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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Nov 08. 2020

나도 그렇게 보일까

게으른 사유의 끄적거림

11월 8일


산책하기에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그래도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조금 더 느껴보려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바람에 취약한 편인데,, 바깥은 산책하기에 바람이 꽤 부는 것 같다.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구름 한 점 없이 유난히 새파랗고 맑다.


새파랗다. 더 높아 보인다.

등에 닿는 해는 따뜻하다.


바닐라라떼 한 잔을 들고 집 근처 짧은 산책로를 향했다.

기분이 좋다.


저 멀리 붉은 잎에 흔들리는 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쌀쌀해진 날씨에 빼앗긴 듯 듬성듬성 잎이 떨어졌지만 흔들리는 바람에 파르르 떨어대는 잎들이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난 바람에 취약하다. 그래서 그런지 삶이 힘들 때마다 바람에 흔들린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멀리서 본 흔들리는 나무는 아름다워 보였다.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것일까


존재감을 뿜어내듯 저마다 떨리는 잎들이 바람에 부딪혀 잔떨림의 소리를 낸다.


파르르 흔들리는 잎들이 이뻐 보인다.

내 안에서 나를 가두고 흔들린다고만 생각했는데

저리 이쁘다니.


혹시, 나도 그렇게 보일까?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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