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으로 작업하기
난 얼리 어답터도 아니고 트렌드를 따라기는 쎈스 쟁이도 아니다.
그렇다고 현대 사람들이 편안하게 쓰는 디지털 문화에 맹문 또한 아니다.
그림을 전공한 나는 캔버스에 오일 물감과 아크릴로 그림을 그리지만, 요즘 많이들 쓰는 아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아도비 포토샵 어플들 또한 종종 쓰곤 했다.
디지털 상의 프로그램 중 코렐 페인터가 아도비 포토샵이나 아도비 일러스트레이터 보다는 순수 미술의 질감을 더 잘 내어주기에 난 코렐 페인터 또한 즐겨 썼다.
코렐 페인터로 그림을 그릴 때는 태블릿에 태블릿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은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면서 작업을 했다.
손이 움직이는 것을 눈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손따로 눈따로 작업이었다. 십몇 년 전 일이다. 그때도 화면에 바로 그릴 수 있는 화면 태블릿이 있었다.
허나, 값이 너무 비쌌다. 난 눈따로 손따로 작업하는 태블릿으로도 아주 재미있게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태블릿과 화면을 따로 작업했던 작가들은 알 거다. 그렇게 작업을 계속하면 태블릿 펜을 잡는 쪽 목, 어깨, 어깻죽지가 슬슬 고장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시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시간은 쭈~욱 흘렀고, 애플에서 그림을 직접 그릴 수 있는 태블릿이 나왔다.
아이패드 프로가 나오고, 남편은 내 손을 잡고 베스트 바이에 가서 화면이 젤일 큰 12.9인치 화면에 용량이 제일 큰 아이패드를 골라 주었다. 애플 펜슬과 부착형 키보드도 구매하고 프로 크리에이터 어플도 깔았다. 프로 크리에이터 어플 또한 코렐 페인트보다 더 쉽게 쓸 수 있는 거 같았다. 디자인보단 손그림의 맛을 잘 살려주는 어플이었다.
이제부턴 아이패드만 가지고 다니면서 쉽게 그림을 그리면 된다. 허나..문제가 발생했다(?).
아이패드에 그림 어플도 여러 개를 깔아놓고도 난 아날로그 방식의 스케치북과 색연필 물감들을 이용해 그림을 계속 진행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디지털 그림의 단점으로 꼽자면 손그림 만이 뿜어내는 정감이나 멋스러움이 없는 거 같았다. 디지터 그림들은 깨끗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풍기는 그림들이 예뻐 보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디지털 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조건(?)을 가지고서도 아날로그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 날은 남편이 내가 손그림 작업을 하는 걸 보더니 “아이패드는 유튜브용으로 전락하는 건가?”를 물었다.
난 그저 씨~익 하고 웃었다. 남편은 “아~불안했던 예감은 적중을 하는군. 그래~그렇게라도 써’” 하며 파이팅 아닌 파이팅을 하고 내 작업방을 나갔다.
반박할만한 그 무언가가 없었다. 사실이기 때문이다. 난 아이패드를 이멜 체크와 유튜브 용으로 쓰고 있을 뿐 크게 활용을 하고 있지 않았다.
손 그림을 그릴 때면 난 무엇이든 들으면서 작업하는걸 꽤 즐긴다.
그러므로 필요한 정보나 심리학 같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놓고 하얀 도화지에 색을 입혀가며 보기 대신 듣기용으로 종종 쓰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태블릿으로 그리는 것을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자주 안 할 뿐.....
앞으로는 종종 아이패드로 멋진 그림들을 더 그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