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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야니 Oct 20. 2020

호흡수련의 효과

나의 부족함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호흡수련 하면 뭐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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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질문에는 A4 용지 두 장 정도 글자 크기 10일 정도로 말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안다. 대부분 나의 그런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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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이고 실용적이며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대답 뭐라고 대답해야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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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냥 마음이 편안해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넘 숏컷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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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잠이 잘 와요라고 하면 불면증 있는 사람들은 솔깃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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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대신 하기에도 좋아요라고 얘기하면 명상은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아 근데 혼자 하는 10분 명상이 안 될 정도면 10분 호흡수련이 어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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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아사나 이미지는 멋있고 적극적이고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고,
명상이 주는 이미지는 있어보이고 트렌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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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수련은 왠지 헐렁한 옷을 입고 90년대 숲에서 근엄하게 기공수련 받는 그런 올드함이 떠오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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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순간 순간의 알아차림에 좋다. 명상과도 같지만 마음 뿐만 아니라 물질적 몸과 에너지 몸을 직접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정화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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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이냐면... 좋은일 또는 나쁜 일로 마음에 업앤다운이 발생하면 호흡에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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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왜 호흡이 잘 안되지 생각하여 있었던 일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반드시 있다.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은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느꼈던 일이 고스란히 몸과 마음에 남아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면 떠오른 그 잠재의식을 가만히 주시하며 호흡수련을 하는 것을 통해 그 감정의 찌꺼기를 흘려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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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gas citta vritti nirodhah. 요가는 마음의 소요를 잠재우는 것이다. #요가수트라 1장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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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요를 잠재우면 뭐가 좋으냐 묻는다면.. 평온해질 수 있다. 그게 원래의 자연스러운 "나"이다. 업앤다운에 휩쓸리지 않고, 먼 곳의 파랑새를 좇으며 "지금 여기"를 잃어버린 상태의 가짜나를 선연히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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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호흡수련은 한번에 몇 개의 계단을 휙 올라갈 수 있는 치트키와 같다. 우리가 요가아사나를 통해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사랑과 평화의 상태로 하누만의 큰 걸음처럼 휙 휙 가볍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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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요기들이 깨달음을 위해 정좌를 했을 때 마음의 소요 때문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소요가 일어날 때 호흡도 함께 흐트러짐을 알게 되었다. 호흡이 고요해지자 마음도 고요해졌다. 그래서 호흡수련이 시작되었다. 헌데 오래 앉아있으려니 육체적 몸이 삐그덕거렸다. 그래서 오래 앉아 집중을 하고 에너지의 원활한 순환을 위한 아사나의 수련이 시작되었다...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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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느 정도 아사나의 성취를 통해 편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면 호흡수련을 통해 라자요가(명상)로 가는 길을 빼꼼히 열어보자. 예민한 사람이라면 한두번의 수련만으로 바로 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나처럼 둔감한 사람은 서너달이 걸릴 수도 있다. 어쨋든 꾸준히 지속하기만 한다면 내 안의 새어나오는 빛을 덮어싸고 있는 장막, 덮개들을 하나둘 치워버리고 온전한 참나가 되어가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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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 요가가 없으면 라자 요가에 성공할 수 없고, 라자 요가가 없으면 하타 요가도 성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라자 요가에 성공할 때까지는 이 한쌍의 수행을 바르게 해야 한다. #하타요가프라디피카 2장 7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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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들도 끄덕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나의 이해가 부족함 탓이다. 요가이론과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관념과 선입관이 그만큼 두터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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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나마시바야.
나의 부족함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강한 동기와 산뜻한 영감이 되게 하소서.
옴 샨티 샨티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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