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2,189마일 애팔래치안 트레일 걷기 (D+15)
2017.05.11 THU (흐림)
Total : 209.8 @icewater spring shelter
Today : 10
또 다시 마을을 떠나 산으로 가는 날이다. 마을을 떠나는 것은 제법 아쉬웠으나 그래도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내셔널파크를 마저 걷는다는 생각에 얼른 산으로 가고도 싶었다. 체크아웃시간인 11시까지 꽉꽉 채우고 나서야 호텔을 벗어나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였다. 우리가 서있던 길로 나간다면 대부분 우리목적지인 뉴파운드 갭(Newfound Gap)에 갈텐데 잘 태워주지않았다. 아무래도 마을주민들보다는 관광온 사람들이 많아서였을테고 우리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도 적지않게 작용했을 것 같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않고 서있던 결과, 약 30여분만에 히치하이킹을 성공하였다.
우리는 전날 클링만스돔(Clingmans dorm)에서 내려왔기때문에 그곳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우선 뉴파운드 갭을 지나 클링만스 돔으로 올라가야 했다. 어차피 우리가 가야하는 북쪽방향 트레일이 뉴파운드갭이라서 클링만스돔에서 다시 7마일을 걸어내려오는지라 고민거리가 생겼다. 클링만스 돔부터 뉴파운드갭을 건너뛰고 아예 뉴파운드갭부터 걷느냐 아니면 온전히 모두 걸어내는가.
사실 길을 걸으면서 하나도 놓치지않고 걷겠다는 사람도 있을테고 일부구간을 점프하는 사람도 있을테다. 물론 자신이 어떤 스타일로 걷는지는 본인의 선택일테지만, 일부구간을 점프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찌 봐야하는지가 의견이 분분할 수가 있다. 보통 트레일전체를 걷는 사람을 뜨루하이커(Thru-hiker)라고 하는데 그 반대적인 명칭으로 구간을 걷는 하이커들을 섹션하이커(Section Hiker)라고 부른다. 구지 그 반대적인 의미의 표현이 있을 정도인데 과연 그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하다. 1마일도 빼놓지않고 걸은 사람만이 뜨루하이커라고 불릴 수 있는걸까?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각각의 사연이 있을수도 있는 것인데 일부 구간을 점프한 사람도 뜨루하이커가 맞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1마일 점프한 사람과 2000마일 점프한 사람을 같은 것으로 봐야하는걸까? 조금은 애매한 부분이 있고 다소 사람들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시 우리부부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클링만스돔으로 올라가서 걸어내려오느냐, 아니면 7마일을 점프하여 뉴파운드갭부터 시작하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클링만스 돔으로 다시 올라가지않고 뉴파운드갭에서 걷기시작하는게 합리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그래도 왠지 빼놓기는 싫었다. 게다가 그 길이 어려운 길도, 막혀있는 길도, 히치해서 가기 어려운 길도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클링만스 돔에 비짓터센터가 있어 패치나 기념품 등을 구경하고 싶기도 했기때문에. 이러고 보면 나도 꽤나 원칙주의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허나 오해(?)하지말기를. 인생극장못지않게 고민을 하고 결정하였던 나였으므로.
결국 우리는 클링만스돔까지 다시 히치를 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니 주차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다. 평일인데도 이정도니 휴가철, 주말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방문할까 싶었다. 게다가 클링만스돔은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에도 꽤나 유명한 곳이고 클링만스돔과 가장 가까운 그 주차장의 경치도 끝내주게 멋있어서 찾아올만 해보였다.
우리는 올라간 김에 주차장근처에 있는 visitor center에 들어가 엽서와 패치를 구매하였다. 우리가 여행하는 곳인 늘어나면서 점점 가방에 박혀있는 패치들이 많아져서 뿌듯한 마음이다. 그리고는 또 다시 뉴파운드갭까지 걸어내려왔다. 비록 마을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고, 어쩌면 건너뛸수도 있었던 길을 걷고, 국립공원 구간이라 아무곳에서 텐트를 못치고 쉘터에서 자야했기에 오늘은 10마일정도만 걷기로 하였다. 비록 건너뛰지않고 걸었던 그 구간이 엄청 멋지진않았지만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드니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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