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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SYKOO Jan 06. 2020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의 김도형을 만나다 1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tripbon'공동창업자 김도형님과의 인터뷰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tripbon'공동창업자 김도형님과의 인터뷰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 interview]는 미술 작가, 배우, 영화감독, 음악감독, 프로그램 개발자, 스타트업 CEO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나보는 아치쿠의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또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각자의 시선에서 본 '미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며 각자의 삶에서 '미술'이 혹은 '예술'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안녕하세요, 아트디렉터 아치쿠 입니다.






이번 아치쿠가 만난 아트 & 피플에서는 스타트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만나보았는데요,


바로 스타트업 트립본 tripbon에서 개발자이자 기획총괄을 담당하고 계시는 김도형(트립본 tripbon 공동창업자 / 대표 신동원) 님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






김도형 님과 아치쿠는 지난 2018년 가을, 코워킹스페이스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 mic impact studio(강남구 역삼동, 현재 폐업)의 코워킹 입주민으로 만나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트립본의 ‘여행 준비 과정'에서 여행자가 겪게 되는 '막연함'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진 웹 환경을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과  해외 미술 전시 관람과 아트페어를 방문하려면 어쩔 수 없이 매번 길을 떠나야만 했던 아치쿠는 '여행 준비 과정'과 '확실한 정보'라는 주제에 대하여 공통적인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도형님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이슈가 많았죠.




특히 개발자와 예술가의 삶이 어느 정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롭게 다가왔는데요,  '코딩'이라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가지고, 개발자가 그리는 세상의 그림을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세계의 언어로 만들어가는 작업은 마치 아티스트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인 생각들을 자신의 미술 언어를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것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


실제로 도형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형님은 아치쿠 기준에서 매우 아티스틱 한 배경과 IT, 기획 등 다재다능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그리하여, 더 많은 분들과 김도형 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아치쿠는 이번 인터뷰를 기획하게 되었답니다. :)



Fresh, New, Talent 라는 수식이 참 잘 어울리는, 개발자 김도형 님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지금 바로,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에서] 김도형님의 스타트업과 개발,그리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hake Your Artsy Spirit!

art director, ARTSYKOO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tripbon의  김도형을 만나다 1


김도형 님 (트립본 공동 창업자 / 개발자) @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



*startup & Tripbon



ARTSYKOO. 먼저 도형님이 경험하신 [스타트업계] 이야기를 좀 들어볼까 해요. :) 최근 몇 년 사이, 스타트업계에서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실제로 한국에서 '스타트업'이라는 개념과 그것에 동참하는 인구들은 201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확산되었죠!)


이런 세간의 관심은 이전과는 다른, 즉 스타트업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와 스타트업 대표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만들었기도 했어요.






미국 스타트업의 산실 실리콘 밸리를 배경으로 하는 미드 <실리콘 밸리> 트래일러



사실 아치쿠는 드라마를 그리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최근 1-2년간 방영했던 드라마를 랜덤 선택해서 봤는데 공교롭게도 세 편의 드라마(이번 생은 처음이라 2017/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2018/ 실리콘 밸리-USA) 모두 스타트업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실제로 이 드라마에서 직접 광고를 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소개팅 앱입니다 하하) 사용해 본적 있죠. :)


혹시 도형님께서는 스타트업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본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실제 스타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는 이런것이다 라고 생각한 적 있으신지요?




Dohyeong Kim. 저는 아직까지 스타트업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는 본 적은 없어요. 실제로 스타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곳의 현실은, 일단정신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으로 고된 하루하루가 계속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트립본이라는 스타트업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나온다면, 드라마 내용은 아마도 '개인의 외로움', '우울감', '건강 악화', '과로' 등과 같은 거칠고 암울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네요. (실제로 저도 한번 스타트업계의 현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써 볼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내용이 너무 우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접었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 활동하고, 무엇보다 '버티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일단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좌충우돌하는 과정 속에서 어떤 상황이 닥치든 뭐든 해결할 수 있는 임기 대응 능력치가 향상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 것은 매일매일 몸을 해치면서 일을 하고 있다드 생각이 들고, 실제로 그렇게 심신을 녹여 부단히 업무를 위해 사용해도 결코 ‘성공’이라는 궤도에 쉽게 오를 수 있는 것도 아니죠.


대신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의 전 과정에 대해서 경험을 하다 보니, 경험치가 올라가게 됩니다. 뭐든 닥치면 다 하게 되고, 그걸 또 ‘경쟁력’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의 사람들이 직면한 미션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갖춰진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아닌, 다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이 이 업계에 들어와서 고생을 하면서 점차적으로 여러 능력을 갖춰가는 것이 아닐까요.






ARTSYKOO.  도형님이 몸담고 있는 [트립본tripbon]이라는 여행 정보 서비스 스타트업과 그곳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들어볼까 해요.  트립본,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 스타트업인가요?




Dohyeong Kim. 자유여행자들이 모두 다 여행을 결심하게 되면 공통적으로 하는 일이 가이드북을 구매하거나, 하염없이 네이버 블로그에 검색하고 읽습니다. 커뮤니티에도 많이 가입하죠. 여기서 저희는 몇 가지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려 합니다.


트립본 공식 홈페이지 https://tripbon.com/


첫째,  모두가 같은 데이터 (블로그, 커뮤니티 글)을 보고 분석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두 번째, 기준이 없습니다. 블로그 글을 일정량 이상 읽기 전까지 정보들이 어떻게 분포되어있고 어떤 내용들이 주류이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인지 알기 힘듭니다. (알게 되더라도 명확하게 분석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일종의 감이지요.) 그러다 보니 중복된 내용을 계속 읽거나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된 내용을 마주하게 되어 혼란을 겪는 일도 많습니다.


세 번째,  읽어가며 정보를 학습하더라도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이해와 조사를 위한 프로세스나 양식, 도구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휘발성이 매우 강합니다.


네 번째, 읽어나가는 정보들이 너무 개인적인 내용들로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 여행자 본인이 본질적으로 궁금해하는 것에는 답변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 경비가 얼마나 들 거 같냐는 질문이 자유여행 업계에 상당히 많이 퍼져있는데 일반적인 답변이 ‘사람마다 달라요’입니다.)



여행 정보 서비스 스타트업  트립본tripbon 이 목표로 하는 일은 자유 여행자 모두가 궁금해하고 반복적으로 하는 일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트립본tripbon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서 직접적으로 자유여행자들에게 여행 자료 조사의 가이드라인이 되고  그들이 더 쉽고 편하게 원하는 여행을 꾸려나갈 수 있게 발판과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최근 저희 트립본이 출시한 웹 서비스(www.tripbon.com)는 기본적으로 간편하게 [상 중 하] 방식으로  [숙박/식비/관광 경비를 계산]하는 경비 계산기, 이외에도 물가 수준, 상황별 코스와 호텔 추천을 담고 있습니다.









ARTSYKOO. 트립본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키워나가는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생각이 나, 깨달음 같은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Dohyeong Kim.  여행 스타트업이 외부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로망 가득한 분야죠. 하지만 막상 이쪽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결코 낭만에 가득 차거나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일단 하나부터 열까지 자잘하게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이 많은 건 기본이고, 시장 반응이 엄청 민감하다는 점이 쉽지 않은 부분 중에 하나죠. 특히 우리의 삶 속에서 ‘특별한 이벤트’ 중 하나로 생각되는 ‘여행’이라는 부분은 어떤 사람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분야라고 할 수 있죠.


수많은 여행 스타트업이 국내에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래서 너네 ‘트립본 tripbon’이 다른 여행 스타트업이랑 다른게 뭐야?” 하고 묻는다면, 저희는 그 여행 스타트업계에서 너무 힘들어서, 노동집약적이라서 감히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를 맡아서 한다는 점이 저희 트립본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정보 큐레이팅 info – curating’이라는 것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 작업 과정은 정말 이지, 쉽지 않아요. 정보 큐레이팅을 위한 기반 작업은 기술적인 요소로 아직까지는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오로지 현재로써는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부터 전 과정을 직접 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죠. 다분히 노동집약적인 일들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어요.





김도형 님 (트립본 공동창업자/개발자)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






ARTSYKOO. 이번에는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까 해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투자를 받게 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리고 사업을 하게 되면 네트워킹을 수시로 하게 되고, 업계 관계자들을 다방면으로 만나 볼 수 있는데요, 보통 트립본에서는 어떠한 분야의 분들을 만나게 되나요?




Dohyeong Kim.  벤처캐피털(VC)과 같은 투자사의 투자를 받거나, 개인의 직접 투자 둘 다 가능한 투자 유치 방식입니다. 보통은 초기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투자는 사업 아이템보다 사업을 이끄는 실무진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네트워킹의 경우, 아무래도 아주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죠. VC들을 만나기도하고, 여행업계의 관계자분들, 그리고 여행 블로거들을 만나기도 해요. 여행블로거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실제로 여행 블로거/카페 운영자를 만나보면 생각보다 그분들은 생각보다 평범한 분들이 많으셨고, 대신 끈기와 트렌드와 검색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유명세를 얻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네트워킹 파티의 경우, 블루 포인트 파트너스(대표 이용관)라는 투자사에서 주최하는 네트워킹 파티가 생각나네요. 여러 개발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할 수 있었고, 그 네트워크 파티에서 만난 개발자와 지금까지 연이 닿고, 또 그분의 소개로 트립본의 투자처를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ARTSYKOO. 보통 도형님 연배의 분들(20대 후반)은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의 ‘채용 면접’의 응시자가 되어 회사 임원진의 심사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일 일 텐데요, 현재 도형님께서는 아직 젊으신 나이임에도 스타트업에서 대표 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한 회사의 임원으로서 종종 인재를 채용하는 일을 하고 계세요.



Dohyeong Kim.  제가 약 3년간의 스타트업계에서 회사를 운영해 보고 얻은 결론은 결국 회사는 사람을 부품으로 만들어야만 지속적으로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효율적인 업무 분업과 매뉴얼로 일정 치의 워크 퍼포먼스를 공급받아야 회사라는 조직이 문제없이 운영되고 성장할 수 있겠죠.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인재는 어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맡긴 일에 대한 기대치만큼 조건 내에서 맞춰서 제출할 수 있는지, 그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치 이하도, 이상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기대되는 업무 결과물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준다면 가장 이상적이죠.


저희의 채용 프로세스를 간략히 말하자면, 대표가 1차적으로 서류를 심사한 뒤 후보자들을 2차로 실무진인 제가 면접을 통해서 최종 채용을 결정하죠. 이런 프로세스는 보통의 스타트업들의 채용 과정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회사의 채용 과정과도 동일합니다.






ARTSYKOO. 이번에는 코워킹 스페이스 co-working space /공용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 도형님과 제가 처음 만난 건 지난해 2018년 가을, 마루 180의 입주사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라는 코워킹 스페이스의 아주 캐주얼한 입주사 네트워킹 파티를 통해서 였죠. :)


다양한 개인 혹은  단체가 사무 공간을 공유하며 사용하는 코워킹스페이스/공용 사무실

당시 아치쿠는 마이크 임팩트 스튜디오에 1년 남짓 입주했었는데요, 그보다 이전부터 계셨던 팀이 바로 트립본과 유학 정보 스타트업 글로랑, 그리고 건축 매거진 & 출판 스타트업 에뜰리에 입니다. (제가 정말 애정 하는 코워킹 입주 메이트이자, 혼자 일하며 외로운 제게 정말 좋은 친구들이 되어주신 분들이죠. (아치쿠와 아치쿠의 프로젝트에 언제나 넘치는 애정과 관심을 보내주시는, 정말 감사한 분들입니다. ;)


현재는 사정상 모든 입주사가 마이크임팩트라는 둥지를 떠나 트립본은 피치트리로, 아치쿠는 위워크로, 다른 입주사분들도 근처 코워킹스페이스로 모두 이전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종종 만나며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새로운 오피스 문화가 역할을 하는 순기능(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임대료, 네트워킹,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및 시설관리, 여러 세미나 참관 등)을 여러모로 경험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하는데요, 도형 님께서는 코워킹스페이스에서의 경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지요?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180), (이미지 출처  http://micimpactstudio.com)

Dohyeong Kim.  네, 물론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해서 얻게 되는 것들이 있죠.


예를 들어 트립본이 “쫄투: 쫄지말고 투자하라”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상담 토크쇼, 진행: Capstone Partners 송은강 대표, Cognitive Investment 이희우 대표)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것도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의 입주사였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어요.


네트워킹을 할 수 있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회사를 보면서 ‘반성의 거울’이든 ‘본받을 만한 것들이 든’ 뭔가 보고 느낄만한 것들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또한 해당 코워킹에서 이전한 뒤에도 인연이 이어져서 이렇게 아치쿠님과 인터뷰를 함께 진행한다든지,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에서 함께 입주했던 이웃 스타트업 글로랑에게 영상 스튜디오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와 장비들을 트립본이 협찬하고, 네트워크를 소개받는 등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하며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부분들이 코워킹 스페이스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ARTSYKOO. 개발과 개발자로서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도형님께서는 지난 2018년 초, [블록파티]라는 개발자 대회 회사에서 MVP를 했다고 들었어요. (WOW!):) 당시 거액의 연봉 제안의 스카우트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떠나지 않고 트립본을 지금까지 지키고 계신데요, 거절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Dohyeong Kim. 맞습니다. 해당 대회에서 MVP로 선정되고 나서 여러 제안들이 찾아왔죠. 국내 유명 로펌 시니어급 변호사이자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계신 투자자에게 개인투자 의뢰를 받은 적도 있고, 다른 회사에 고액의 연봉 제안을 받으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경우도 더러 있었죠.


일롈로 [블록파티] 대회를 주최한 미국 회사의 한국 지부 론칭 때도 조인하라는 오퍼를 받기도 했는데, 당시 제가 제안받은 연봉이 20만 불이었어요. 저는 거절했죠. 그리고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사실 돈을 벌겠다고 작정을 하면은 지금도 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개발만큼 제게 있는 뛰어난 능력이 ‘교육’부분인데, ‘코딩 교육’이 열풍인데, 그걸 아직 안 하고 있는 이유는 그 분야는 제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은 지금만 할 수 있는, 지금의 제게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ARTSYKOO. 도형님의 교육 백그라운드를 살펴보면 학부 전공이 공과계열도 아니고(현재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재학 중이죠), 고등학교도 문과 출신이에요. 개발자 대회에서 MVP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도형님께서 어떤 계기로 개발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그리고 코딩하는데 있어서 도형님이 느끼는 매력은 어떤 점인지 궁금합니다. ‘개발’, ‘개발자’라는 직군은 어떠한 특별한 매력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Dohyeong Kim.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항상 생각하는 것이 남들보다 나은 저만의 경쟁력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표현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습니다.


개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정확히 3년 전에 휴학을 시작하면서입니다. (이번 학기에 복학합니다) 당시에는 IT 쪽 기획자를 목표로 삼고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자 했죠. 말로만 기획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질을 이해하고 경험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서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3개월짜리 안드로이드 개발 코스에 참여하면서 개발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죠.



그렇게 시작한 프로그래밍을 단순히 경험적인 체험에 멈추지 않고 3개월의 교육 이후에도 본업으로서 프로그래머를 선택하게 된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스스로 재능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래밍 이전에는 상경계열에서 상품기획, 마케팅, 이런 부분을 공부했고 나름 능력이 있는 편이었습니다만, 매우 특출나서 돋보이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반면 프로그래밍 쪽은 천재 수준은 아니지만 수재 수준의 재능과 적성 적합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기술 습득이 매우 빠른 편이고 사고방식이 상당 부분 전자적 논리 흐름과 비슷해서 코드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두 번째로 업계의 문화가 본질적으로 실력주의이고 그 실력을 나타내기 좋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상경계에서는 이 차이를 만들어 보이기가 매우 어려운 편이었습니다만, 프로그래밍은 매우 명확한 편이어서 많이 매료되었습니다. 여기에 급변하는 기술들이 학습에 대한 상당한 부담으로 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계속적으로 관심과 열정을 쏟을 수 있고, 빠른 기술의 흐름은 언제나 인력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사실 현재 제 학부 전공이 '식품자원경제학'인데요, 실제로 제가 학과 과제로 2014년에 기획했던 1인 가구를 위한 요리 키트와 같은 건 현재 실제로 시판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진행했던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로 식품 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판매할 수 있는 전략이었음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기획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아이디어 피칭을 하는 과정에서 내실보다는 화려한 언변과 쇼맨십과 같은 능수능란한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봤을 때 많이 허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경쟁하는 건 물론 좋아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서는 제가 지향하는 가치관과 현격한 괴리가 존재했죠.




제 삶의 중요한 모토가 되는 것은 overwhelming(압도적인)undisputable(반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이 두 가지입니다. 논쟁할 여지가 없는 확실한 무언가에 가치를 두고 있죠. 그런 측면에서 저의 학부 전공은 그런 부분에서 그 차이를 만들기 어렵고, 오히려 권위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요. 권위, 경력, 시간에 기댄 능력치를 기대는 분야에서 명백히 월등한 실력은 빛을 발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 와중에 이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던 와중에 IT업계의 기획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IT 분야에서 인정받는 기획자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그 기술의 본질에 대해서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그래머,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성과 열정을 쏟아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성취가 합당하다고 생각될 때 만족감을 느끼곤 해요. 개발은 철저히 실력이 중심이 되는 분야에요. 실력의 차이가 코딩을 통해서 명확히 드러나죠. 이런 본질이 결과물에 여실히 반영되는 것이 개발자, 기술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인문계열에서는 사실 개인이 쉽게 경험하거나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그에 반해 개발은 자기 존재감이 확실한 영역이죠. 바로 ‘기술 영역’의 매력이 바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네요.






김도형 님 (트립본 공동창업자/개발자)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

여행스타트업 트립본의 김도형을 만나다 1

인터뷰는 part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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