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 독하고 싶다.

'글'이라는 근육과 '영어'라는 숙제

by 뽀송드림 김은비

브런치북을 연재하느라 결국 입병이 났다. 매주 월요일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 알람처럼 정확한 시간에 발행되는 글. 그 완벽한 일정을 위해 나는 이미 며칠 전부터 글을 써두었다. 마감의 압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여유를 즐기며 글을 다듬고 퇴고하는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 부지런함이 낳은 작은 염증 하나가, 온몸으로 번지는 듯한 묘한 고통을 안고서야 마침내 연재의 실체를 실감한다.


고작 원고지 몇십 장을 채우는 일에 이토록 많은 것을 쏟아부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글 작업만큼 영어 공부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이내 고개를 젓는다. 생각해보면 영어는 늘 내게 핑계만 대는 존재였다. '연재 끝나고 할 거야', '새로운 책 시작하면 해야지'라며 미루고 또 미뤘다. 글쓰기는 내게 익숙한 근육이었다. 이미 수없이 반복하며 단련해온 움직임. 바로 이번 주 토요일부터는 매주 토요일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에 새로운 책을 연재할 계획이다. 또 다른 글쓰기의 여유를 얻기 위해, 나는 또 미리미리 글을 써둘 것이다. 멈출 수 없는 기쁨이자 숙명이다.


하지만 영어는 달랐다. 낯선 문법과 발음, 아무리 외워도 잊히는 단어들. 마치 매번 새로운 산에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쉽게 지치고, 금세 포기했다. 대학 졸업까지 2년 반이나 남았는데, 이래서 전문대학원은 쳐다도 못 보겠다. 특수대학원도 있긴 한데… 아니,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고 싶다. 어렵다는 논문도 직접 써서, 학문적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불쑥 고개를 든다. 이 정도의 꾸준함과 끈기로는, 글쓰기 외의 다른 길은 꿈도 꾸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돌아보니, 이 작은 입병 하나도 미리미리 계획하고 글을 쓴 부지런함의 증표였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고, 기꺼이 낯선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이 작은 염증이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입병이 아물고 나면, 다시 키보드 위에 앉을 것이다. 그땐 글쓰기 근육을 사용해 얻은 인내와 끈기를, 이제는 영어라는 새로운 근육을 키우는 데 써야지. 두 권의 책을 예약 발행하는 그 간절함으로, 언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볼 것이다. 지치고 아플지라도, 그 끝에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그 길 위에서, 전문대학원 문을 두드릴 용기도, 어려운 논문을 쓸 용기도 얻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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