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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독관리사무소장 Oct 13.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편안한 하루

<시즌1> 2,189마일 애팔래치안 트레일 걷기 (D+11)

2017.05.07 SUN (맑음)
Total : 164.4 @Fontana 28 AT crossing
Today : 14

아침에 일어나 암막커텐을 걷으니 세상 즐거웠다. 눈부실만큼 맑은 하늘이 나타나있었고 햇빛은 무척이나 반짝였기때문이다. 이곳은 날씨가 맑으면 정말 하늘색이 끝내주게 아름답다. 요즘 한국에서는 맑은 하늘보는 것이 소원이 될 정도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가족들이 이곳에 와서 살면 대기오염걱정없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묵은 san ran motel은 다른 호텔과 다르게 체크아웃시간이 10시였다. (미국 동부의 대다수 호텔들의 체크아웃시간은 11시였다.) 지난 밤 감기 약도 먹었으니 조금은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약속해놓은 스토리펀딩 글을 마무리지어 업로드해 놓고 떠나고 싶었던지라, 침대에서 일어나야만했다.

우리부부는 이번 AT를 시작하며 한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바로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알리면서 AT를 걷는 것이었다.

사실 패럴림픽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처음의 주된 취지였으나, 아직 외국에서는 우리나라가 2018년 동계게임 주최국인 것도 잘 몰랐기에 하이커친구들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서 알리고, 이런 우리이야기를 온라인으로 전파하여 국내에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대한 인지도를 높히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저 우리부부 두사람이 하는 여정이었지만, 대중의 응원을 받고자 다음의 스토리펀딩이라는 시스템과 함께 작업하여 우리는 주기적으로 글을 연재하고 그것을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것이다.

침대위에서의 휴식과 잠까지 포기하며 손에 쥔 작업은 생각보다 진행속도가 더디었다. 이미 글은 모두 완성해두었지만 메모장에서 글 연재페이지로 복사-붙여넣기가 되지않아 일일히 다시 타이핑해서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역시 다른 사람의 돈을 버는 것은 어려운 것인가!' 라는 말을 오랫만에 되씹으며 작업에 임하였다.

약국같은 곳에서 임시방편으로 출력한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퍼밋. 미리 프린트해가는 것이 필수!


짧은 시간을 쉬다보니 분주하게 하루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 우리가 아직 해결못한 것은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의 퍼밋! 신청은 일찌감치 해두었는데 아직까지 프린트를 하지못하였다. 설상가상으로 호텔에는 프린트가 안된다하고 마을에 내려온 날이 주말이라 프린트를 할 도서관도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오빠가 기지를 발휘하여 월그린에 있는 사진인화서비스를 이용해보자고 하였고 전날 카메라로 찍어둔 퍼밋을 인화해보기로 하였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양식(?)의 퍼밋이 되었지만 그래도 묵혀둔 과제를 해결한 느낌이라 행복했다.

얼떨결에 하게 된 인터뷰. 어디 잡지였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오늘도 오빠랑 이런 저런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니 금방금방 걸을 수 있었다.  저멀리 폰타나댐도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걷는 길은 나무로 가리워져 폰타나댐과 호수가 전면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마치 사진에서 보았던 크리에이터레이크같은 모습이었는데 조금은 아쉬웠다.
걸어 내려올때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한 여자하이커가 있었다. 어느때처럼 인사를 했는데 thru hiker냐고 물으며 인터뷰를 해도 되냐고 했다. 짧은 언어로 인터뷰를 하며 다시금 생각하였다. 아 영어공부를 해야겠다. 으앙.


그럼에도 불구하고 X 캘리그라피 양보작가


날씨가 좋고 편히 쉬었던 것 덕분인지 걷는 것이 매우 수월하였다. 점심무렵부터 시작하였는데 14마일이나 걸었다. 매일이 이렇게 좋은 날씨 좋은 컨디션이면 좋으련만.


Facebook : @seeyouonthetrail
Instagram : @stella_sky_as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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