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는 회사가 부럽다
나아질 일 없는 내 밥그릇
몇 년 전에도 요새도 파업 때문에 난리다. 노동조합에서는 자기 말 들어달라고 파업하고 회사는 들어주지 않겠다고 다른 조건을 말해보라고 한다. 뉴스나 신문에서 각자 말한 거보면 이해는 간다. 일 많고 힘드니 직원 뽑아달라. 월급 빼고 다 오른다. 돈 올려줘. 고용 안정 위해 정규직 시켜줘.
회사도 적자라 다 들어줄 수 없다. 우린 뭐 먹고사나. 시험 봐서 들어온 사람이 있는데 다 정규직 시키면 이건 불공평한 거 아닌가?
다 맞는 소린데 그래도 당신네 회사는 파업이라도 한다. 내가 다니는 곳은 파업도 못하는데 사회가 시끄러우면 시끄러울수록 더 바쁘다. 일은 많이 시키는데 월급은 더럽게 조금 올려줘. 게다가 바뀐 임원은 우리 회사에서 우리 팀이 하는 일을 잘 몰라. 중요성을 모른다? 업력 거의 20년 차쯤 되신 거 같은데. 인력 충원해야 된다고 팀이 안 돌아간다고 했더니 별로 바쁜 것 같지 않은데 사람을 왜 뽑아야 하냐고 물어보더라. 마감시간 때 네가 이 자리에 앉아봤으면 그런 말 못 할 텐데.
회사가 굴러가는 시스템도 모르는데 그런 사람이 윗사람이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그런다.
본인 돈으로 직원 뽑는 것도 아닌데 돈 아까워하고 그래.
4차 산업혁명이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그에 따른 법이 발전하지 못해서 문제다라고 하는데 제일 큰 문제는 윗사람들이 자기가 해왔던 것만 아는데 그게 부끄러운지 모른다는 것. 각 부서가 하는 일이 뭐고 어떤 부서에서 먼저 일이 진행돼야 굴러가고 그다음에 어디 부서, 어디 이런 것도 모른다는 것.
모르면서 돈은 많이 받아가고 큰소리만 친다. 일이 잘못되면 책임 떠넘길 사람 찾느라 바쁘다. 신입일 때도 그랬을까? 직급 높아지면서 바뀐 걸까?
연금보험공단에서 편지 날아오거나 연말정산 환급금을 보면 그렇게 술이 마시고 싶더라. 내 몸을 갈아 넣어서 정년 후 받을 수 있는 쥐꼬리만 한 돈. 환급금보다 더 나온 내 병원비도 슬프지만 더 슬픈 건 나보다 일 못하는데 월급 많이 받는 사람들, 연말 때 환급금 많이 들어왔다고 좋아하는 게 그래.
열심히 살아도 나아질 일 없는 내 밥그릇이 슬퍼.
있는 밥그릇도 구멍이 점점 커져서 담긴 게 줄어드는 게 힘들다.
내가 바라는 건 오늘보다 나아지는 것.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면 해결하려고 한다.
건강이 좋아지고 출퇴근길이 편해지기를. 그래서 한 달간 일한 걸 여기에 투자한다.
약을 사고 병원에 가고 집에 빨리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기차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힘들게 오래 서서 가면 병난다. 여기서 더 하면 답이 없어.
사무실은? 컴퓨터를 미리 고치고
필요한 프로그램 설치하고 가습기 두는 것 정도? 일하면서 큰 실수 없도록 계속 보고 수정한다.
그리고 속으로 기도한다. 오늘은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다른 팀 사람이 딴지 걸지 않게 해 주세요. 높은 분이 일한 거 엎지 않게 해 주세요. 무사히만 지나가게 해 주세요.
기도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절반도 이뤄진 적이 없다.
무신론자인 나의 기도라 그런가. 기대를 버렸더니 홀가분해졌다.
사무실 환경은 나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