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이야?
영어로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다 보면, 또는 미드를 보다 보면 그동안 내가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며 읽고 봤던 자료들, 영어 기사라든가, 여러 독해 문제에 나오는 지문들, 영어 논문에서와 다른 종류의 단어들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어려운 건 없어 보이는데... 도무지 해석이 안되고, 무슨 말이야? 싶은 그런 단어들. 내 경우는 단편 소설을 읽다 "park"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 그랬다. "park"라고 하면 얼마나 익숙한 단어인가. 명사로 사용하면 "공원", 동사로 사용하면 "주차하다". 물론 그 외에도 자잘하게 파생된 뜻들이 있겠지만, 당시에 나를 당황시켰던 문장은 "We parked."였는데, 도무지 사전을 찾아봐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뭔가 의미심장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는데, 나만 모르는 느낌?
물론 요즘엔 이럴 때 찾아볼 방법이 많다. 내가 주로 이럴 때 활용하는 곳은 어반딕셔너리(https://www.urbandictionary.com/)이다. 오늘의 주인공 "park"를 찾아보겠다. 2번째로 바로 나오는 뜻이 "to have sex in a car(urbandictionary)"이다. 제시된 예문을 보면 의미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Lets park and i'm not talking about just the car!" 으흠. 이런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속이 뻥 뚫린 듯 시원해졌다.
나는 Podcast를 즐겨 듣는 편인데, 뉴욕타임스의 Modern Love가 재밌다는 추천을 받아 구독을 시작했다. 얼마 전 에피소드 소제목에 바로 이 "park"이 등장한다. 내가 처음 이 단어를 발견하고 어리둥절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요즘 한 친구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기에 이 에세이를 보내주며 "너 근데 여기 'park'가 무슨 뜻인지 알아?"하고 물었더니, 과거의 나처럼 어리둥절해한다. 그녀에게 의미를 전달해 주자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흥미로워했다.
시중에 많은 단어장들이 있는 건 알지만, 그리고 나도 그런 책 한두 권쯤 사서 외워보려고 시도는 해봤지만 (시도는 모두 처참한 실패로 끝났음), 내 경우는 그런 식으로 어휘를 늘릴 순 없었다. "park"에 대한 에피소드처럼 글을 읽고 재밌는 내용을 듣다가 하나둘씩 쌓인 것들은 속도는 느리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절대로 잃지 않는 진짜 내 것이 되어준다. 내게 영어 공부 방법을 묻는 분들이 가끔 계신다(나도 사실 효율적인 방법을 늘 찾아 헤매는 사람 1일뿐이긴 함).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좋아하는 걸로 공부하세요"밖에 없다. 나만의 "park"들을 쌓아 가려면 "열심히", "계속"해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원래 좋아하는 걸로 하는 수밖에.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이런저런 소설들을 많이 읽었고, 좋아하는 영화는 돌려보기도 했고, 정말 위트 있던 코미디언 아저씨의 30초짜리 시사 논평을 매일 외우기도 했었다. 지금은 과거 영어 선생님이 추천해 준 잡지 London Review of Books를 구독 중(잡지가 예쁘기 때문에 다 못 읽어도 예쁜 쓰레기 기능은 잘 함)이다. 읽고 듣고, 모르는 단어는 의미를 찾아보고, 익히고 싶은 문장은 따라 써보고, 내용을 요약도 해보고 그저 그렇게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park"들을 쌓아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