작가의 개인전은 일본에서 보았던 프란시스 알리스,일민미술관 정서영 작가의 전시«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 2013», 풀과 학고재에서 있었던 이우성 작가의 개인전 <망각에 부치는 노래>가 기억에 남습니다.





프란시스 알리스, 2018, 아트선재센터, (직접 촬영)






노은주 작가의 인터뷰는 part 2에서 이어집니다.      








현재(2020년 1월) 진행 중인 노은주 작가의 개인전(~2020.1.19)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종로구)





artist Eun-Joo Rho


2016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졸업

2012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solo exhibition


2013 '상황 /희미하게 지탱하기'/ 1.25-2.17/스페이스 윌링앤딜링




group exhibition


2018 'VIEWEWs' /12.14 - 12.20 / Boan1942 3층 보안스테이 34번방


2018 '세 번 접었다 펼친 모양' /10.17 - 11.11 / 브레가 아티스트 스페이스


2018 'White Shadows' /9.5 - 12.8 / 우민아트센터


2018 'If not, not' /5.26 - 6.24 / Keep in touch Seoul


2017 'Immersion VS Balance' /12.21 - 2.3 / 갤러리 기체


2017 '그날 우리는 무엇을 본 걸까' /7.27 - 8.6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전시실


2017 '20면체 분광기' /4.14 - 4.15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전시실


2017 '카메라 퍼슨' / 1.24 - 2.4 / 갤러리 175


2016 '뿔의 자리' / 6.2 - 7.9 / 인사미술공간





2012 서교예술실험센터 NArt 연계 신진 작가 지원사업 선정

2017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1기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노은주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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