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본 세상, 머리서기 성공

요가 지도자과정(TTC) 수련일지

by 아루나 Aruna

2025.10.12.


오늘은 나의 요가 여정에서 하나의 뚜렷한 이정표로 기억될 것이다. '아사나의 왕'이라 불리는 시르사아사나, 일명 머리서기 자세를 마침내 성공했다. 단 1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손으로 이룬 승리란 표현이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 두 팔로 온몸을 지탱하는 힘, 그 균형 위에 홀로 우뚝 선 존재감이 가슴 깊이 벅찬 뿌듯함을 안겨줬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조금이라도 집중을 잃으면 몸은 휘청거렸다. 마치 고요한 수면에 작은 돌멩이가 던져진 듯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기 위해 팔의 근육과 코어의 힘, 다리와 골반의 힘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했다.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불안정했을지라도,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가장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그러하듯, 가장 불안한 지점에서 비로소 가장 집중하게 되는 역설을 경험했다. 호흡을 일정하게 가져가려 했지만 몸의 미세한 동요는 이내 호흡의 규칙성마저 앗아갔다. 결국 매트 위로 풀썩 내려왔지만, 아쉽다기보단 다음 시르사아사나를 기대하게 했다.


문득 머리서기를 처음 시도했던 날이 떠오른다. 매트 위에서 발을 골반 가까이 끌고 오는 것조차 버거워 낑낑거렸다. 무리하게 두 발을 들다가 우당탕 앞구르기를 한 것도 여러 번이다. 머리서리를 시도한 날은 언제나 목이 아팠다.


그 당시 선생님은 발을 끌어와 엉덩이를 높게 드는 연습만으로도 언젠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날의 나에겐 멀게만 느껴졌던 그 작은 움직임들이 쌓이고 쌓여, 이젠 발이 부웅하고 땅에서 자연스레 떨어지고 닫혀있던 고관절이 활짝 펴지며 다리를 하늘로 곧게 뻗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이건 단순히 근력의 성장이 아니다. 성실함과 인내가 내 몸 위에 새긴 증명서 같았다. 육체의 한계를 만날 때마다 마음속에서 '나 여기서부터 안 될 거야', '떨어져서 다칠까 봐 무서워'라는 목소리가 들렸음에도 매일 매트 위에서 불안을 이겨내고 지금의 나와 마주했다. 시르사아사나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머리가 아닌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해 준 값진 경험이었다.


세상을 거꾸로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게 그것은 단순히 시각의 전환을 넘어 관념의 전환을 의미한다. 발이 땅에 닿아있을 때 우리는 익숙함이란 중력에 지배된다. 발을 아무렇게나 딛고 목을 아무렇게나 뺀다. 그러나 머리로 땅을 딛고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을 때, 익숙했던 세상의 질서는 무너진다.


그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눈이 개안되는 듯한 선명함과 함께 나를 지배한다고 믿었던 중력이 사실은 내가 다룰 수 있는 힘이란 걸 깨닫는다. 마치 모든 것을 뒤집어 봄으로써, 삶의 본질을 더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고통이나 역경도, 시르사아사나의 흔들림처럼 관점을 달리하면 성장의 에너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고통과 마주하는 꾸준함과 용기 속에 숨어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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