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으로 떠납니다. 1박 2일

쉼표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아들이 허락하다

by 뽀송드림 김은비

저는 늘 바쁘게 살았습니다. 엄마이면서 회사원이고, 밤에는 대학생. 쉼 없이 여러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멈춰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중학교 3학년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평창 가도 돼? 가서 좀 쉬고 오려고."


혹시라도 "그런 건 왜?"라고 말할까 봐 살짝 걱정했는데, 아들은 게임을 하면서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가~" 너무 쿨해서 오히려 제가 놀랄 정도였습니다. 늘 잔소리만 하는 줄 알았던 녀석이 이렇게 쉽게 허락해 주다니. 그 짧은 한마디에 아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엄마, 힘들었죠? 가서 푹 쉬다 오세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가장 따뜻한 동행

아들의 쿨한 허락 덕분에 평창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저는 야간대학교 언니들과 함께 퇴근하고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았지만, 언니들의 배려 덕분에 제 짐만 간단하게 챙겨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니들이 일터 앞까지 픽업 오신다고 하니, 몸도 마음도 홀가분합니다. 정말 저는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제가 잠시 없는 동안 아들이 배고프지 않게, 따뜻한 밥을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밥을 짓고, 고추장 멸치 볶음과 어묵 볶음을 하고 시래기곱창전골도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르지 않고 바로 평창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을 것입니다. 쉼 없이 달려온 저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이 모든 준비가 저에게 주는 선물 같습니다.


그런데 언니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인데도 괜히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낯설어서 그런가 봅니다. 낯설고도 익숙한, 온전히 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마주할 용기가 아직 부족한 걸까요.

고마워, 아들. 네 덕분에 엄마는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

그리고 언니들의 따뜻한 마음은 제게 또 하나의 큰 선물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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