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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미 Dec 08. 2020

나에게 바라는 바

게으른 사유의 끄적거림

2020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매일매일이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앞으로를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고민스럽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놨지만 어째 선뜻 첫 장을 펼쳐 볼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지나간 시간들을 살펴볼 겸 정리해 볼 겸 2020년의 다이어리 펼쳐보았다.

여러 가지 계획들이 있었고, 크고 작은 고민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작은 어려움에 고민스러워하던 나의 일기에 댓글을 달아보기도 하였다. 사실 그때의 고민은 지나온 다른 일들에 비해 작은 고민이었다.


“지나 보니 더 힘든, 더 넓은 세계에 어려움이 나타났다. 문제에 부딪힐 때 더 큰 건 아직 안 왔다며 생각하는 것이 맞을까?”라며 12월을 사는 내가 1월에 있는 나에게 대답해보았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또 여전하듯 쉽지 않은 해였다. 그래서 그런지 2021년의 다이어리를 설레는 맘으로 펴보지 못하는 듯하다.


해마다 궁금했던 신년운세, 별자리 운세 등을 재미 삼아 보지 못하고 진지하게 볼까 말까 고민하며 이내  다큐가 되어버리는 것은 설렘보다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 서겠지.


이렇게 어른이 되나 보다. 모든 어른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감에 있어 망설임으로 주춤된다는 것 아닐까.


나의 지나온 시간들에는 다짐이 가득했고 다스림으로 마음을 쓰러내리려는 나 자신과의 대화가 많았다. 또 혼란스러움으로 빼곡했던 2020년의 다이어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 보였다.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넘기는 일기 중에 2월 2일의 일기가

눈에 들어온다.


2/2 (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나의 내면을 튼튼하게 가꾸고

내가 무엇을 할 때 기분이 좋고 행복할 수 있을까

이것인즉,

내가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길

날씨 변하듯 매일 변하는 상황 속에서

중심을 잡고 나의 템포로 걸어가는 것

그리고 똑바로 걸어가는 것

가는 방향을 알고 걸어가는 것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에 감사가 있고

향기가 있기를

그리고 숨 쉴 때 그것들이 내 안에서 나오길

누군가와 향기를 나누고

온기를 줄 수 있기를

나에게 바라는 바다.


이 일기를 읽고 다시 한번 느꼈다.

나에게 바라는 바...

어떠한 시간, 공간 속에 있어도

이러한 바람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지점이 이 안에 있다.


하루를 온전히 살았구나라고 느끼게 해 줄 이러한 나의 바람들이 내 안에서 나를 움직이게 해 줄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뜨거울 나에게 바라는 바

 마음을 기억하면  새로운 다이어리를 펼칠  있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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