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일, 가족들과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엄마는 요즘 가족들끼리 외식만 했으니 오랜만에 집에서 먹자고 하셨다. 우리는 삼 남매인데, 나는 독립을 했고, 여동생도 결혼을 해 독립을 했고, 남동생은 부모님과 함께 내고 있다. 나는 연말에 휴가를 좀 내서 이미 부모님 집에서 쉬고 있었다.
31일 아침, 나는 여동생에게 물었다. 언제 오는지. 동생은 웃더니 엄마랑 나눈 이야기를 들려주며, 몇 시에 가는지 맞춰보라고 했다.
여동생: 열한 시쯤 갈까?
엄마: 뭐 하러, 휴일에 피곤하게 아침부터 와.
여동생: 열두 시?
엄마: 그럼 좀 늦지.
여동생: 열한 시 반?
엄마: 어 그러든가.
정답은 11시 반. 우리 엄마의 충청도 한 방울 + 답정너 스타일 화법에 아침부터 크게 웃었다. 엄마가 충청도에서 살 았던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은데, 우리 엄마 화법의 기원은 어디일까? 엄마와 대화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건 정답이 항상 있다는 것. 물론, 바로 찾을 순 없지만.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