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될 때
문득 찾아온 감정들에 지나치게 얽매인 지난 날들이었다.
발버둥 치면 이겨낼 수 있을 법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냥 뒀다. '또 님이 오셨구나' 라며 그의 잦은 방문에 익숙해져 갔다.
비슷한 출발선에 있던 사람들이 나보다 앞서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 때,
목표를 잃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극심한 불안함을 느꼈다.
뭐라도 해야겠다며 미라클 모닝도 해보고 사내 자격증 시험도 쳐보지만 이 알 수 없는 공허함은 도통 채워지질 않는다.
처음 님이 찾아왔을 땐 난 왜 이럴까?라며 최선을 다해 나를 괴롭혔다. 이 감정의 늪을 벗어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온갖 매체는 다 이용해본 것 같다.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상담도 받아보고, 글도 써봤지만 효과는 글쎄. 어쩌면 해결을 하려고 했던 게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해결'이 아닌 '수용'이었던 것 같다.
남들보다
가지지 못해서,
잘하지 못해서,
괴로워하지 말았어야 했다. 비교 대상을 타인에 둔 것이 잘 못 이었다.
이런 상황에선 내가 이렇게 행동을 하는구나, 처음이니까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 다음번엔 안 그래야지!라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나는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중요한 일을 스스로 회피했다.
꽤 긴 시간 동안 이 짓을 반복하다 보니 왠지 모르게 초연해진다.
내가 뭐가 못나서 이런 불행을 느껴야 하나라는 반발심과 더불어, 그냥 조금 못난 채로 사는 게 어때서? 실수하면 어때서? 대상 없는 분풀이를 하게 된다.
나는 그냥 나로 살기로 마음먹었다. 또 님이 찾아올 때는 왜 왔냐? 네가 자리 잡을 곳은 없는데?라고 외쳐보고자 한다. 나는 나로, 조금 단순하게 낙천적으로 살아갈래. 인생 뭐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