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2학기 교수님과의 재회, 기적 같은 만남
새벽이슬은 월요일 퇴근 시간을 알리는 시계의 종소리가 마치 출발 신호처럼 들렸다. 1분 1초가 아까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겼다. 회사를 나서자마자 곧장 학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켜서 강의실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다른 손으로는 흔들리는 버스 손잡이를 꽉 잡았다. 복잡했던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
학교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습관처럼 편의점에 들렀다. 밤늦게까지 이어질 수업에 대비해 든든한 초코바와 따뜻한 두유를 집어 들었다. 그녀의 대학 생활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초코바와 두유를 양손에 들고서야 비로소 강의실로 향했다.
강의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얼굴이 그녀를 반겼다. 바로 1학기 내내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강의실 앞자리에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계셨다.
교수님은 새벽이슬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오, 새벽이슬 학생. 강의 신청은 잘했나요?"
그 질문에 새벽이슬의 눈이 촉촉해졌다. 교수님과의 재회가 너무나도 반가웠기 때문이다. 1학기 종강 후 교수님의 강의를 또 듣고 싶었지만, 수강신청 시스템에서 과목이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결국 용기를 내어 교수님께 직접 전화를 걸었다.
"교수님, 보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교수님 수업 듣고 싶은데 신청이 안 돼요."
교수님은 그녀의 진심 어린 말에 웃으셨고, 덕분에 무사히 '사회복지 윤리와 철학' 수업을 신청할 수 있었다. 방학 동안 나눴던 몇 번의 메시지도 그녀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쳐 드디어 다시 마주한 교수님의 얼굴. 그녀는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답했다.
"네, 교수님 덕분에 잘했습니다."
교수님은 그녀의 진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따뜻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그제야 새벽이슬은 자신이 왜 그토록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직장과 학업 사이의 불안은 여전했지만, 그 길의 끝에 좋은 사람들과 배움이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초코바 포장지를 뜯으며, 2학기 첫 수업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강의실에 앉은 새벽이슬은 두유 뚜껑을 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초코바를 한입 베어 물자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질 수업에 대비해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것은 그녀만의 의식이었다. 그제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낯선 얼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1학기에 함께 수업을 들었던 몇몇 동기들도 눈에 띄었다. 다들 직장인이라 그런지 피곤함이 역력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자, 여러분. 개강 첫 수업이네요."
교수님의 목소리가 강의실에 울려 퍼지자,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칠판으로 향했다. 교수님은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유머러스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강의를 시작했다.
'사회복지 윤리와 철학'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교수님의 재치 있는 예시와 깊이 있는 통찰 덕분에 강의는 지루할 틈이 없었다. 새벽이슬은 교수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노트에 열심히 필기했다. 수업을 듣는 동안 그녀는 잠시 잊고 있었던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다시금 되새겼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밤 10시가 다 되어갔다.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은 하나둘씩 짐을 챙겨 강의실을 나섰다. 새벽이슬은 교수님께 인사를 건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수님, 오늘 수업 정말 좋았습니다."
교수님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런데 새벽이슬 학생, 혹시 괜찮으면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새벽이슬은 살짝 당황했다. 강의실에 남은 학생은 이제 그녀와 교수님 단둘뿐이었다. 새벽이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교수님은 그녀의 맞은편 의자를 끌어와 앉으셨다.
"1학기 때 내가 새벽이슬 학생한테 한 약속, 기억하나요?"
새벽이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1학기 마지막 수업, 교수님은 그녀에게 '앞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말씀하셨었다. 그녀는 그제야 그 의미를 깨달았다.
"네, 기억합니다."
"다행이네요. 내가 괜히 1학기 때 새벽이슬 학생한테 약속한 게 아닐 텐데..."
교수님은 말을 잠시 멈추고 그녀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셨다. 새벽이슬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