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영어 공부
영어 공부를 하다 보면 무심코 읽은 문장 속 단어 하나가 꽤나 슬프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대충 안다고 생각했던 단어들이 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뜻이기도 하고, 아니면 그 뜻은 짐작 가능하나 용법을 처음 본 경우도 있다. 지금 몇 가지 기억나는 단어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중학교 영단어쯤에 들어있을 법한 단어인데, '살아남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명사형인 survival(생존)이나 survivor (생존자) 등도 종종 접하게 되는 단어이다. 그런데 나는 그날 한 어머니가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읽고 있었다. 그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I survived him." 응? 이게 무슨 말이지? 일단 survive를 타동사로 사용하는 걸 본적도 처음이었다. 사전을 찾아봤다. '… 보다 더 오래 살다 [존속하다] (네이버사전)' 'remain alive after the death of (someone) (learnersdictionary.com)'라는 의미를 찾았다. 아... 여기서 'him'은 그 어머니의 아들이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다는 걸 저렇게 표현한 것인데, 어쩐지 아들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과거시제로 표현되어 있었다. 그 글 전체에 죽음과 관련된 직접적인 표현(death, die, pass away, leave 등)은 하나도 없었고 단지 'survive'라는 동사 하나 만이 그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charge는 동사로 사용할 경우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요금을 청구하거나 누군가를 기소하거나 할 때 사용하고, 명사로 사용하면 책임, 수수료, 기소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내가 당황했던 표현은 "charged words" 였는데, 응? 누굴 비난한다는 이야기인가? 하고 의아해했다. 사전을 찾아보니, '(어떤 감정에) 가득 차게 하다(네이버 사전)' 'to fill or suffuse with feeling, emotion, etc (collins dictionary)라는 의미가 있었다. 즉, 감정이 가득 차있고 북받쳐 오르고 그런 의미인 것인데, "emotionally charged"라고 하면 제어하기 힘든 정도의 굉장히 강한 감정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그 글은 어떤 정치인이 공식석상에서 어떤 이슈에 대해 평소와 달리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상황이었는데, 그 사람의 말에서 감정이 생생하게 전해졌기 때문에 기사에서 charged라는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 보았던 재밌는 표현은, bad-mouth를 동사로 사용한 경우인데, 짐작할 수 있듯, 누군가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bad-mouth로 표현했다. I sometimes bad-mouth my boss. (나는 때로 상사 험담을 한다.) 영어 공부가 재밌어지는 순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