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르웬 Feb 27. 2023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으시길래

저는 편식이 심한 편이라 답하겠습니다

언젠가 Jane jeong 작가님께서 제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냐고 물으셨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뒤늦게 답을 드립니다. 몇 줄의 댓글로 끝내기엔 너무 무성의한 것 같고 글 한 편으로 쓰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있는 그대로 다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따로 글을 써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쓸 때 사진으로 도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장황하게 글로 늘어놓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 보여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 이번 한 번만 많은 사진을 올려봅니다.


최근, 아름다운 것으로 추정되는 어느 분으로부터 선물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기준으로 좌측에 있는 소설들은 제가 구매한 책이 아닌 아내가 가져온 것이기도 하고 제 취향이 아니라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고 당분간은 그럴 일도 없기에 따로 언급하지 못하겠습니다. 우측에 있는 세 권의 책 또한 공간을 채우는 용도로 꽂아둔 것이라 특별히 할 말은 없습니다.


가운데 메인으로 꽂힌 책들은 거의 대부분 글쓰기 관련 책들입니다. 전반적으로 다 괜찮은 책들이지만 추천을 하자면 김호연 작가님(불편한 편의점 쓰신 분)의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와 브랜던 로열의 <탄탄한 문장력, 보기 좋고 읽기 쉬운 정교한 글쓰기의 법칙 20>, 그리고 김정선 님이 쓰신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추천하겠습니다.



여기는 거의 대부분 에세이들이 꽂혀 있는데 김달님, 최은숙, 이예은 같은 작가님들을 봐서 아시겠지만 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작이거나 그로 인해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분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마누스 출판사 대표님께서 보실지 모르겠지만 잠시 외출 중인 두 권의 책을 제외하고 마누스 출판사에서 출간한 작품들이 보입니다. 제가 마누스 출판사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읽기에 불편하지 않고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의 향기가 가득해서입니다.


<비 갠 아침 바람의 향기>는 가수 이승환 1집을 거의 만들다시피 하고 불후의 명곡이라 할 수 있는 "내 사랑 내 곁에"를 작사, 작곡한 오태호 씨의 에세이 집인데 글 자체가 굉장히 서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따로 리뷰를 하려고 몇 번 건드렸다가 그때마다 일이 생겨서 지금 현재 작가의 서랍 안에서 미완성으로 남아 있어요.


여기서 추천을 하라면 맨 우측 편성준 작가의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와 페이스북에서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오른 현직 국어 교사 이의진 작가님의 <아마도 난 위로가 필요했나 보다>, <오늘의 인생 날씨 차차 맑음>을 추천하겠습니다. 특히 편성준 작가님의 책은 나쁘게 말해 이런 글도 책이 되나 싶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뭔가 대단한 글을 써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면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꽤 히트를 치기도 했고 드라마 제작을 위해 판권 계약서까지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들어온 책들이 다수인 이곳에서는 림태주 작가님의 <이 미친 그리움>과 <그토록 붉은 사랑>을 권하고 싶습니다. 림태주 작가님은 오프라인 위주의 소수 정예 글쓰기 수업도 하시고 작년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행성 B 출판사 대표님이기도 합니다. 제가 페이스북을 하면서 글을 읽고 놀란 적이 두어 번 정도 되는데 그중 한 분이 림태주 작가님입니다. 언젠가 한 번 작가님께서 본인이 출간하신 책들의 구매 빈도를 공개하신 적이 있는데 여성 대 남성의 비율이 거의 7:3에서 8:2 정도의 비율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문장을 많이 쓰시는 분입니다. 저는 아직까지 문장을 이토록 아름답게 쓰시는 분을 보지 못했습니다.



여기서는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습니다.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제 글쓰기의 최종 목표는 역사 소설을 쓰는 겁니다. 인물 하나, 또는 사건 하나에 집중해서 쓸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 사진에 있는 이덕일 작가님의 <조선 왕 독살 사건>처럼 여러 개의 단편들을 모아 쓸 것인지를 정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도전하고 싶은 목표입니다.


지금은 트레이닝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책을 사 모으고 관련 자료들을 따로 공부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미실>이나 <뿌리 깊은 나무>, <왕건>처럼 소설이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시대정신에 맞는 책을 쓰는 겁니다. 사진에는 없습니다만 제가 그 꿈을 키운 것이 오래전 읽었던 돌아가신 최인호 작가님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으면서부터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제가 읽은 책이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책을 모두 공개하지 못했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쓰고 말았습니다만 어느 정도 궁금증은 해결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거나 궁금한 것 있으신 분은 댓글에 남겨주시면 틈나는 대로 제가 답을 해드리는 걸로 하고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제가 요즘 마음에 병이 생겨 분노와 불안, 불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글을 쓸 수도, 글을 읽을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행여 댓글을 쓰다가 폭발할 것이 우려되어 댓글도 거의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늘 그랬듯 스스로 이겨내고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겠지만 당분간은 정상이 아닐 것으로 생각되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읽고 쓰고 생각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