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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마음 Nov 22. 2024

미뤄왔던 일들을 마무리하기

결과가 두려워서 회피하는 나

나는 많은 일을 미룬다.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미루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과가 두렵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모든 게 가능성으로 보인다. 잘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 나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일을 끝내는 순간, 내가 기대했던 결과와 실제 모습이 다를지 모른다는 불안이 몰려온다. 결과가 나오면 내가 믿었던 나의 능력과 가능성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마주할까 두려웠다.


이 두려움은 내가 하던 일을 흐지부지하게 만든다. 어중간하게 남겨둔 채 넘겨 버린 일들이 늘어간다. 절반만 구워진 빵처럼, 완성되지도 그렇다고 아무것도 만든 것도 아닌 일들이 쌓여간다. 현실의 결과가 내가 원하는 모습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나의 결과 회피는 특히 창작 과정에서 두드러진다. 내가 시작한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글을 써보고 싶어 일기장과 독서노트를 정리하고 주제를 기획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다듬을 점이 많아 보이고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저장만 해 두었다. 몇 달이 지나도 이 글들은 폴더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머릿속에서 상상한 나의 작품들은 괜찮아 보였다. 창의적일 것 같았고, 누군가에게 쓰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내가 만든 글을 남들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어설퍼 보였다. 나는 '더 나은 주제가 떠오를 거야', '좀 더 매끄러운 글을 쓸 수 있을 거야'라는 핑계로 마무리를 미뤘다. 미완성인 글들을 보며, '완성만 하면 인정받을 텐데'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내 글쓰기 실력은 부족했다. 나는 꽤 괜찮은 실력을 가졌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그 현실을 인정하는 게 두려웠다. 내 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결과를 미뤘고,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지키려다 완성된 결과물을 포기하게 됐다.


최근에는 이런 두려움을 떨쳐내고 마무리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한 주제를 정하고 10개의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하루에 2시간씩 시간을 정해 글의 완성도를 고민하기보다 끝까지 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완성된 글을 읽어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끝내는 연습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종종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에 멈춰 섰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질문을 바꿨다. “완벽하지 않아도 끝냈다는 자신감이 다음 도전을 더 쉽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그 경험은 다음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는 부족한 결과를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내가 배워야 할 점을 찾아내려 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작은 마무리에서 시작해 보자. 부족한 결과라도, 그 속에서 나만의 성취와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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