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0. 월
오늘 하루는 꽤나 길고 고됐던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아침부터 뼛속까지 스미는 찬 공기에 몸을 움츠리며 출근길에 올랐다. 겨울의 문턱을 넘은 듯, 매서운 바람이 볼을 때렸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두유 한 잔으로 차가워진 속을 달랬다. 그 온기가 잠시나마 든든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평온함도 잠시, 오늘은 ‘대청소의 날’이었다. 오전에는 육수실을, 오후에는 지하 공간까지, 구석구석 쌓인 묵은 때와 먼지를 걷어내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스크를 끼고 손에는 목장갑과 청소용 고무장갑을 끼고 걸레와 빗자루, 세제를 들고 땀 흘리며 바닥을 쓸고 닦았다. 몸은 고단했지만, 깨끗해지는 공간을 보니 작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슬슬 몸에 한기가 들기 시작했다. 오후 5시쯤 되었을까, 열심히 움직였는데도 옷 속으로 파고드는 찬 기운은 어쩔 수 없었다. '슬슬 춥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꾹 참고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5시 50분까지 마지막 힘을 쥐어짜 청소를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퇴근할 수 있었다.
고된 육체노동이 끝났다고 하루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바로 학교로 향했다. 오늘은 두 과목이나 연달아 수업이 있는 날이다. 청소로 이미 방전된 체력에 두꺼운 책이 가득 든 책가방까지 메고 다니려니, 어깨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왔다.
쉬는 시간에는 서둘러 빵과 따뜻한 커피를 챙겨 먹었다. 달콤한 빵과 카페인의 힘이 없었다면 남은 수업을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쑤시는 몸을 달래 가며 늦은 시간까지 강의에 집중했다. 왠지 모르게 의무감과 배움의 열정이 뒤섞인 복잡한 기분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고단한 하루 속에서 잠시 미소 지을 일이 생겼다. 집 근처 편의점에 들러 화이트 초코칩과 아몬드 초코칩 빼빼로를 아들 줄 생각으로 골랐다. 아이가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니 피로가 조금 가시는 듯했다.
빼빼로를 들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아들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빼빼로를 건네주니, 아들은 눈을 반짝이며 무척 좋아했다. 기특하고도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아들의 손을 잡아보니, 찬 바람에 차가워진 손이 몹시 시렸다.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하고 물으니, 아들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은 더운데 손만 차가운 것 같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천천히 걸으며 학교에서의 일, 친구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오늘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나누었다.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고된 하루가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몸을 던지니,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듯하다. 특히 허리가 제일 문제다. 대청소의 여파에 무거운 책가방의 하중까지 더해졌으니 무리가 가는 게 당연했다. 파스를 붙여야 하나, 따뜻한 찜질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약이겠지.'
오늘의 고통은 열심히 살아낸 증거일 테다. 추위 속에서 땀 흘리고, 지친 와중에도 배움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 하루. 부디 내일 아침에는 이 고단함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져 있기를 바라본다. 깊은 잠이 오늘 하루의 모든 피로를 깨끗하게 씻어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