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상, 미래를 향한 기록과 다짐

2025.11.5. 수

by 뽀송드림 김은비

이른 아침, 냉장고에서 꺼낸 두유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고소한 두유를 마시고 힘차게 출근길을 나섰다.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거울을 보며 볼살을 한번 꼬집어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내 반복되는 스티커 부착 작업에 몰두했다. 손은 바빴지만, 머릿속으로는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점심시간에는 따뜻한 식사를 마치고, 짧지만 소중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잠시 몸을 쉬게 했다. 나른한 오후, 다시 작업에 집중하다가 퇴근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소머리 국밥을 포장해 왔다. 집에 돌아와 밀린 설거지를 끝내고, 집 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하루의 피로와 잡념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오늘은 다행히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었다. 미루어왔던 요양보호사 교육원에 들러 상담을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묻고, 결국 신청까지 마무리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사실에 설렘이 앞섰다. 다만, 상담 중에 "24일과 25일 이틀은 학교를 결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잠시 아쉬움이 남았다. 그 전날 과목 수업 교수님들께 미리 말씀드려야겠다. 더 큰 목표를 위한 과정이니 받아들여야 했다.


야간 산업대학에 늦지 않게 가기 위해, 직장을 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부득이하게 최저 시급을 받는 식품 공장을 다니게 되었다. 현실적인 선택이었지만, 결국 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다. 우울해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때로는 현실의 무게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할 시간은 없었다. 나에게는 재직자 내일 배움 카드가 있다. 이것을 활용해 요양보호사 외에도 자격증 취득에 온 힘을 쏟을 생각이다. 특히 글 쓰는 것과 관련된 자격증도 틈틈이 취득해 나의 능력을 확장할 것이다. 예전에 했던 일인 품질 관리보다 더 많은 기회가 열리는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선택의 폭을 넓혀 이 수급자 신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겠다는 간절함이 나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지금의 이 상황을 단순히 힘든 시련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잠시 멈추어 서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통해,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세상과 소통할 나를 기대한다.


아들 녀석의 늦은 귀가는 오늘의 기록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운동 갔다가 친구들과 논다더니 밤이 깊도록 오지를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아 애를 태웠다. 그러기를 잠시,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는 왜 안 받았니?" 하고 물으니, 녀석은 "꼭 받아야 돼?"라며 되묻는 것이 아닌가.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한다. 시험이 끝났으니 얼마나 홀가분할까 싶어 잔소리 대신 웃어넘겼다. 녀석은 부엌으로 가 초코 우유 한 잔을 후루룩 마시고는 양치질을 끝냈다. 그리고 "엄마, 나 잔다" 한마디를 남기고 쏜살같이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뒷모습에 허탈함과 함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엄마로서의 하루가 깊은 밤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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