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과 파스의 현실

by 뽀송드림 김은비

오늘도 손목은 시큰거립니다. 어제와 똑같이, 아니 어쩌면 더 무거운 하루를 견딘 탓이겠죠.


컴퓨터 앞에서 혹은 설거지 대 앞에서 반복된 동작이 남긴 통증의 기록. 별것 아닌 듯 무심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이렇게 선명하게 아픔으로 되돌아옵니다.


축 늘어진 파스 한 장을 조심스레 붙입니다. "시원해져라, 통증아 멎어라." 박하향이 코끝을 맴돌지만, 깊은 곳의 욱신거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위를 더 감는 압박붕대. 여덟 팔(八) 자로 촘촘하게 감아올립니다. 너무 느슨하면 의미 없고, 너무 조이면 손이 저릿해지는 이 적당한 압력의 경계를 찾는 일이 마치 인생의 균형을 잡는 것 같습니다.


투박하고 거추장스러운 이 모습이 오늘을 살아낸 나의 훈장 같습니다. 당장 멈출 수 없는 삶의 무게를, 이 파스와 붕대가 대신 짊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밤이 되면 붕대 자국이 피부에 선명하게 남습니다. 쉬어야 한다는, 이제 그만 놓아주라는 몸의 간절한 신호처럼 말입니다.


내일도 다시 풀고, 다시 붙이고, 다시 감겠지요. 나의 몫의 일을 다 하기 위해. 완벽한 치유 대신, 고통 속에서 '버텨내는 현실'을 감싸 안고.


붕대 아래, 파스 아래 숨겨진 묵묵히 일하는 나의 손목에게 가만히 말을 건네봅니다. "고생했어, 나의 가장 현실적인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