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기
아마도 내 인생 최대의 적은 ‘비교하는 마음’이다. 비교하지 않겠다고 결심해도, 어느새 본능처럼 나도 모르게 빠져들곤 한다. SNS를 피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성취를 볼 때마다, 내가 하지 못한 일들이 떠오르고, 그동안의 고민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나는 그의 신선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보며 나를 비교했다. 내가 '루키'였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를 인정하기보다는, 나의 경력을 방어하려는 마음에 내가 해왔던 방식을 고집하기도 했다. 이런 비교는 나를 초라하게 만들고,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게 했다.
비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글쓰기가 그랬다. 한동안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미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다룬 글들을 보며 주눅이 들었다. 그들은 글쓰기 기술과 팔로워를 갖고있다. “이런 글들도 많은데,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어줄까?”라는 생각이 들면,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글쓰기는 시작조차 못 했다.
이런 경험은 반복됐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느끼면 이미 누군가가 훨씬 잘해놓은 것이 있었다. 그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의 가능성을 스스로 부정했다. 완벽하지 않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생각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비교는 나의 성장을 돕기 보다, 내가 가진 걸 포기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주말과 월요일에 같은 산을 두 번 오른 적이 있다. 토요일에는 사람들이 많아, 나와 비슷한 시간에 산을 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했다. "저 사람은 벌써 내려오네", "나는 왜 이렇게 느리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월요일에 다시 산에 올랐다. 월요일의 산은 조용했다. 산에 나 혼자뿐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사람의 걸음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저 내 걸음에만 집중했다. 내 속도대로 걸으면서, 멈추고 싶을 때는 멈추며 걸었다. 똑같은 길을 걸었지만, 월요일의 산행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내 속도와 방향에만 집중했을 때 느낀 자유와 만족감은 비교 속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 그것이 행복의 시작이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브레네 브라운은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라는 책에서 “비교는 비슷한 집단 안에서 누가 최고인지 가리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나 역시 직장 사람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나를 비교했다. 비슷한 점이 많을 수록 비교는 더 쉽고, 내가 가진 것을 부정하기도 쉬웠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을 다양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서로 다른 배경과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에 더 집중하려한다. 비교는 결국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동일 선상에 놓는 데서 시작된다. 내가 가진 것은 나만의 것이며, 비교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늘 상대평가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았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나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너무나도 어리석은 방식이었다. 다른 사람이 잘한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는 게 아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파이를 가지고 살아가며, 내 목표는 남과 상관없이 내가 가진 파이를 잘 누리는 것이다.
그래서 나만의 절대평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작가를 부러워하며 나의 글솜씨를 그와 비교하기보다, 한 달간 주중 매일 글을 쓰는 목표를 세웠다. 비록 그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아도, 하루의 목표를 당성했다는 만족감이 쌓였다. 매일 1편 글쓰기, 하루 30분 산책처럼 내가 해낼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성공시키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과 속도대로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있다. 남들의 성취와 비교할 필요없이, 내가 오늘의 목표를 해냈다면 나는 충분히 성공한 하루를 보낸 것이다.
어쩌면 비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걷고 있는 길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가진 강점을 더 키우고, 작은 성취라도 내 것으로 만들며 걸어가고 싶다. 남들과 비교하기보다, 오늘 내가 한 걸음 나아갔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비교는 영원히 나와 함께할지도 모른다.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나는 오늘 나만의 목표를 잘 해냈는가?'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걸어가는한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