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디로 가야 하지?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면서..

by Artsymom



파란 눈에 금발 곱슬머리의 학생들과 선생님들 속에서 난, 나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나의 유년기 챕터를 끝내고 청소년기의 새로운 챕터를 미국 중학교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알파벳 소문자 대문자를 배운고 온 것이 전부였다.

학교 생활이 어떨지,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학교 등록이 되었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다지만 내가 미국 이민을 할 시기에는 이멜이란 단어도 없을 때였다.

현장에서 (?) 몸으로 부딪치며 문화와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난 문화(?) 충격을 겪었다.

중학교가 매시간마다 수업을 대학교처럼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닌가.

내 스케줄표대로 수업을 찾아가야 했다.

영어를 알아듣기도 힘든데 매 수업마다 교실을 찾는 일은 더 힘들었다.

학교가 커도 너무나도 컸었고 게다가 똑같이 생긴 문들이 옆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어느 문을 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복도로 이어져있었다.

첫 수업 ESL 까지는 무사히 잘 들어간다.

문제는 그 후다.

복도를 나와 다닥다닥 붙어있는 문들 중 하나를 열고 다른 복도로 가야 하는데, 어느 문을 열어야 다음 시간표의 수업으로 가는지를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쉬는 시간 10분.

나는 10분 안에 다음 수업을 들어가야 한다.

조금 있음 종이 울릴 것이다.


‘띠링~띠링~’

아~종이 또 울린다.

난 또 복도에 시간표를 들고 서성이고 있다.

키가 큰 콧수염 아저씨가 내 앞에 서서 뭐라고 쌸라쌸라한다.

나는 눈만 껌뻑 껌뻑 거리며 대꾸를 안 하니 내가 가지고 있던 시간표를 훑더니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하는 거 같다.

쫄랑쫄랑 따라가니 ‘오잉, 다음 수업 교실이다’.

콧수염 아저씨가 선생님한테 뭐라고 뭐라고 쌸라쌸라한다.

내 수업 교사가 복도로 고개를 내밀더니 나보고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난 감사하다는 말의 여유도 없이 수업 교실로 들어간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4시가 넘는다. 안도의 한숨을 조금은 쉰다.

6시쯤부터 다시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하면 내 심장은 또 쿵쾅 거리기 시작한다.

영어를 알아듣고 못 알아듣고의 걱정거리보다 내일은 또 어떻게 교실을 찾아다닐지 밤새 가슴만 쿵쾅 거리며 밤을 보낸다.

난 교실 찾아 헤매는걸 한 달 정도 했었다.

아무리 길치라도 좀 이해 안 되게 많이 헤맸다.

난 한 달가량 학교 길을 헤매는 바람에 그것이 너무나도 큰 트라우마로 남은 거 같다.

무슨 일로 걱정을 하면 꼭 헤매던 중학교가 꿈에 나타난다.

난 꿈에서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