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연습: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요가 지도자과정(TTC) 수련일지

by 아루나 Aruna

2025.11.03.

이 일을 하면서 억압을 받기가 참 쉽다. '그래야 한다' 혹은 '그래왔어'라는 명분으로 내면의 양심이나 감정을 강제로 눌러야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오로지 성과를 내기 위해 사람을 도구화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나는 생각한다. 급기야는 그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나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 느껴졌다. 하다가 하다가 도저히 안 되어서 '이건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내려놓음의 미학과, 처음부터 '안 되면 말고' 식의 마음을 먹고 들어가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말과 행동, 생각이 일치돼야 움직이는 나에게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은 근로 의욕을 꺾을 뿐 전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나서도 '상대에게 그러지 말 걸' '내가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되었는데' 하고 후회할 것 같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어려워하는 나를 보며 심지어 '나는 이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가', '이 업에 종사하기엔 내가 너무 무른 사람인가' 하는 자책까지 들었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향한 의문과 비난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요가원에 도착했다.


인요가 수업 시간, 3분에 이르는 긴 호흡의 아사나 속에서 내 안에는 미친 듯이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J 선생님의 말씀에 맞춰 몸을 움직였으나, 머릿속엔 상사와 나눈 대화, 일에 대한 생각 그리고 나를 향한 비난이 떠나지 않았다. 몸은 매트 위에 있었으나 정신은 정처 없이 어딘가로 휩쓸려 갔다.


그다음 빈야사 수업에선 호흡에 맞춰 몸을 흐르듯 움직이니 그나마 생각이 덜해졌다.

그런데 사바사나를 할 때, 모든 소리가 멀어지는 깊은 어둠 속에서 문득 생각했다.

'그래도 이곳에, 매트 위에 있구나. 나 여기 있구나. 참 다행이다.'

안도의 순간 결국 나는 눈물을 흘렸다. 어둠 속, 어둠의 힘을 믿고 눈물을 억누르지 않았다. 눈두덩이에서 닦아내지 않고 어둠 속에서 눈물을 귀 옆 바닥까지 그대로 두었다. 볼을 타고 귀를 타고 흐르는 눈물의 온도, 눈물 한 방울이 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까지 모든 것을 느꼈다. 느껴봤다. 더 이상 감정을 억압하거나 외면하지 않았다.


나올 때 V 원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감사합니다."

원장님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진심 어린 그 한 마디에 눈물이 또다시 터져 나올 것 같아 서둘러 뒤돌아섰다.


그것은 '네가 이 자리에 존재해 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감사하다'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비폭력의 언어였기 때문일 것이다. 힘든 하루 끝에 '잘 해냈느냐'가 아니라 '그저 나답게 존재하고 있느냐'를 물어주는 따뜻한 위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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