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떠한 충분함을 가지고 있는가

요가 지도자과정(TTC) 수련일지

by 아루나 Aruna

2025.09.28.


요가에서 아스테야(Asteya), '훔치지 않음'은 단순히 재화를 훔치지 않는다는 걸 넘어 우리 삶의 가장 미묘한 영역까지 파고든다. 아스테야의 진정한 실천은 나 자신에게서도 무엇도 훔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매일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과 잠재력을 나 스스로에게서 도둑맞곤 한다. 해야 할 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면서도 멍하게 혹은 갈팡질팡 우유부단하게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매트 위에선 호흡에 온전히 집중해야 할 순간, 마음을 흩트리고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을 끌어와 현재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가장 해로운 행위는 비교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늘 남들이 가진 것,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욕망한다. 이는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충분함을 통째로 훔쳐버리는 행위다. 내 안에 이미 필요한 모든 자산이 채워져 있는데도 굳이 바깥에서 결핍을 느끼려는 습관. 이 나쁜 습성의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이 바로 아스테야의 핵심이다.


나는 지금 무엇과 비교하며 나를 괴롭히고 있을까? 불충분한 것만 바라보며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진 않은가?


더 나아가 이 내면의 부족함을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투영하는 순간 나는 관계를 해치는 도둑이 된다. '더 나은 남편'을 가지려는 무의식적인 욕심, 혹은 기대. 이 욕심은 결국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고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온전한 평안을 훔치게 만든다.


우리는 상대의 속도와 방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모든 사람에겐 그 나름대로의 이유와 가치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내가 만든 '이상적인 배우자상'이란 잣대로 그를 재단하려 드는 순간, 아스테야를 어기게 된다. 진실(사트야)을 보지 못하는 폭력(아힘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비교와 욕심이란 도둑을 막고 나는 어떤 충분함을 갖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아스테야는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안정, 평안, 만족이 이미 내 안에 충분히 보존되어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다. 매 순간 온전히 머물고, 내 옆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가장 중요한 내 자신에게서 지금 이 순간을 훔치지 않는 것. 그것이 아스테야를 실천하는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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