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2> 동남아 4개국 자전거여행 (D+6)
2018년 01월 11일 (D+6)
Today : Svay Rieng - Preaek Ta Kaev Village (88km)
Total : 204km
캄보디아 역시 무더웠다. 해는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않았고 중천에 떠있는 채 계속하여 우리를 따라왔다. 어찌나 더운지 끼니때가 되어도 무언가가 먹고 싶은 생각보다는 단지 시원한 물과 음료만이 간절했다.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제대로 된 식사보다는 음료만 입에 달고 살았다. 게다가 캄보디아는 먹기에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캄보디아어(크메르어)를 할 줄 모르기때문에 까막눈인 것도 있지만, 도통 식사를 할 만한 마땅한 것이 안보이고 식당이어도 그다지 깨끗해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종일 밥다운 밥을 먹지 않았다.
예로부터 젊어서의 고생은 사서 한다고 하였다. 그만큼 젊었을 때는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하고 비단 좋은 경험 뿐 아니라 여러종류의 경험들로 삶을 더 다양하게 겪어봐야한다는 의미일터. 때로 우리 부부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고생을 사서 한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와닿는다. 우리에게 그 아무도 이런 시간을 요구하지않았는데, 우리는 왜 몇 천키로를 걷고 자전거를 타고, 덥고 추운 환경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이렇게 지내고 있는가. ‘여행’이라는 것으로 포장을 한 채, 우리가 정말 생고생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엄청난 탐험가가 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편한 여행스타일이 아직은 몸에 맞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테다. 아직은 이렇게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느리지만 나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더 좋고 가치있다고 여겨진다.
그렇다고 나와 우리의 이 여행방식을 모든 이들에게 동일하게 주장 혹은 강요할 생각도 없다. 흔히 ‘삶은 여행’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각자의 삶들이 모두 다양하듯이 여행 역시 다양한 양상일 것이고 그 각각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예요’라는 주체적인 모습들이 인정되어지는 사회가 오길 기대하듯, 각각 여행스타일이 모두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도 형성되어져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얼른 더위에 익숙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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