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SYKOO Jan 07. 2020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의 김도형을 만나다 2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tripbon'공동창업자 김도형님과의 인터뷰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 interview]는 미술 작가, 배우, 영화감독, 음악감독, 프로그램 개발자, 스타트업 CEO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만나보는 아치쿠의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또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각자의 시선에서 본 '미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며 각자의 삶에서 '미술'이 혹은 '예술'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본 인터뷰는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 스타트업 개발자 "김도형"(여행 정보 스타트업 <트립본> 공동창업자) part 2입니다. 아직 part1을 안 읽어보셨다면 아래 브런치 글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감사합니다. artsykoo.








안녕하세요, 아트디렉터 아치쿠 입니다.



이번 아치쿠가 만난 아트 & 피플에서는 스타트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만나보았는데요,


바로 스타트업 트립본 tripbon에서 개발자이자 기획총괄을 담당하고 계시는 김도형(트립본 tripbon 공동창업자 / 대표 신동원) 님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






김도형 님과 아치쿠는 지난 2018년 가을, 코워킹스페이스 마이크임팩트 스튜디오 mic impact studio(강남구 역삼동, 현재 폐업)의 코워킹 입주민으로 만나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종종 도형 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형님의 매우 아티스틱 한 배경과 IT, 기획 등 다재다능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더 많은 분들과 김도형 님의 work & life 스토리를 공유하고자 아치쿠는 이번 인터뷰를 기획하게 되었답니다. :)



Fresh, New, Talent 라는 수식이 참 잘 어울리는, 개발자 김도형 님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지금 바로, [아치쿠가 만난 아트&피플에서] 김도형님의 스타트업과 개발,그리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hake Your Artsy Spirit!

art director, ARTSYKOO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의 김도형을 만나다 part 2


김도형 (트립본 tripbon 공동창업자)                                 




ARTSYKOO. 아치쿠는 도형 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발자”라는 직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예술계에서만 몸담고 있었던 아치쿠에게 스타트업계의 “개발자”라는 포지션은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코딩’이라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가지고, 개발자가 그리는 세상의 그림을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세계의 언어로 만들어가는 작업은 마치 아티스트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인 생각들을 자신의 미술 언어를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것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한 생각에 대한 도형 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Dohyeong Kim. 프로그래밍은 공학적인 부분도 많지만 요즘 프로그래밍에 사용하는 언어가 사람이 더 이해하고 사용하기 좋은 형태로 고수준 화가 진행됨에 따라 예술성적인 측면도 더 강해졌습니다. 무엇이 더 나은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모호해지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결국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이냐에 단순히 기계가 빠르게 동작하는 것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으로 표현하려는 대상(업계에서는 ‘도메인’이라고 합니다)을 잘 나타내는가, 타인에 의해 가능성은 얼마나 높은가 등이 좋은 프로그래밍, 코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중 가장 주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패러다임]의 모토는 ‘현실 세계의 반영’이죠. 실제 현실 세계가 운영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밍이 대상과 그 대상의 역할과 행동으로 그것에 대해 규정하고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개발자 김도형 님의 데스크 풍경 @트립본 (피치트리) www.tripbon.com



또한 ‘좋은 프로그래밍’은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이 상당히 크기도 하죠. 개발자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되어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인데요,


코딩 언어가 사람이 더 이해하기 좋은 상태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요즘 트렌드의 코딩에 있어서 “예술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추세이고, 따라서 코딩을 할 때 개발자의 특성이 더 두드러지게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의 예시를 문학적인 예시로 잘 설명 한 인문학적 시점에서 프로그래밍을 풀어서 쓴 흥미로운 출간도 있어요. 


바로 <만약 헤밍웨이가 자바스크립트로 코딩한다면>이라는 책입니다.




우버 UBER 개발자 앵거스 크롤이 쓴 <만약 헤밍웨이가 자바스크립트로 코딩한다면>은 헤밍웨이,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샐린저, 보르헤스 등 25명의 대문호가 자신만의 자바스크립트 문체로 다섯 가지 고전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낸, 아주 기발하고도 흥미로운 개발 관련 서적입니다.











ARTSYKOO. 소개해주신 책 <만약 헤밍웨이가 자바스크립트로 코딩한다면>의 내용과 같이, 헤밍웨이, 셰익스피어 등 여러 소설가들의 문체를 바탕으로, 그들의 문체와 글의 전개 방식을 고려했을 때, 각 소설가 별로 코딩을 이렇게 했을 것이다고 가정하며 진행되는데요, 이 말인즉 작가 별로 문체나 형식이 다 다르 듯 코드도 코드마다 개발자 별 특징이 여실히 반영된다는 건데요, 참 흥미로운 부분이라 생각되네요!




Dohyeong Kim. 코드를 짤 때는 코드를 정리하는 스타일을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코드의 폭과 높이가 있는데, 같은 코드를 짜더라도 폭을 길게 하는 사람이 있고, 높이를 길게 하는 사람이 있죠. 그냥 이건 단순히 개발자 별로 선호하는 ‘스타일의 차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개발자가 100명이 명 100명 다 코드 짜는 방식은 달라지게 되는 거죠.





ARTSYKOO. 앞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설명하실 때 “요즘 프로그래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어요. 코딩에도 '트렌드'가 있나요? 그렇다면 예를 들어 90년대의 프로그래밍과 현재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Dohyeong Kim.  사람 중심의 코딩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어요. 프로그램 자체만으로 볼 때 도 ‘기계’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즉 ‘사람이 이해하기 쉽고, 사람이 보기에 좋으냐의 중심’이 된 거죠. 


왜냐하면 요즘은 과거보다 코팅을 여러 사람과 협업하는 게 일반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도 내가 짠 코드를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코드를 짜는 것이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그리고 종종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내가 협업해야 할 때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보다 기계보다는 그것을 보는 사람 중심의 코딩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ARTSYKOO. “개발자 간의 협업”을 쉽게 생각하자면 하나의 주제와 콘셉트를 가진 ‘매거진’에 파트별로 여러 에디터가 존재하고 이들 간의 협력의 결과물로 하나의 매거진이 완성되는, 그런 방식의 공동의 글쓰기 프로젝트로 이해하면 될까요?




Dohyeong Kim. 그렇죠. 그래서 현란하고 화려한 코드라고 꼭 좋은 코드는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코딩도 있어요. 가령 외주 코딩 같은 경우죠.)






ARTSYKOO. 최근에 AI 교육을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Dohyeong Kim. 네, “AI 이노베이션 센터”라고 정보통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교육과정입니다. 모든 개발자에 있어서 AI가 필수는 아니지만, 저희 트립본 서비스가 지향하는 “인포 큐레이션”을 위해서는 AI를 기반으로 할 때 서비스의 품질과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배우고 있어요. 


김도형 (트립본 tripbon 공동창업자)









ARTSYKOO. 도형 님은 어릴 적부터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예술적 경험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셔도 좋고, 이런 경험 중에 아직까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예술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Dohyeong Kim. 아버지가 전통 예술계 쪽에서 예술감독으로 오랫동안 활동하셨어요. 덕분에 어려서부터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면서 자라났죠. 아마 남들의 수십 배는 보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주 어릴 적에는 판소리를 배우러 무형문화재 명창에게 사사하기도 했었어요. 덕분에 판소리 작품 중 ‘흥부가’ 완창을 한 적도 있죠.


성인이 된 지금도 집에 해금이 있다 보니 가끔씩 취미로 해금을 연주하기도 할 정도로 국악은 저의 생활과 성장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동진, 흥부가, 화초장 타령








ARTSYKOO. 국악과 가까운 삶을 사셨다니, 도형님은 정말 아티스틱 한 환경에서 자라셨네요 :) 멋지시네요. 그럼 일을 할 때는 보통 어떤 음악을 들으시는가요?



Dohyeong Kim. 재즈 힙합도 많이 듣고 영화 같은 미디어 매체 배경음악도 많이 듣는 편이에요.  코딩할 때는 가사가 있는 노래는 안 듣는 편이에요. 왜냐면 가사를 따라가게 되기 때문에 가사의 영향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ARTSYKOO. 이번에는 드디어! ‘미술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해요. 도형님께 인상적으로 다가온 아티스트나 작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Dohyeong Kim. 제가 미술사에 대한 내공은 없지만 멕시코 아티스트 프리다 칼로 Frida Kahlo(1907-1954)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특히 작품에 묘사된 칼로의 그 '눈빛'을 매우 좋아하죠. 



왼쪽, 중앙(프리다 칼로 작품), 왼쪽(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알라 메이다 공원의 일요일 오후>에 등장하는 칼로의 얼굴. 직접 촬영



또한 왠지 모르겠지만 칼로가 피사체로 찍힌 흑백사진과 그 시기에 제작된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지난 2015년 올림픽 공원에서 진행된 프리다 칼로 전에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요, 그 전시에서 본 칼로의 작품들이 제 기억 속에 아직도 인상 깊이 남아있습니다.








멕시코 국립근대미술관  MAM_Museo de Arte Moderno 2018년 소장품 전시에 출품된 프리다 칼로 작품, 직접 촬영


멕시코 국립근대미술관  MAM_Museo de Arte Moderno 2018년 소장품 전시에 출품된 프리다 칼로 작품, 직접 촬영


멕시코 국립 근대미술관  MAM_Museo de Arte Moderno 2018년 소장품 전시에 출품된 프리다 칼로 작품, 직접 촬영








ARTSYKOO. 도형 님 댁에 아주 특별한 미술작품이 있다고 들었어요. 바로 북한 작가가 그린 *[보석화]라고 불리는 아주 희귀한 장르화인데요.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비하인드스토리,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한 도형 님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북한의 [보석화]는 화려하고 다양한 컬러의 보석 같은 자연석을 가루로 만들어 채색에 사용한 그림으로, 북한에서 1988년에 개발한 장르화입니다. 1988년 베이징 국제발명 전람회에 처음 출품되어 금메달을 받으며 중국에서 처음으로 주목받았으며 '조선 보석화'로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어요.



*북한 보석화 작가 신봉화


북한의 직업 화가 신봉화 작가가 1984년, 우연히 한 시멘트 공장에 나가 미술 작품을 창작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적 조건에서 퇴색, 변색이 안되는 색상의 재료를 연구하다가 자연석 가루를 그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석화를 발명한 신봉화 작가는 발명의 공로로 화가는 '김일성 청년영예상'을 받았고, 1990년에는 '공훈예술가'의 칭호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후 만수대창작사 조선 보석 화창 작단 단장으로 활동하며, 풍경화, 인물화, 동물화, 화조화 등을 보석화로 폭넓게 창작하고 있죠.




김도형 님 소장 북한 보석화


김도형 님 소장 북한 보석화



Dohyeong Kim. 오래전, 운현궁에서 진행된 남북 교류의 일환으로 기획된 북한 화가 전시회를 통해 부친께서 직접 구매하신 작품이죠. 현재 특히 저희 집에 걸려있는 보석화 중 한 점은 전형적인 북한식 그림인데 반해 호숫가 풍경을 그린 작품의 경우, 서양 풍경화와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북한 미술품 특유의 선전 미술(propaganda art) 느낌이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크기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저에겐 이제 북한 보석화는 희귀한 미술 작품이라기보다는 마치 집안의 풍경 중 하나라고 느껴질 만큼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작품이기도 하죠. 









ARTSYKOO.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참여하신 소감에 대해서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



Dohyeong Kim. 앞으로 여러 의미로 여행 업계 특히 여행 정보 업계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진실성 있는 여행 정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여행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성장할 트립본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치쿠의 아트앤 피플 인터뷰는 제가 평소 생각해봄직하지 못한 컨셉의 프로젝트였는데요, 인터뷰 과정을 통해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인터뷰들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스타트업 '트립본'의 김도형을 만나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