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일까.
아슬아슬하게 전철을 타고
1번의 환승 끝에 내린 전철역.
천장에 투명창이 돼 있어 바깥 풍경이 보이는데
다들 우산을 쓰고 있다.
여유 있는 휴일이었다면
위를 쳐다보며 '비가 시원하게 내리네'했겠지만
지금은 '아침부터 비냐.' '늦는 거 아냐?'
같은 생각뿐.
우산을 쓰고 종종걸음으로 빌딩 사이를 지나간다.
'금연구역'이라 붙어 있지만 근처 회사사람들은
'끽연존'으로 쓰는 그곳이 오늘따라 한가하다.
오늘은 담배냄새 안 맡고 갈 수 있겠다!
좋아하며 골목을 꺾었는데
우산 아래로 연기가 뿌옇게 올라오고 있었다.
우산군락 아래가 연기 아니면 커피 들고 이동하는 무리들로 가득했다.
이야, 이 사람들~비도 오는데 대단하네.
회사는 벗어나고 싶고 오후까지 버텨야 하니
카페인&담배를 들이붓는구만.
누군가에게는 부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살기 위해 커피며 담배를 흡입하고 있다는 것.
전혀 낭만적이지 못한 생각을 하며 걸어가는데
웃음이 자꾸 나왔다. 저 중에 나도 있다는 걸 아니까. 시간이 충분했으면 나도 모닝커피를 들고 왔을터.
모 기업의 높은신 분이
일년 동안 커피 한잔 값을 모으면
핸드폰 요금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했고(○플), 매일 마시는 커피 한잔을 절약하면
1년이면 백만원 이상 모을 수 있다(카페라테 효과)고 했지만 이것을 대체하기가 싶지 않다.
커피도 그런데 담배도 마찬가지겠지. 습관이나 중독일수도 있지만 그 한모금이 주는 위안을 버릴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건 아는가.집에서 쉴 때는 커피가 그리 간절하지 않다는 걸.
'기호식품'이라는 단어처럼 선택사항이라는 것. 놀멘놀멘하다 생각이 나면 즐겁게 마시러 갈 수 있다. 커피 본연의 모습인 여유나 쉼 같은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왜 회사만 가면 커피가 전투 대비 전에 투입하는 약같이 느껴지는 것일까.
비가 와도, 눈이 오거나 태풍이 불어도
휴가가 아니면 묵묵히 출근하는 사람들.
대단한 걸 바라고 가는 건 아닐테고
먹고살기 위해 포기하는 것들이 많은데
나를 위해 커피 한잔 정도는 마셔도 되지 않을까.
고생한 내게 조금만 힘내, 힘들었던 날에는 괜찮다고 잘할 수 있다고. 대신 말해주는 존재이기에 너를 허하노라.
궂은 날씨 속 나와 있는 그들을 비웃지 않겠다
. 나와 그들은 각자 다니는 회사에서 싸우고 있는(견디고 있는) 동지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