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렷을 때부터 계속 세계여행을 꿈꿔왔었다. 한동안 사진에 매료되었을때는 지구 곳곳을 여행하며 사진찍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또 내가 담아낸 찰나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는 말/글솜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글솜씨를 키우기위해 부단히도 책들을 읽어치워댔다.
그러나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ㅡ회사에 취직하여 일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당시 나는 커리어우먼으로써 살아가는 것에도 꽤나 관심은 있었기도 했고, 무엇보다 '돈이 있어야 여행을 하지'라는 생각과 '일하면서 틈틈이 여행다니면 되지'생각의 합리화가 컸던 것 같다.
허나 현실은 그닥 녹록치않았다. 일하며 여행을 할 수 있는 승무원은 면접에서 탈락하였고 그 뒤 조금은 허겁지겁입사한 회사에서는 주말없는 근무에 3-4개월 야근연속으로 여행은 커녕 일상생활도 무너져버렸다. 삶과 일의 병행이 아닌, 두 가지를 맞트레이드한 것만 같은 느낌에 멘탈도 함께 무너졌다. 그리고 결국 퇴사를 결정하고 자유(?)를 찾았다.
약 1년여간 또다시 방황을 했었다. 육체적으로는 자유의 몸이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어디엔가 꽉 얽매여 있었다. 책으로나마 세계곳곳을 여행하며 또다시 세계여행을 꿈꾸긴했으나 쉽사리 용기가 나질않았다. 지금 생각해보건데 그 당시 근거리의 한두 나라만 다녀왔어도 아마 세계여행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당시 1년여간의 직장생활에서 지침과 하락된 자존감 등 때문에 세계여행은 커녕 근거리의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참으로 마음의 짐이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 회사에 입사하여 어느덧 3년이 지나 4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회사업무의 특성상, 스케줄이 짜여진대로 근무하고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으니,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용이치않고 주말에 짬을 내서 여행을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 곳을 4년이나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삶과 일상이 양립가능하도록 운영을 했기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내가 포기한 것들이 많다. - 예컨대 사람관계, 구칙적인 삶 등) 나는 일을하면서도 취미생활인 운동을 2-3시간 하였고 책을 읽을 여유도 있었고, 틈틈이 산으로 바다로 외국으로 여행도 다녔다.
많은 직장인들이 원하는 '삶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임에도 나의 선택은 결국 '퇴사'로 결정하였다. 이 일이 치가 떨리게 싫어서가 아니라 '더 하고 싶은 것' '일보다 더 재밌는 것'이 생겼기때문이다. 바로 그토록 꿈꿔왔던 '세계여행'.
주위에서 흔히 이야기하듯,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내 나이에 요구되어지는 사회적 가정적 책임감들이 뒤따르기에 무모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에도 때가 있기에 더 늦기전에 가장 빠른 지금이 제일 적합한 타이밍으로 보이고, 지금까지 다져진 나의 내면을 깊이 돌아볼 수 있는 시기라 더욱 기대되는 바가 크다. 세계곳곳을 돌며 경험하게 될 상상도 할 수 없는 멋진 풍경과 문화는 말할 것도 없고.
한참을 글을 쓰고나니 한동안 유행했던 '뭣이중헌데! 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찌되었던 이것은 퇴사의 '변'에 불과한 거니까.
그렇다. 난 퇴사를 했고 떠날거다.
(c)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