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 사이

2025.11.4 사직서를 품고 움직인, 미지근하지만 뜨거운 하루

by 뽀송드림 김은비

오늘 아침 공기는 마치 가을이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처럼 쌀쌀했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맹추위는 아니었지만, 옷깃을 세우고 몸을 움츠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냉기였다. 나는 두꺼운 옷차림으로 스스로를 무장한 채 출근길에 올랐다. 이 쌀쌀함에 지지 않으려는 나만의 작은 의식처럼, 달콤하고 바삭한 쿠키 하나를 오독오독 씹어 먹고, 속을 편안하게 덥혀주는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이렇게 나는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육개장과 사직서: 뜨거운 현실과 단호한 결단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작업 환경 속으로 뛰어들었다. 오전 내내 나의 주된 임무는 얼큰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육개장 포장이었다. 끓어오르는 육개장의 열기 속에서 묵묵히 작업을 이어갔고, 든든한 점심 식사로 오전의 고단함을 잊었다.


그리고 오후, 드디어 오늘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을 해냈다. 나는 11월 말 퇴사를 기약하는 사직서를 작성했다. 지난 시간과의 작별을 고하는 종이 한 장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지만, 동시에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홀가분함을 안겨주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후, 복잡하게 교차하는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쌉싸름한 커피의 맛이 이 모든 결단을 단호하게 정리해 주는 듯했다.


교육원 카톡과 현실 복귀

커피로 마음을 다잡은 나는 곧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요양보호사 교육원장님께 연락을 드렸다. 11월 24일에 개강하는 야간반 수업을 학교 수업이 없는 날에 맞춰 듣기로 최종 조율했다. 원장님께서 수업 전에 시간이 될 때 교육원에 한 번 들르라고 하셨고, 나는 내일 점심쯤 다시 연락을 드려 퇴근길에 방문 일정을 잡기로 했다. 눈앞의 현실을 정리함과 동시에, 손에 잡힐 듯한 미래의 계획을 세운 셈이다.


오후 늦게는 소머리국밥을 포장해 왔다. 식당으로 돌아와 설거지를 마친 후, 남은 시간은 세밀한 집중력을 요하는 스티커 부착 작업에 할애했다. 단순한 반복 노동은 오히려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워주는 명상의 시간과 같았다.


만찬과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배움

6시가 다 되어 퇴근하며, 나는 스스로에게 작은 만찬을 선사하기로 결정했다. 우동집에 들러 돈가스 미니 우동 세트를 주문했다. 바삭하게 튀겨진 돈가스를 씹을 때의 쾌감과 뜨끈한 우동 국물이 주는 따뜻함은 오늘 하루의 모든 긴장과 피로를 녹여주었다. 이 완벽한 조합이 오늘 하루의 고생을 보상해 주는 것 같았다.


저녁 식사를 마치자마자, 나는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 학교로 향했다. 8시 50분부터 시작된 2시간의 수업은 늦은 시간이라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사직서를 제출하고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 나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밤늦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다. 고된 하루의 마무리는 냉장고에서 꺼낸 방울토마토 몇 알이었다. 입안에서 톡 하고 터지는 상큼함과 신선함은 마치 새로운 시작의 청량함처럼 느껴졌다. 쌀쌀했지만 맹추위는 아니었던 오늘, 나는 사직서를 쓰고 요양보호사 교육을 준비하며,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뜨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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